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오케이 8. 만원으로 효도하기
만사오케이 8. 만원으로 효도하기
  • 강효정 기자
  • 승인 2012.05.08 16:57
  • 호수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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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원에 정성 더하면 부모님껜 값을 매길 수 없는 감동

 “저렴해도 부모님이 좋아하실 만한 선물 없을까?” “어, 이거 괜찮다. 근데 너무 비싸네···.”
 누구나 한번쯤 이런 고민을 해봤을 것이다. 뭘 사드릴지 고민하고, 통장 잔고를 보며 또다시 고민에 빠진다. 부모님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명품으로 치장해드리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지갑을 열어보면 그저 한숨만 나온다.
 

그래서 ‘단돈 만원으로 효도하기’라는 만만치는 않지만 의미 있는 도전에 나섰다. 선물은 정성이라고 누군가 말하지 않았던가. 그래서 명품이라는 단어는 머릿속에서 지웠다. 오직 ‘정성’이라는 두 글자만 머릿속에 새긴 채 미션 성공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다.
 

첫 단계는 각종 준비물 구입이다. ‘어버이날’하면 딱 떠오르는 것은 카네이션이다. 생화냐 조화냐 고민할 것이 없었다. 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결국 색종이로 카네이션을 접기로 결심했다. 문구점에 들러 색종이 10장을 400원에 샀다. 좀 더 예쁜 카네이션을 만들기 위해 펄(pearl)감이 있는 색종이를 선택했다. 자, 이제 9,600원이 남았다. 부쩍 외모 관리에 관심이 많아지신 부모님을 위해 머리 염색을 해드리기로 결정했다. 운이 좋게도 문구점 맞은편 에뛰드***에서 전품목 30% 할인 행사 중이었다. 고민하지 않고 달려가 염색약을 4,900원에 구입했다. 남은 예산으로는 부모님의 시각과 미각을 동시에 사로잡을 카스테라케익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뚜레**에서 카스테라와 생크림을 2,400원에 구입했다. 이제 남은건 단돈 2,300원. 5분 정도 고민 끝에 로또 2장을 샀다. 만약 당첨이 안 되도 ‘혹시나’ 하는 일주일간의 설렘을 선물해 드리고 싶었다. 만약 진짜 1등이라도 덜컥 돼버리면 나한테도 콩고물이 좀 떨어질지 누가 알겠나. 인생은 모르는 거다. 여기까지 다 해서 9,700원. ‘만원으로 효도하기’ 미션 준비를 마쳤다.
 

준비물을 한 곳에 모아보니 이렇게 없어 보일 수가 없다. 서둘러 색종이를 꽃으로, 일반 카스테라 빵을 케익으로 변신시켜야 했다. 각종 포털사이트에서 카네이션 접는 방법을 검색했다. 그중 가장 마음에 드는 방법으로 카네이션을 접었다. 이제 케익을 만들 차례다. 카스테라를 2등분해서 각각 하트모양으로 자른 후 생크림을 바르고 데코레이션으로 청포도를 올려 마무리했다. 그리고 정성껏 부모님의 눈물샘을 간지럽힐 편지를 썼다. 모든 과정을 끝내는 데 걸린 시간은 2시간. 부모님 맞을 준비가 다됐다. 결과는 대성공. 깜짝 선물들과 특급 미용실 부럽지 않은 염색서비스에 부모님은 기대 이상으로 기뻐하셨다.

 만원은 생각보다 큰돈이었다. 누군가에게 만원은 밥 한 끼 값도 안 되는 적은 돈이겠지만, 오늘 기자에게 만원은 부모님께 기쁨을 선물한 액면가 이상의 값어치를 지니고 있었다. ‘선물은 정성’이라는 말은 맞았다. 마음을 전달하기 위한 선물은 금액보다 역시 정성이 중요한 것 같다. 부모님을 위해 정성이 가득 담긴 선물을 준비해 보는 것은 어떨까.

강효정 기자 gonju@dankook.ac.kr

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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