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사오케이⑩ 만원으로 남자친구 감동시키기
만사오케이⑩ 만원으로 남자친구 감동시키기
  • 강효정 기자
  • 승인 2012.05.22 10:42
  • 호수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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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애정전선은 ‘맑음’

꽃다운 나이 스무살, 지금의 남자친구를 만났다. 그때 당시 콩깍지가 제대로 씌였는지 남자친구가 ‘원빈’으로 보였다. 사실은 원빈이 아니었던 남자친구와 2년차에 접어들었다. 연애가 길어지면서 고민이 하나둘씩 생겨나기 시작했다. 달력을 한 장 한 장 넘길 때마다 쏟아져 내리는 수많은 ‘○○데이’들을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엔 합의하에 기념일을 챙기지 않는 지경에 이르렀다.

대부분의 커플들이 공감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래서 사랑의 불씨를 지펴줄 ‘단돈 만원으로 남자친구 감동시키기’라는 사랑스럽지만 ‘핫’한 도전에 나섰다. 혹시, 남자친구(여자친구)한테 받기만 하진 않았는지, 너무 무관심 하진 않았는지 자신의 연애방식을 뒤돌아 볼 필요가 있다. 오늘의 핵심은 ‘감동’이다. ‘감동’이라는 두 글자를 가슴 속에 새긴 채 미션성공을 위한 여러 가지 방법을 모색했다.

첫 단계는 장소 모색 및 준비물 구입이다. 본격적인 이벤트를 시작하기 전 마땅한 장소를 찾아야 한다. 물론 장소야 많겠지만 미션은 만원으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 결국 ‘동전노래방’을 이벤트 장소로 정했다. 동전노래방은 오락실 구석에 자리한 1평 남짓한 미니 노래방이다. 3곡에 1,000원으로 가격이 매우 저렴하고, 둘 만 있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무엇보다 가장 큰 장점은 그를 위해 ‘노래’를 선물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편지에 목말라 있는 그를 위해 정성들여 편지를 써주기로 결정했다. 일반 편지지는 너무 작아 좀 더 큰 사이즈인 도화지를 100원에 구입했다. 그리고 이벤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풍선을 1,000원에 구입했다. 남은 돈으로는 취업준비하느라 고생이 많은 대학교 4학년인 남자친구의 활력을 되찾아 줄 ‘박카스’를 선물해 주기로 결정했다. 박카스는 약국에서 10병에 5,000원에 구입했다. 여기까지 다 해서 7,100원, 2,900원을 남기고 미션준비를 마쳤다.

자, 이젠 박카스를 세상에 단 하나뿐인 음료로 만들어야 한다. 박카스 병에 붙어 있는 스티커를 떼어낸 후 직접 만든 스티커를 붙이기로 했다. 박카스를 따뜻한 물에 30분 정도 담가 놓고 손톱으로 살살 긁어내면 스티커가 떨어진다. 알몸이 된 박카스를 위해 새로운 옷을 입혀 주면 된다. 각자 개성대로 꾸며 프린트하거나, 손수 그려 넣어도 좋다. 문제는 종이를 박카스 병에 붙이는 것인데, 양면테이프를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다. 테이프를 종이크기에 맞춰 자른 후, 병에 붙이면 완성이다.

남자친구 만나기 10분전, 동전 노래방에 먼저 도착했다. 노래 부르는 척을 하며 풍선을 힘껏 불었다. 그리고 유리상자의 ‘사랑해도 될까요’를 미리 예약했다. 주인공이 도착했다. 노래를 부르며 미리 준비한 ‘세상에 단 하나뿐인 박카스’를 선물했다. 그의 함박웃음이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의 미션 대성공이다. 오늘의 애정전선은 ‘맑음’이다.

강효정 기자 gonju@dankook.ac.kr

 

 

 

강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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