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스승의 은혜 되새겨보기
[사설] 스승의 은혜 되새겨보기
  • 단대신문
  • 승인 2012.05.16 23:24
  • 호수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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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15일은 스승의 날이다. 다른 나라에서도 스승의 날(Teacher's Day)이 있지만 날짜는 나라마다 다르다. 스승의 은혜를 되새겨보는 맥락이 나라마다 다르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스승의 날을 제정하자는 움직임은 1958년 5월8일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청소년 적십자 단원들이 퇴임했거나 병중에 있는 선생님들을 찾으면서부터 시작됐다. 그 후 여러 우여곡절 끝에 1982년 세종대왕 탄신일인 5월15일이 스승의 날로 공식적으로 채택됐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가르치고 배우는 것을 소중하게 여기는 전통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가르침을 베푸는 스승은 그림자도 안 밟을 정도로 존경스러운 존재로 간주된다. 아름다운 전통이고 미덕이다. 그러나 사회봉사의 일환으로 병들고 힘없는 선생님을 찾아뵈면서 스승의 날 논의가 시작됐다는 것은 기실 평소 우리는 스승의 은혜를 별로 기리지 않음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지금은 스승의 날이 연례행사가 되었으니, 적어도 일년에 한번은 스승의 가르침에 감사해 하는 마음을 가질 수 있다. 그러나 행사를 치르는 것으로 스승의 은혜를 제대로 새겨보는 것을 뜻하지 않는다. 아마 스승의 은혜를 소중하게 여겨야 한다는 당위론에 대해선 어느 누구도 시비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은혜를 소중하게 여길 스승이 없거나 있어도 별로 소중하게 여기지 않고 있는 게 ‘제자’인 우리 모두의 속내일지 모른다. 교육 현장에서 교권이 실추한 것은 어제 오늘이 아니다. 강의실에서 선생님들이 느끼는 학생들의 선생님에 대한 태도는 마지못해 수업을 듣게 되면서 기계적으로 맺어진 인연 정도로 여기는 것이다.


이는 슬픈 현실이다. 실력이 있든 없든, 성의껏 가르쳤던 그렇지 않던, 선생님의 가르침은 그 뭣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롭고 소중한 것이다. 사회학에서 사람이 태어나서 사회의 구성원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사회화라 한다. 이 과정에서 육체적 정서적 성장을 이끌어주는 게 부모라면,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데 필요한 정신적·지적 성장은 온전히 선생님에 의해 이끌어진다. 부모가 없었다면 육체적으로 태어나지 않았듯이, 선생님이 없다면 정신적이고 지적으로 태어나지 못한다.


따라서 한 개인의 인생에서 부모와 선생님은 같은 무게의 소중함을 지닌 존재이고, 베푼 은혜 또한 차이가 없다. 스승이 베푼 가르침의 은혜는 부모가 베푼 생명적 은혜만큼이나 소중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현실은 반드시 그렇지 않다. 스승에 대한 존경은 갈수록 실추되고 있고 전인격을 가지고 베푼 가르침의 소중함도 갈수록 망각되고 있다. 이번 스승의 날을 계기로 우리 모두 스승이 베푼 가르침의 은혜를 진정으로 되새겨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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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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