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승을 위한 추억과 정성을 담은 선물
마지막으로 ‘스승의 은혜’ 노래를 부른 날로부터 2년이 흘렀다. 학창시절에는 선생님의 “공부해라”, “교복 좀 잘 갖춰 입어라”는 잔소리가 너무 싫었다. 하지만 막상 대학교에 오니 그 잔소리가 그리워진다. 선생님과 함께 소풍갔던 그때가 그립고, 교복도 다시 입고 싶다.
아련한 그 시절을 회상하며 ‘스승의 날 특집 만사오케이’를 결심했다. 고등학교 3학년 때 기자의 담임선생님이자 학년부장이었던 선생님을 찾아가기로 마음먹었다.
기자의 고등학교 3학년 담임선생님은 두 분이다. 처음 담임선생님은 국어선생님이었는데 건강 때문에 부득이하게 휴직을 했다. 그 이후 학년부장 선생님이 담임을 맡게 됐다. 학년부장 선생님은 ‘YB’로 불렸다. YB는 Yellow Bong의 약자로 항상 노란 봉으로 사랑의 매를 선사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이다(멍이 들 정도로 굉장히 아프다). 하지만 의외로 정도 많고 수능 보기 전날 ‘응원송’과 함께 수능이 대박나라고 금색 초코바를 사주던 선생님. 그 때의 추억과 고마움을 담아 ‘스승의 날’ 선물을 준비했다.
하지만 준비 시작부터 삐끗. 직접 만나 도시락을 드리려 했지만 선생님과의 약속이 취소되는 돌발 상황이 발생했다. 스승의 날과 기사 마감은 다가오고, 초조해지기 시작했다. 교보문고와 이마트를 샅샅이 뒤지며 강구한 방법은 바로 직접 만든 카네이션다발, 초콜릿 그리고 마음을 듬뿍 담은 편지. 먼저 교보문고에서 카네이션과 초콜릿 상자의 준비물을 샀다. 큰 주름지 2,400원, 꽃 철사 1,000원, 꽃 테이프 700원, 나뭇잎 1,000원, 펄 종이 900원. 이럴 수가. 별로 산 것도 없는데 벌써 6,000원이다. 또한 꽃다발 포장지 1,000원에 초콜릿 상자를 담을 작은 쇼핑백 1,500원까지 총 8,500원. 여기에 이마트에서 산 초콜릿 1,970원을 더하니 뭐? 10,470원? 이럴 수가! 470원 초과로 미션 실패…. 만사오케이 최초의 실패다.
하지만 굴하지 않고 네이버 블로그를 참고해 카네이션과 초콜릿상자 만들기에 돌입했다. 만들기에 소질이 없던 기자는 숱한 실패 끝에 드디어 제대로 된 카네이션 6송이와 초콜릿 10박스를 만들었다. 초콜릿을 박스에 넣고 꽃을 포장했다. 옛 추억에 낄낄 웃으며 쓴 편지까지 완성!
하지만 기자가 간과하고 있었던 한 가지. 직접 만나지 못하는 선생님께 선물을 택배로 부쳐야 한다는 사실이다. 실패를 깔끔하게 인정하며 우체국으로 달려가 선물을 대전 모 고등학교로 보냈다. 택배 가격은 선물 무게가 4kg이하였으므로 4천원이 들었다. 결국 총 14,470원으로 미션실패….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지 않던가? 내년 스승의 날 만사오케이에 반드시 성공하리라 다짐하며 외친다. “이번 만사오케이는 미션실패.”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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