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野球, 관중 7백만 시대를 열다
프로野球, 관중 7백만 시대를 열다
  •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 승인 2012.11.06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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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野球, 관중 7백만 시대를 열다

권 용 우

<명예교수 ‧ 법학>

    올해로 프로야구가 개막된지 31년째를 맞았다. 1982년 3월 27일 오후 2시 30분, 동대문야구장(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한국 프로야구가 개막된 이래 31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1982년 6개 球團으로 출발

   

    1982년, 서울의 MBC 청룡, 부산의 롯데 자이언츠, 대구의 삼성 라이온즈, 대전의 OB 베어즈, 인천의 삼미 슈퍼스타즈, 광주의 해태 타이거즈. 이렇게 6개 구단으로 출범한 한국 프로야구가 올해로 31년째를 맞아 관중 7백만 시대를 열었다.

    지난 10월 6일 올 시즌 페넌트레이스 마지막 경기였던 잠실 ‧ 인천 ‧ 광주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경기에서 4만4,901명이 입장, 정규시즌 532경기의 누적관중수가 715만6,157명에 달하였다. 이는 국내 프로스포츠 역대 최다 관중수를 기록한 것으로서, 프로야구가 국민스포츠로 자리매김했음을 알리는 신호였다.

    이러한 낭보(朗報) 뒤에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전승(全勝) 우승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WBC)에서의 준우승이 자리잡고 있었다. 이제 프로야구 관중 1천만 시대를 향하여 힘찬 발걸음을 내딛고 있다.

    한국 프로야구 31년! 야구팬들은 31년 전 MBC 청룡과 삼성 라이온즈의 개막전(開幕戰)을 잊지 못한다. 5회초에 삼성 라이온즈 이만수 선수가 쏘아올린 홈런에 흥분했던 3만 관중의 응원열기는 참으로 뜨거웠다. 그러나, 이 날 개막전의 하이라이트는 연장 10회말 MBC 청룡 소속의 이종도 선수의 끝내기 만루홈런이었다. 11 : 7의 승부! 이 짜릿한 승부는 야구팬들로 하여금 야구장을 찾게 했다.

    뿐만이 아니다. 31년 한국 프로야구사(野球史)에 잊을 수 없는 기록들이 있다. OB 베어즈의 원년 우승, 한국시리즈 10회 우승에 1986 ~ 89년 4연패의 위업을 달성한 김응룡 감독, 야신(野神 = 野球의 神) 김성근 감독, 한국야구 최고의 덕장(德將) 김인식 감독, 박철순 투수의 한 시즌 22연승, 백인천 선수의 0.412의 타율, 장명부 투수의 한 시즌 30승, 정민태 투수의 선발투수 21연승, 이대호 선수의 9경기 연속 홈런, 이승엽 선수의 최연소 300홈런, 오승환 투수의 228 세이브.

    어디 그 뿐인가. 듣기만 해도 정감이 넘치는 선수들이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지 않았던가. 그라운드의 여우 김재박, 헐크 이만수, 오리 궁둥이 한대화, 타격의 달인 장효조, 무쇠팔 최동원, 무등산 폭격기 선동열, 바람의 아들 이종범, 위풍당당 양준혁, 연습생 신화의 주인공 장종훈, ‧ ‧ ‧.

   

    觀衆 1천만 시대 열어간다

 

    지난 10월 8일부터 3위 두산과 4위 롯데의 준풀레이오프(준PO)를 시작으로 ‘2012 포스트시즌’의 막이 올랐다. 연일 구장마다 양팀 팬들로 만원을 이루었다. 프로야구 발전에 큰 희망이었다.

    그런데, 5전3선승제의 경기가 이어지면서 투수가 던지는 공 하나하나에 양팀 팬들의 희비가 엇갈리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뿐만이 아니었다. 양팀 감독들의 작전 싸움도 볼만한 것이었다. 준프레이오프 3차전, 2패 뒤에 반격에 나선 김진욱 두산감독은 타순에 변화를 주어 7 : 2의 귀중한 1승을 얻었다. 그러나, 롯데도 물러설 수가 없었다. 12일, 홈구장 사직구장에서 벌어진 4차전에서 두산을 4 : 3으로 물리치고, 3승1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손에 넣었다.

    16일부터 시작되는 플레이오프도 야구팬들의 관심거리였다. 양팀 팬들은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승리하는 팀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확률이 75%’라는 생각을 머리에 그리면서 인천 문학구장을 찾았다. 이 날도 관중 1천만을 향해 팬들이 구름처럼 몰려들었다.

    페넌트레이스 2위 팀 SK와 준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이기고 올라온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은 이호준의 홈런과 박정권의 결승타로 SK가 기분 좋은 2 : 1로 롯데를 꺾고 한 발 앞서나갔다. 이어지는 2차전에서 롯데도 포기는 없었다. 롯데의 5 : 4 승리였다. 3차전은 4 : 1 롯데의 승리, 4차전은 2 : 1 SK의 승리. 두 팀은 22일 벌어지는 5차전에서 한국시리즈 진출권을 놓고 마지막 승부를 펼쳤다. 2회 초 3점을 선취한 롯데가 여유로운 출발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이에 뒤질 SK가 아니었다. 3점을 내준 뒤 이어진 2회말 공격에서 SK는 1사2,3루에서 대타(代打) 조인성(포수)의 좌중간을 가르는 안타(安打)로 2득점하면서 승리의 실마리를 찾아갔다. SK는 4회말 1득점에 이어 5회말에도 2득점하면서 사실상 승리를 예감했다. 그리고, 7회말 1사만루에서 대타 이재원의 외야(外野) 희생플라이로 1점을 보태, 6 : 3으로 승리,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하며,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이로써 24일, 페넌트레이스 1위팀 삼성과 SK의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의 막이 올랐다. 그런데,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한국시리즈에서 우승할 확률이 75.9%이며, 2002년 이후 지난 10년간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또, 야구 전문가들이 ‘투 ‧ 타 전력에서 앞서는 삼성이 유리하다’고 전망하는 가운데 막이 오른 1차전은 삼성의 3 : 1 승리였다. 1회말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 의 좌측 팬스를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승기를 잡은 삼성은 7회말 1사1루에서 발이 빠른 대주자(代走者) 강명구를 앞세워 귀중한 1점을 보탰다. 강명구는 팀에 1점이 필요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대주자 전문요원이다. 그의 별명이 ‘황금발’이아니던가.

    이날 삼성 승리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가 오승환이었다. 그는 ‘삼성 불패(不敗)의 상징’이다. 류중일 감독은 8회말 2사1루에서 오승환을 등판시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이로써 삼성은 1차전 승리를 챙기면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야구에는 역시 홈런이다. 2차전에서는 3회말에 터진 최형우의 만루홈런이 삼성을 또 웃게 했다. 8 : 3으로 삼성이 2승을 챙겼다. 류중일 감독은 느긋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28일 문학구장에서의 3차전은 그를 웃게 내버려두지 않았다. SK는 1 : 6의 열세를 극복하고, 박진만 ‧ 김강민 ‧ 이호준의 홈런으로 귀중한 1승을 챙겼다. 이어진 4차전에서 4 : 1로 SK가 승리하면서, 이제 한국시리즈의 향방은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 접어들었다. 이래서 야구가 재미 있다고 하는가 보다.

    SK는 ‘어게인 2007’을 외치면서 31일 잠실야구장으로 옮겨갔다. 이만수 감독은 2007년 한국시리즈에서 두산을 상대로 ‘2패 후 4승을 했다’는 기억만을 떠올리면서 선수들을 독려했다. 그러나, SK는 불운했다. 1회말 SK 선발 윤희상의 폭투로 1점을 헌납하면서 경기는 삼성쪽으로 기울렸다. 삼성의 2 : 1 승리로 이제 1승만을 남겨놓았다.

    한국시리즈 6차전은 좀 싱겁게 끝났다. 삼성의 7 : 0의 완승으로, 시리즈 종합 전적 4승2패로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1회초에 얻은 1점에 이어, 4회초에 박석민의 2점 홈런과 이승엽의 3루타 등 4안타 3볼넷으로 6점을 보태 삼성의 승리를 예감했다. 초반 7점은 SK가 뒤집기에는 힘겨운 점수였다. 더욱이, SK가 철웅성 삼성 마운드를 뛰어넘기엔 역부족이었다. 장원삼의 완벽한 투구(投球)에 이은 안지만 ‧ 오승환의 마무리는 흠 잡을 데가 없었다. 삼성은 2011년 통합우승 이후 ‘한 번 더 우승’(One More Time)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고, 스태프진과 선수들이 2012년을 준비했다.

    그러나, 2패 후의 SK가 보여준 뒷심은 한국 프로야구의 희망을 보여주었다. 2승2패의 전적으로 잠실야구장에서 벌어진 5차전은 야구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다. 잠실야구장을 메운 팬들은 야구팬 1천만명 시대를 예고하는 희망이었다. 이들은 내편 너편이 없었다. 안타가 터지고, 홈런이 작렬할 때마다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그리고, 31년의 연륜을 쌓아온 한국 프로야구의 눈부시게 향상된 기술이 팬들을 야구장으로 불러모았다. 이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전승 우승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의 준우승이 한몫했음은 물론이었다.

    이제 야구팬들은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SK 와이번스에게도 박수를 보내면서 설레는 마음으로 내년 시즌을 기약한다.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dknew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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