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④ 해를 품은 달
[과학시간]④ 해를 품은 달
  • 이철태교수
  • 승인 2012.09.26 00:32
  • 호수 133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가 갓 때어났을 때 하루는 4시간이었다

④ 해를 품은 달

지구가 갓 때어났을 때 하루는 4시간이었다

 


 오는 30일은 우리민족의 명절인 ‘추석’이다. ‘추석’하면 떠오르는 것 중의 하나는 보름달이다. 우리민족에게 달은 달 그 이상이다. 불과 얼마 전 크게 흥행에 성공한, ‘해를 품은 달’ 이란 TV드라마가 생각난다. 어릴 적 부른 동요 중엔 달을 노래한 것이 많다. “달 달 무슨 달 쟁반같이 둥근달~ ” 하며, ‘달’을 노래하고, 달을 ‘쪽배’로, 그 달속에 “계수나무 한나무와 토끼 한 마리”가 있다고 상상한 ‘반달’이란 노래도 있다.


우리에게 달은 정적이고 동경의 대상이었던 것에 반해 서양에선 정복의 대상이었던 모양이다. 1961년 미국의 젊은 대통령 J. F. Kenndy는 “달에 가는 게 쉬워서가 아니라 어렵기 때문에 가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우주개발의 첫 목표를 ‘달’로 정했다. 그로부터 8년 뒤, 1969년 7월 20일, 인류 최초로 미국의 우주비행사 닐 암스트롱이 아폴로 11호를 타고, 달 표면 ‘고요의 바다’에 착륙해 달에 첫 발자국을 내딛었다.


달은 지구의 위성이다. 위성이란 종속적인 개념으로 표현되는 것이나, 달은 지구에 종속적인 개념이 아니다. 달은 해를 품어 일식을 일으켜 우리를 놀라게 하기도 한다. 하루가 24시간이 되게 하는 것도 달의 조화다. 1년이 늘 365일인 것은 아니며, 하루가 언제나 24시간인 것도 아니다. 1년은 지구가 공전궤도를 따라 태양의 주위를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며, 하루는 지구가 자전축을 중심으로 스스로 한 바퀴 도는 데 걸리는 시간이다. 46억 년 전 지구가 갓 태어났을 때, 하루는 4시간이었다. 그리고 얼마 후 지구가 소행성과 충돌하고 그 파편들이 모여 달이 생겼다. 그 달은 지구의 반대 방향으로 바닷물을 끌어 당겼다. 그로 인해 지구의 자전 속도는 점점 느려졌고 하루는 점점 길어졌다. 하루가 길어질수록 1년의 일수는 줄어든다. 20억 년 전 1년은 800일, 하루는 11시간, 4억 년 전 1년은 400일, 하루는 22시간, 1억 년 전 1년은 375일, 하루는 23.5시간이었다. 10만년에 1~2초씩 늘어나고 있는 하루의 길이다. 3억 6척만 년 뒤 하루는 25시간이 된다. 그리고 75억년 뒤에는 지구가 완전히 자전을 멈춰 낮과 밤을 포함한 하루의 개념이 없어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365일의 1년, 24시간의 하루. 그것은 달이 태양과 지구와 함께 만들어가는 거대한 조화다.
닐 암스트롱의 달 착륙 역사는 인류의 우주탐험의 역사이다. 우주개발은 인류가 그동안 이루어 놓은 모든 과학 기술의 총화이며,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2년 우리별 1호를 발사하며 우주탐험을 시작하였다.


내달 10월 26일경에는 전남 고흥의 나로우주센터에서 ‘나로과학 위성’을 위한 3차 로켓발사를 하기로 되어있다. 이번에는 꼭 발사에 성공해 우리나라도 우주강국의 대열에 설 수 있기를 기원한다.
우리나라의 우주개발 계획상으로는 2025년에 달 탐사선이 달에 착륙할 예정이다. 어릴 적 즐겨 부르던 동요속의 ‘계수나무’와 ‘토끼’를 하루 빨리 만나고 싶다.

이철태(화학공) 교수

이철태교수
이철태교수

 dkdds@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