대중문화touch 60. OST
대중문화touch 60. OST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05.08 14:50
  • 호수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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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된 OST 감성을 찾습니다”
“도레미파솔라시도솔도.”
이 흥얼거림을 보고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1965)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마리아와 아이들을 열렬히 응원하던 사람들 중 하나였을 것이다.
“너에게 난 해질녘 노을처럼 한 편의 아름다운 추억이 되고.” 이 가사를 보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영화 클래식의 손예진에 빙의돼 자켓 하나로 조인성과 비를 피하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처럼 훌륭한 OST(Original Sound Track)는 이렇게 머릿속에 각인돼 오래도록 잊혀지지 않는다. 사람들은 OST를 들으며 영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떠올린다. 그 장면에서 느꼈던 감동을 되새기며 추억 속에 잠긴다. 오랜 시간이 지나도 OST가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오는 이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OST만의 특별함이 사라지고 있다.
최근 OST가 음악시장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터넷 기사를 보면 “모 영화·드라마 OST, 10만장 판매 ‘대박’”이라는 문구가 심심찮게 등장한다. 음원차트에서도 OST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러나 이 OST 열풍은 OST를 지나치게 상업화시키고 있다. 특히 영화, 드라마 인기 주연배우가 직접 OST에 참여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인기만 믿고 충분한 연습도 거치지 않은 상태에서 상업화 시키는 것이 문제다.
시청률 40%를 육박하며 국민 드라마로 자리 잡았던 ‘해를 품은 달’의 OST는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드라마가 단 2회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극 중 이훤 역의 김수현이 직접 부른 OST가 발매됐다. 보도 된 내용으로는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는 스케줄 속에서 잠시 짬을 내 부른 것이라고 한다. ‘잠시’ ‘짬을 내 부른’ 이 OST는 공개되자마자 각종 음원차트의 상위권을 차지하며 몇 십억 수익을 올렸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이런 현상에 대해 드라마 관계자들은 “마케팅에 큰 효과를 보고 있다”며 “배우들이 연기 뿐 아니라 다재다능한 재능을 선보이며 새로운 도전을 가능하게 만드는 통로”라고 말하고 있다.
‘해를 품은 달’ 시청자에게 물어보고 싶다. 김수현이 부른 OST를 들으면 어떤 장면이 떠오르는가? 떠올릴 수 있는 장면과 그 장면에 대한 감동이 없을 것이다. 제대로 드라마에 삽입되지도 않았을 뿐더러 작품과 배우의 인기에 편승해 제작된 곡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난 이후에 다시 OST를 찾는 이유는 그때 그 감동을 다시 느끼고 싶기 때문이다. 가끔은 사운드 오브 뮤직의 마리아가 되어 자유로운 들판에서 뛰놀고 때로는 클래식의 지혜가 되어 설레임을 느끼는 것. 이것이 OST만이 지니는 특별한 힘이다. 이런 감동이 없는 OST가 과연 얼마나 오래 기억될 수 있을까? 그 때 그 장면 속으로 빠져들고 싶은 사람들은 말한다. “실종된 OST 감성을 찾습니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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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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