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구공 ③ 어린이 드라마
고고구공 ③ 어린이 드라마
  • 서동주
  • 승인 2012.09.19 14:16
  • 호수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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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드라마를 좋아했다

최근 ‘미달이’와 ‘컴미’가 간간히 보인다. 우리가 한 때 열광했던 어린이 드라마의 주인공들. 그 시작은 벡터맨이었다. 주인공 중엔 어린이가 없었지만 ‘타이거’ ‘이글’ ‘베어’. 빨강, 초록, 검정 옷을 입고 예쁜 공주와 지구를 지켰던 우리의 지구용사 벡터맨. 그 중 인기가 가장 많았던 용사는 이글로 기억한다. 잘생긴 외모에 매너도 좋던 이글. 세 용사 중에 가장 잘 풀린 용사도 역시 이글이다. 벡터맨 1기에 출연했던 기태영과 2기 출연자인 김성수는 현재, 전직 벡터맨들 중에 가장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그 시절 인기 있던 어린이 드라마를 꼽아봤다.


요정컴미
컴퓨터가 뭔지도 잘 몰랐던 때, 컴퓨터 요정과 버그들의 싸움 이라는 포스트 모던한 대결이 어린이 드라마에서 펼쳐졌다. 컴미는 살고 있던 나라가 버그들에 의해 침공당하자, 컴퓨터 밖 현실 세계로 오게 됐고, 인간 가족을 만나 동거 하게 됐다. 사실 컴미를 생각하면 각별한 느낌은 있지만 정확한 에피소드나 줄거리가 기억이 나지 않을 것이다. 깡돌이와 전원주 아줌마가 나와 악당 짓을 했다는 정도다. 컴미가 명태의 가족과 친구들의 기억을 모두 삭제하고 슈퍼컴나라로 다시 돌아갔을 때 우린 많은 눈물을 흘렸다. 초등학생 인생에서 처음으로 맞은 새드엔딩 드라마였다.


매직키드 마수리
마법의 목걸이, 반지를 사고 싶지 않았던 아이들이 있었을까. 반에서 누가 마수리의 목걸이를 하고 오면 온 관심이 목걸이에 쏠렸다. 마법의 아이템을 착용하고 다니는 애들이 하루가 다르게 많아졌었다. 온 교실이 마법열풍이었다. 영국 포터의 마법지팡이에 뒤지지 않는 목걸이와 반지로, 우리만의 마법 주문으로 그때를 지배했다. 인간이었던 풀잎이가 마법사가 되는 결말을 보고 많은 초등학생들이 혹시 ‘옆 집에 마법사 가족이 살진 않을까, 그들이 나를 마법사로 만들어 주지 않을까’ 생각했다.


마법전사 미르가온
유승호와 이민호가 이렇게 훈훈하게 자라줄 지는 몰랐다. 마법전사 미르가온은 매직키드 마수리의 후속편으로, 마수리의 작은 할아버지였던 마패가 미르와 가온의 아버지가 된다. 통일이 된 마법 세계에서 마법 전사 후예들을 발굴하기 시작하고 그 마법 전사의 후예가 당연히 미르와 가온이다. 이들은 마수리와 다르게 마법 목걸이와 반지가 없다. 대신 마법의 요요와 써클이 있었다.  요요와 서클은 목걸이와 반지만큼의 인기를 누리진 못했지만 트렌드에 민감한 몇몇 초등학생들은 언제 어디서나 마법을 쓸 수 있게 항상 소지했었다.


얼마 전에 어린이 드라마에서 초등학생들끼리 ‘부비부비’를 해서 이슈가 된 적이 있었다. 선정성의 문제뿐만 아니라 어른들의 드라마에서도 넘쳐나는 사랑 얘기와 삼각관계가 어린이 드라마에까지 소재로 등장하다니. 우리 때의 어린이 드라마는 어린이답게 사랑보다는 그들의 우정이 중심이었다. 질투에서 나온 말이 아니다. 요즘 아이들이 다르다고 하긴 해도 어릴 때는 사랑이 아니라 우정을 먼저 배우는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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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dj061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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