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63. 90년대열풍
대중문화터치 63. 90년대열풍
  • 강효정 기자
  • 승인 2012.09.04 14:28
  • 호수 133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땐 그랬지…’ 옛것에 열광하는 ‘X세대’

 ‘90년대’라는 말은 최근 들어 ‘공감’이라는 단어와 단짝이 됐다. 추억의 노래로 7080세대의 감성을 자극한 MBC ‘나는 가수다’를 시작으로 영화 <써니>(2011)까지, 최근 몇 년간  7080세대들이 중심에서 이끌었던 복고열풍에 새로운 바람이 불고 있다. 영화<건축학개론>(2012)에 이어 케이블채널 tvN 드라마 ‘응답하라 1997’까지 줄줄이 인기를 끌며 복고문화는 7080을 넘어 8090으로 자연스레 진화했다.

 90년 청춘문화를 다룬 영화, 드라마. 노래 등이 연이어 주목받고 있다. 90년대 학번의 첫사랑을 다룬 <건축학개론>(2012)은 누적 관객수 400만 명을 돌파하며 한국 멜로영화 사상 최대의 흥행 기록을 세운바 있다. 이어 90년대를 배경으로 한 ‘응답하라 1997’이 시청자의 관심을 받더니, 90년대 후반 큰 인기를 누렸던 1세대 아이돌의 히트곡을 비롯해 쿨 ‘All for you’를 리메이크한 추억의 노래방 명곡들이 음원사이트를 휩쓸고 있다.

 지난 1월 개봉한 영화 <댄싱퀸>(2012)도 마찬가지다. 90년대 초반 학번들이 디스코 춤을 추던 X세대(1965년 이후에 출생한 연령을 뜻한다)의 향수를 자극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최근 종영한 SBS드라마 ‘신사의 품격’에서는 90년대 그들의 학창 시절 모습을 보여주는 ‘프롤로그’를 통해 시청자들에게 깨알 같은 재미를 안겨주기도 했다.

 X세대의 재조명은 90년대 문화에 대한 그리움으로부터 시작됐다. 과거 영화에서 다루던 시대적 배경은 거의 대부분이 1970, 80년대 였다. TV드라마도 다를바 없었다. 당시 최고 유행이던 납뜩이의 세미힙합패션, 삐삐와 무스 등이 등장한 영화<건축학개론>이 흥행에 성공하며 90년대 감성을 자극하는 대중문화가 새로운 유행을 만들 것이라는 분석들이 나오고 있다.

 이렇듯 최근 대중문화에서 90년대 향수가 강력한 흥행코드로 주목받는 이유는 과거 X세대로 불리던 이들이 현재의 주된 소비층으로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7080시대가 완벽한 아날로그 시대라면 90년대는 아날로그적 감성과 디지털 감성의 경계 선 ‘디지로그’ 세대다. X세대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두루 경험하며 자란 세대로써 이러한 시대적 배경은 영화나 드라마의 소재로 삼기에 아주 매력적인 부분으로 평가될 수 있다.

 90년대 복고 열풍은 이미 대중문화 뿐 아니라 시장에서도 급부상 했다. 서울 홍대 일대를 시작으로 음악다방 등이 강남, 대학로 등으로 확산해 나가는 추세다. 서울 홍대 앞 음악주점 ‘밤과 음악 사이’는 술(소주,막걸리)을 마시며 90년대 유행음악의 맞추어 춤을 출 수 있는 곳으로 이미 30대들에게 소문이 자자하다. 젝스키스, 룰라, 핑클, SES, 엄정화 등 그때 그 시절에 언제나 함께 였던 음악들을 틀어준다. 다양한 장르에서 주목받고 있는 복고 바람은 X세대에게 소중한 옛 향수를 선물해 주고 있다. 90년대의 문화적 배경이 2012년도의 한국 대중문화의 강력한 흥행 키워드로 자리잡은 것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강효정 기자 gonju@dankook.ac.kr 

강효정 기자
강효정 기자

 gonju@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