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피 한 방울이 갖는 의미
당신의 피 한 방울이 갖는 의미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2.05.15 13:32
  • 호수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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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은 따뜻한 햇살과 시원한 바람이 어우러지는 특별한 달이다. 시험이 끝나고 축제를 앞둔 학생들에게 더욱 그렇다. 지난 4일 죽전캠퍼스를 찾은 ‘헌혈의 집’ 차량 문을 열었을 때 설렘은 좀 더 진해졌다.
점심시간에 맞춰 혜당관 앞 광장에 자리를 잡은 헌혈 차량은 많은 학생들의 관심을 받았다. 학생식당에서 밥 먹고 나오던 학생들이 하나 둘 헌혈 차량에 들어왔다.
헌혈 차량을 가득 매운 학생들은 크게 세 유형으로 나뉜다. 헌혈에 적합한 신체인지를 검사하는 학생과 간이침대에 누워 한창 피를 뽑는 학생, 그리고 이온음료로 수분을 보충하며 회복 중인 학생. 건강한 몸을 지닌 기자는 1단계 신체검사에 수월하게 합격했다. 마침 배부르게 점심을 먹은 직후였기 때문에 별다른 준비도 없이 바로 간이침대에 누웠다. 간이침대 위에서도 친절한 이영숙 간호사의 질문은 계속됐다. 한 달 이내에 제한된 지역을 방문한 적이 없는지, 특별한 약물을 복용한 적이 없는지를 다시 물어왔었다. 헌혈은 한 사람의 생명을 구할 수 있는 소중한 기부활동이라는 점을 거듭 강조하며 드디어 바늘을 꽂았다. 320ml의 피는 10분도 채 안 돼서 헌혈팩을 가득 채웠다. 모든 봉사가 그렇듯 자신의 필요성을 색다르게 인식하는 활동은 언제나 기분이 좋다. 회복까지 마치고 마지막으로 남은 것은 바로 기념품 증정. 헌혈 차량에도 다른 헌혈의 집과 마찬가지로 문구세트와 우산부터 문화상품권, 영화 관람권까지 다양한 기념품이 준비돼 있다. 선물을 바라고 한 헌혈은 아니었지만 몸이 피곤해서 그런지 기념품이 더욱 반갑게 느껴졌다.
헌혈 차량은 사후관리도 확실하다. 지혈을 제대로 하지 못해 왼쪽 팔에 커다란 피멍이 든 기자는 며칠 후 우리 대학을 다시 찾은 헌혈 차량에 한 번 더 들렀다. 친절하게 연고를 발라주며 주의할 사항을 알려주는 간호사 덕분에 다시 한 번 따뜻한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죽전캠퍼스에 한 달에 한 번 이상 정기적으로 방문한다는 헌혈 차량의 이영숙 간호사는 “단국대학교(죽전캠퍼스)는 올 때마다 50명 이상의 학생들이 헌혈을 해주고, 불가피하게 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수도 30명이 넘는다”며 학생들에게 고마움을 표했다. 특히나 시험이 끝난 지난주엔 평소보다 더 많은 학생들이 헌혈에 참가했기 때문에 같은 주에 재방문까지 했다는 후문.
대한적십자사는 헌혈을 홍보하는 데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 특히나 20대의 피가 갖는 의미는 크다고 한다. 젊기 때문에 더 신선하다는 뜻이 아니다. 대학생들의 봉사는 다른 연령대에게도 시발점이 될 수 있다. 피가 꼭 필요한 사람들을 위해 침대에 누워 있는 ‘일시정지’ 10분은 누군가의 10년, 20년이 될지 모른다.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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