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 코리아’로 뜬 이소정(생활음악·1)양
‘보이스 코리아’로 뜬 이소정(생활음악·1)양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2.05.22 14:23
  • 호수 13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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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게 음악은 밥과 같습니다”
   
 
   
 
   
 

슈퍼스타 K, 위대한 탄생, K팝스타 등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수 속에 ‘오직 목소리로만 승부하겠다’는 프로그램이 있다. 바로 ‘보이스 코리아’다. 대한민국 보컬들이 다 모였다는 곳에서 독특한 음색으로 주목받은 한 사람이 있으니 우리 대학 생활음악과 1학년 이소정양이다. 그녀는 보이스 코리아를 통해 무엇을 얻었을까. 그녀에게 보이스 코리아 출연 그리고 음악에 대해 들어 봤다.  <편집자 주>


“제게 음악은 밥과 같습니다”

“제게 음악은 밥과 같습니다”


음악을 오래 할 수 있는 길 찾고 싶어
꼭 CC가 되어 캠퍼스 로망 이루어 봤으면


“얼굴 작게 나와요?”
영상 촬영이 신경 쓰였는지 몇 번이고 머리를 만지며 묻는다. “화면보다 실물이 훨씬 예쁘다”는 칭찬에 “감사합니다”하며 수줍게 웃는 모습이 딱 스무살 소녀답다. 방송 촬영을 마치고 바로 와 저녁을 못 먹었다 면서도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고, 사인을 부탁하자 쑥스러워하며 정성스럽게 사인하는 모습은 무대 위에서 당당하던 모습과 달리 해맑아보였다. 15일 늦은 저녁 무렵, 지난 11일 끝난 오디션 프로그램 ‘보이스 코리아’에서 ‘코뿔소’, ‘빗속에서’ 등을 부르며 활약한 이소정(생활음악·1)양을 만나 봤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은데 보이스 코리아를 선택한 이유가 뭔가.
다른 오디션들은 예선 때 노래뿐만 아니라 꼭 춤이나 장기를 보여줘야 한다. 근데 보이스 코리아의 경우 ‘오직 목소리만 본다’는 조건이었다. 나는 음악을 하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노래로만 승부하고 싶었다. 

▲노래를 하기까지 부모님의 반대가 심했다고 들었다.
어릴 때부터 노래 부르는 것을 좋아해 노래방을 자주 다녔다. 공부를 잘해서 명문고로 진학했는데, 공부가 아닌 노래가 너무 하고 싶었다. 부모님은 계속 반대하셨는데 노래 안 시켜주면 학교 안 갈 거라고 고집 피워 고3 3월이 돼서야 겨우 학원을 다녔다. 재밌는 것은 딸이 노래하는 것을 안 좋아했던 부모님이 이제는 나를 공주님이라고 부른다. (웃음) 

▲신승훈 코치는 실제로 어떤가.
방송에 굉장히 따뜻하고 삼촌 같은 이미지로 비춰지는 것처럼 카메라가 없을 때도 똑같다. 처음 우리 팀이 12명이었을 때도 매주 한 번씩 만나 가사 한 글자 한 글자 꼼꼼히 가르쳐 줬다. 같이 모니터하며 표정, 제스쳐 등 피드백도 많이 해줬다. 특히, 맛있는 밥을 잘 사줘서 정말 좋다. (웃음)

▲무대에 서기까지 어떤 과정을 거치나.
보컬트레이닝을 일주일에 2번 받지만, 사실상 보컬보다 멘탈트레이닝에 집중한다. 매주 새로운 노래를 부르고 경쟁해야하기 때문이다. 곡 선택은 길 코치님은 방목하고, 강타 코치님은 추천하는 등 코치마다 조금씩 다르다. 신승훈 코치님은 먼저 10곡을 뽑아오라고 한 후에 함께 조율해 나가는 식이었다. 원더걸스의 2DT 같은 경우 전혀 생각지도 않았던 댄스곡을 코치님이 추천했고, 마침 주제가 ‘도전’이었기 때문에 이 곡으로 결정하게 됐다.

▲오디션이 진행되는 동안 방송국 측에서 따로 ‘관리’도 해주나.
다른 오디션은 생방송에 진출하면 주사 등 관리를 많이 해 준다고 들어 조금 기대 했던 게 사실이다. 근데 정말 의상과 메이크업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해주더라. 작가 언니에게 슬쩍 우린 왜 안 해주냐고 물어봤더니 “우리는 목소리로 승부한다”고만 말해 솔직히 조금 아쉬웠다.

▲무대에선 어떤 생각하나. 즐기나?
‘코뿔소’를 불렀을 때, 당연히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해 리허설 때 가만히 서서 노래를 불렀다. 모르는 곡인데다 잘 모르는 스윙 곡이었고, 함께 부른 (나)들이언니가 너무 잘 해 자신이 없었다. 응원 온 엄마에게 “떨어질 것 같다”고 하자 “어차피 떨어질 거 대충하라”고 했다. 본 경연 때 ‘이왕 떨어질 거 나나 잘해야지’하는 생각으로 마음을 편히 먹었다. 근데 관객들도 가까이서 환호하고 있고, 노래를 부르며 너무 신나고 재밌었다. 코뿔소가 된 것처럼 정신을 놓고 불러서 아직까지도 어떻게 했는지 기억이 안 난다.   

▲가장 기억에 남는 무대는.
‘빗속에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예전에는 슬픈 노래를 부르면 슬픈 생각을 하는 게 아니라 ‘여기서는 이런 창법을 해야 된다’고 생각하면서 불렀다. ‘2DT’도 안무가 있어서 노래를 부르면서도 머릿속으로는 계속 동작을 생각했다. 근데 빗속에서를 부를 때는 비 내리는 거리를 상상했다. 가사 내용은 실연으로 괴로운 여자였지만, 나는 많은 사람들 속에서 다른 사람들이 신경을 안 써줘 외로운 상황으로 해석해 봤다. 그러자 진짜 혼자 있는 것처럼 슬픔이 느껴졌다. 이 곡을 통해 처음으로 진심으로 노래하는 법을 알게 됐다.

▲본인이 생각하는 경연 중 가장 좋았던 순간과 아쉬웠던 순간은.
생방송 끝나고 코치님이 나를 살려줬을 때가 가장 좋았던 것 같다. 들이언니와의 배틀 때 언니가 생방송에 올라가는 모습을 못 봐서 아쉬웠다.

▲자신의 라이벌이 누구라고 생각했나.
없었다. 우승한 (손)승연이의 경우 동갑내기고 6개월 동안 함께했기 때문에 매일 같이 손잡고 다니고, 서로 아플 때 챙겨주는 등 정말 친하다. 또 노래를 부를 때 ‘누구를 이겨야겠다’는 생각을 한 사람은 꼭 졌기 때문에 그런 생각을 안 하려고 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악마의 편집’으로도 유명한데….
신승훈 코치님이 제작진들에게 “악마의 편집 하면 가만 안 두겠다”고 말한 덕분인지 딱히 악마의 편집은 없었다. 그래도 오디션 프로그램 이다보니 경쟁 구도를 만들려고 인터뷰 때 견제 멘트를 요구받곤 했다. (손)승희언니랑 친한데 인터뷰 전에 상처받지 말자고 약속하고 서로 막말한 적이 있다. 처음에는 견제 멘트도 잘 못하고 꺼려했었는데, 나중에는 요령이 생겨 어떤 때는 15분 만에 인터뷰를 끝내기도 했다.   

▲소속사 러브콜은 많이 받았나.
소속사의 요구로 구체적으로 말할 순 없지만 꽤 많은 연락을 받았다. 이효리 언니처럼 만들어 주겠다는 곳도 있었다. (웃음) 예전에는 솔로 아니면 안 하겠다는 생각이었는데, 지금은 색깔 있고 실력만 있다면 걸그룹도 좋다. 요즘은 태연이나 효린처럼 실력파 아이돌도 많지 않나. 좋아하는 음악만 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아 음악을 오래 할 수 있는 길을 찾고 싶다. 일단은 죽어도 이것만은 안 했으면 좋겠다는 것만 빼고 다 긍정적으로 검토 중이다. 누가 봐도 가수 같지 않은 모습은 싫다.

▲학교생활은 어떻게 하고 있나. 선배들이나 동기들은 잘 해주나.
선배들이 정말 잘 해준다. 같은 음악을 하는 사람들이 모이다 보니 얘기도 잘 통하고 항상 재밌다. 작곡하는 친구가 피아노를 치면 거기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기타를 연주하는 식으로 논다. 다만, 대학생활에 대한 로망이 컸는데 아직 미팅도 못 해봐 아쉽다. MT를 다녀온 친구들은 벌써 거의 다 CC가 됐다. 나도 꼭 CC를 해보고 싶다. 

▲보이스 코리아는 어떤 경험이었나.
노래를 하면서 좋은 보컬을 만나기가 쉽지가 않다. 음악적으로 뛰어난 사람들, 좋은 사람들을 만나 동기 부여도 됐고 조금 성장도 한 것 같다. 다른 팀에 가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수도 있었겠지만 우리 팀이라 참 다행이다 싶다. 

▲롤 모델이 있다면.
신승훈 코치님은 당연하고, 이은미 선생님과 박정현 언니 같은 가수가 되고 싶다. 나는 아직 어려서 흉내만 낼 뿐 우러나오는 게 없다. 이은미 선생님의 카리스마를 닮고 싶다. 그만큼 노래도 더 잘 하고 싶다. 박정현 언니는 노래할 때 가장 행복해 보인다. 무대를 즐기는 모습이 부럽다.

▲앞으로 어떤 가수가 되고 싶나.
계속 어디서든 음악을 하면서 살고 싶다. 故 김현식 선생님처럼 죽어서도 이름을 남기는 가수, 가왕 조용필, 발라드 황제 신승훈 선생님처럼 멋진 별명을 가진 가수가 되고 싶다. 무엇보다도 대중들에게 ‘음악 잘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다.

▲이소정에게 음악이란.
정말 오글거리는 질문이다. (웃음) 나에게 음악은 ‘밥’인 것 같다. 라면, 피자를 먹으면서 하루 이틀은 살 수 있겠지만 그 후에는 꼭 밥이 먹고 싶어진다. 한국 사람은 ‘밥심’ 아닌가. (웃음) 이렇게 계속 찾게 되는 게 음악인 것 같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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