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보다 ‘수익’ 위한 운영방식 문제
‘복지’보다 ‘수익’ 위한 운영방식 문제
  • 이진호·서동주 기자
  • 승인 2012.05.08 19:03
  • 호수 132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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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비스 품질 떨어뜨리는 학내 업체 독과점 (上)타 대학과 비교해본 우리 대학 학생식당

■ 서비스 품질 떨어뜨리는 학내 업체 독과점  (上)타 대학과 비교해본 우리 대학 학생식당

‘복지’보다 ‘수익’ 위한 운영방식 문제


“학생식당이요? 가격만큼이나 맛도 저렴한 식당이에요.”
우리 대학 학생식당에 대한 김실비아(부동산학·2)양의 씁쓸한 답변이다. 우리 대학 학생식당은 외주업체인 ‘신세계 푸드’가 독점 운영하고 있다. 이 때문에 2개 이상의 외주업체 유치를 통해 경쟁효과를 보거나, 외주업체와 별도로 직영식당을 운영하는 타 대학에 비해 맛과 가격 등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학생식당을 ‘수익’ 중심으로 운영하는 우리 대학은 ‘복지 마인드’에서도 낙제다. 동국대 등 타 대학은 학생식당이 다소 적자를 보더라도 ‘복지’ 중심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


수도권 내 타 대학 학생식당과 비교했을 때 우리 대학 학생식당은 메뉴의 다양성과 운영 방식에서 질이 떨어진다. 외주업체와 별도로 대학에서 직영 식당을 운영하는 인하대는 매일 다양한 종류의 반찬에 그릇별로 가격을 매겨 학생들의 입맛과 주머니사정에 따라 선택할 수 있게끔 운영한다. 마찬가지로 직영 식당을 운영하는 고려대는 반찬뿐만 아니라 밥의 양도 ‘많음/적음’을 구분해 선택할 수 있다. 식사 외에 100원~500원의 가격으로 개별 판매하는 과일, 치즈, 음료수, 삶은 계란 등 다양한 후식 메뉴도 운영한다. 이화여대는 샐러드바·와플바를 운영해 학생들이 그람(g)당 가격을 지불하고 구입할 수도 있다. 이밖에 수도권 내 11개의 대학식당에서 변동·고정메뉴가 적게는 4개에서 많게는 20개까지 판매되고 있다. 일품, 소담, 알천, 한밥으로만 이뤄진 우리 대학 학생식당과 비교되는 모습이다.


메뉴가 다양하다고 타 대학 학생식당의 가격이 비싼 것도 아니다. 우리 대학 학생식당의 평균 가격은 한밥(1,900원) 알천(3,000원) 소담(3,000원) 일품(3,500원)을 더해 나눈 2,850원이다. 그러나 서울대와 서울시립대, 연세대를 제외한 대부분의 수도권 내 대학의 학생식당 평균가격은 2,800원 미만이다. 한양대의 경우 우리 대학의 한밥보다 400원 저렴한 ‘1,500원 백반’이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다. 한양대 안우진(기계공학·12졸)군은 “1,500원이라는 가격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맛이 좋아 학생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답했다.


운영 방식을 비교했을 때도 우리 대학은 서비스 품질이 떨어진다. 특히 학생식당에 비치된 3대의 식권 자동판매기는 한 번에 1매의 식권만 구입이 가능하다. 때문에 붐비는 점심시간에 식권을 사려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곽보미(경영·2)양은 “한번에 한 개의 식권만 구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식권판매기 개수가 부족한 것이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우리 대학과 동일하게 ‘신세계 푸드’가 외주업체인 이화여대의 학생식당은 6대의 식권 자동판매기가 설치돼 있으며 현금 이외에 교통카드로도 결제가 가능하다. 또 숙명여대의 식권 자동판매기는 한 번에 5매까지 구입이 가능하다. 기사에서 언급된 대학의 학생식당은 모두 학교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식당이거나 2개 이상의 외주업체가 경쟁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더 큰 문제는 우리 대학은 ‘복지 마인드’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지적된 문제에 대해 총무과 조찬홍 주임은 “신세계 푸드와 이미 계약했고, 따로 식당 자리가 없다”며 “학생식당의 운영방식을 바꾸는 것은 장소나 수익 면에서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했다. 그러나 세종대·동국대 등은 학생들의 복지를 최우선 운영 기준으로 두고 ‘소비자생활협동조합(이하 생협)’이 학생식당을 운영하게끔 한다. 생협이란 소비자들의 권익을 보호하고자 소비자가 직접주인이 돼 움직이는 비영리법인을 말한다. 동국대 생협의 이재욱 사무팀장은 “학생식당 운영은 수익이 아닌 복지가 기본 철학”이라며 “매점 등의 복지매장에서 나오는 흑자 수익으로 학생식당의 적자액을 메우기 때문에 원활한 식당 운영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진호·서동주 기자 dkdds@danook.ac.kr

이진호·서동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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