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재 안 쓰는 수업이 늘고 있다
교재 안 쓰는 수업이 늘고 있다
  • 기획취재팀
  • 승인 2012.09.19 08:49
  • 호수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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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학기 캠퍼스별 2,300여 강좌 중 교재 쓰는 수업 60% 미만

 

# 공과대학 3학년 A군은 방학 때 아르바이트로 번 돈 30만 원 중 22만 원을 이번 학기 교재로서 썼다. 공학계열 원서 교재는 한권에 4~5만원 대다. 한 권에 7만원 이상인 것도 있었다. 주변 친구들에게 이런 사실을 얘기하자 "왜 그랬냐"는 대답이 돌아왔다. 교재 없이 프레지로 수업하는 강좌와 제본이 가능한 강좌를 적절히 섞어 듣지 그랬냐는 것이다.

비싼 교재 값과  PPT나 프레지 같은 전자자료 활용 등의 이유로 '교재 없는 수업'이 늘고 있다. 전공, 교양 가릴 것 없이 두드러지는 현상이다. 학생들도 비싼 교재 대신 전자자료를 활용하는 수업에 긍정적이다. . ‘교재 없는 수업’을 듣는 박문수(경영·2)군은 “원서의 경우 책값이 한권에 5만원에 육박한다”며 “PPT 등 전자자료를 사용하는 수업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김혜린(간호·2)양은 “과 특성상 책이 두껍고 가격이 비싸다”며 “PPT수업의 경우 출력비 외엔 비용이 들지 않아 부담이 적다”고 했다.

우리 대학 교무처 학사지원과에 문의해본 결과, 올해 2학기 우리 대학 죽전·천안캠퍼스에서 각각 개설된 전공 및 교양 2,300여 강좌 중 교재를 쓰는 수업은 60%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

천안캠퍼스 교내 매장 직원 A씨의 말에 따르면 “과목별 교재 판매량의 차이는 있지만, 작년에 비해 교재 판매량이 10% 넘게 줄었다”고 말했다. 이어  “교재가 필요 없는 수업이 늘고 교재를 쓰는 수업도 제본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죽전캠퍼스 사정도 마찬가지다. 죽전캠퍼스 교내 매장 ‘단비’의 담당자 직원 양정건 씨는 “이번 학기에 교재를 사용하는 강좌는 전체의 약 55%에 해당한다.”며 “매년 교재를 사용하는 강의가 줄어드는 것을 체감한다”고 했다.

교수들이 수업에 교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는 이밖에도 다양하다.  ‘한국 고전문학의 이해’ 강좌를 강의하는 동양학연구원 안창수 연구전임강사는 “여러 교재를 참고해야 하기 때문에 특정 교재를 지정할 수 없다. 여러 교재를 인용해 직접 만든 PPT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교재를 사용하지 않는 이유를 설명했다. 오열근(행정) 교수는 “강의 질을 높이기 위해 특정 교재를 지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교재를 썼을 때보다 다양한 자료를 정리해서 보여줬을 때 학생들 호응이 더 높다는 설명이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교재값 천원이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길이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 11일부터 14일까지 우리 대학 동아리 사이프(SIFE)가 마련한 ‘중고도서마켓’에서는 접수된 약 300여 권의 책 중 200권 이상이 팔렸다. 사이프의 이혜진(영어영문·1)양은 “학생들 반응이 기대 이상이었다”고 말했다. 죽전캠퍼스 문과대 학생회에서는 매 학기 헌책의 주인과 구매자를 대신 연결해주는 ‘문과대 헌책방행사’를 연다. 이번 학기에는 우리 대학 재학생 자치커뮤니티 단쿠키에서도 ‘한줄 반성 한줄 다짐’ 이벤트를 통해 전공서적 구입비용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생활비 절약을 위해 교재를 제본하는 학생들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천안캠퍼스 모 학과의 경우 단체로 제본소에 맡기는 사례도 있었다. 천안캠퍼스 복사점 이재욱 실장은 “책을 제본을 하기 위해 파일을 들고 찾아오는 학생이 많다”며 “엄연한 불법 행위인 만큼 하루치 수업 분량만 복사 해준다”고 전했다.

정리: 강효정 기자 gonju@dankook.ac.kr
취재: 기획취재팀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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