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구생활 26. 문선희방송작가아카데미 문선희 대표
직업탐구생활 26. 문선희방송작가아카데미 문선희 대표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2.10.17 19:55
  • 호수 13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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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작가는 차별 없고 능력만큼 대우받는 직업”

‘개그콘서트’, ‘해피투게더’, ‘우리 결혼했어요’, ‘놀러와’, ‘런닝맨’, ‘황금어장’, ‘세바퀴’ 등 대한민국 최고의 예능 프로그램, 코미디 프로그램 뒤에는 구성 작가가 있다. ‘토요일 토요일은 즐거워’, ‘일요일 일요일밤에 <이휘재의 인생극장>’, ‘일일 시트콤 <남자셋 여자셋>’, ‘웃찾사<웃음을 찾는 사람들>’ 등 20년이 넘는 시간동안 여러 프로그램과 함께한 ‘문선희방송작가아카데미’ 문선희 대표를 지난 13일 KBS별관 근처에서 만났다. <편집자 주>


‘해피투게더’에서 상황에 맞게 MC의 멘트를 프롬프터로 보여주고, ‘무한도전’에서 추격전을 벌이는 멤버들을 따라 뛰고… 방송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가의 모습이다. 게스트 섭외부터 사전 인터뷰 진행, 대본 작성, 현장에서 게스트 안내, 프롬프터 작성, 자막 작성, 편집 방향 회의까지 한 프로그램이 방송되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작가의 손길을 거친다. ‘방송작가’는 크게 ‘구성작가’와 ‘드라마작가’로 나눌 수 있다. 구성작가는 예능, 코미디, 라디오, 교양프로그램의 작가를, 드라마작가는 드라마를 집필하는 작가를 말한다.

“작가들은 한 달에 30만 원만 받고 매일 밤샘작업 한다던데, 진짠가요?” 네이버 지식인에 서 흔히 볼 수 있는 질문이다. 문 대표는 이런 질문을 볼 때마다 작가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 위해 손수 답변을 남긴다. 그는 “밤샘작업은 내일 방송분을 오늘 녹화했을 때나 벌어지는 드문 일이다. 다만 연예인 스케줄에 맞춰 일요일에 촬영을 하는 등 주말을 반납할 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실제 막내 작가의 첫 월급은 평균 100만 원~120만 원 선이다. 연차에 따라 월급도 150만 원 정도 차근차근 오른다. 메인작가의 경우 개인의 능력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작가는 주당 250~300만 원을 받는데, 한 번에 최대 8개의 프로그램을 맡는 경우도 있으니 주당 천만 원은 가뿐히 버는 셈이다. 기본 작가료 외에도 재방송이 될 때마다, 프로그램이 해외에 수출될 때마다 받는 저작권료도 쏠쏠하다.

문 대표는 “방송이란 대중성이라는 밑바탕 위에 역발상의 새로움을 입히는 것”이라며 “공감과 새로움을 동시에 원하는 대중들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보 작가들은 이 사실을 간과한 나머지 ‘신선함’을 지나치게 중시해 대중성을 외면하는 실수를 저지른다. 이 경우 “이게 뭐야?”라는 시청자들의 싸늘한 반응이 돌아올 뿐이다.

또한, 작가는 기본적으로 상상력과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 실생활의 모든 것이 다 방송소재가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카페에서 싸우는 사람을 보고 대결을 떠올려 ‘런닝맨’으로 연결시킬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선 평소에 책, 영화를 자주 보고, 사람이나 사물을 관찰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여러 방송을 최대한 많이 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때 한 번은 시청자 입장에서 즐기면서, 다른 한 번은 작가의 마음으로 ‘나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생각하며 보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예능프로그램의 강세로 아카데미 내에서도 예능작가를 선호하는 수강생이 늘고 있다. 문 대표는 “자신의 성향에 맞는 분야를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시청자에게 즐거움을 전달하는 예능프로그램은 ‘끼’가 있는 사람이, 교양프로그램의 경우 꼼꼼하고 차분한 성격의 사람이 잘 어울린다는 설명이다. 문 대표는 “수강생들의 과제를 검토하다보면 ‘어떤 분야에 어울리겠다’가 딱 보인다”며 “가끔 본인의 성향과 맞지 않는 분야를 고집하는 수강생이 있는데, 보통 면접 단계에서 떨어지거나 작가가 되도 오래가지 못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방송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방송작가의 미래를 밝게 전망했다. 재학생들에게는 “방송작가에 막연한 동경을 가지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인 직업으로 인식했으면 좋겠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방송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문 대표는 MBC 코미디 작가 공채 4기로 방송계에 입문했지만, 방송국 공채는 없어진지 오래다. 실력과 인맥이 있다면 추천으로 들어갈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아카데미에서 교육과정을 수료하는 것이다. 방송국 측에서 아카데미에 의뢰해 프로그램에 연계해 주거나 후배 작가의 주변인을 추천받기 때문이다. 최근엔 종합편성채널과 케이블의 강세 등으로 방송작가, 특히 막내작가의 수요가 늘고 있는 추세다. 2,3년차를 요구하는 ‘무한도전’을 제외하고 대부분 프로그램의 막내작가는 경험이 없어도 된다. 전공은 상관없지만 전문대 졸업 이상의 학력 제한이 있다. 막내작가는 보도기사작성과 같은 프로그램 홍보와 게스트 인터뷰 보조 등 주로 선배들을 돕는 일을 맡기 때문에 28세 이하를 선호한다. 문 대표는 막내작가의 덕목으로 “시간약속 잘 지킬 것”과 “거짓말 하지 않을 것”을 꼽았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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