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69. 정치 공작 ‘음모론’
대중문화터치69. 정치 공작 ‘음모론’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2.11.06 18:52
  • 호수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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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모론의 연관관계
작년 4월 21일 연예계에 큰 사건이 있었다. 인기 연예인 서태지와 이지아가 결혼을 했었고, 현재 이혼 수속을 밟고 있다는 보도였다. 이어 몇 시간 후에는 서태지·이지아 위자료 청구 소송에 관련된 보도들이 비 오듯 쏟아졌다.
신비주의의 아이콘이던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소식은 연일 보도됐다. 그 순간 BBK 주가조작사건을 수사했던 검사들이 김경준씨를 회유·협박했다는 의혹을 보도한 주간지 <시사인>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1심과 달리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는 다소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두 사건의 절묘한 타이밍 때문에 BBK 사건을 무마하기 위한 정부의 ‘조커 카드’로 위자료 청구 소송 보도를 낸 것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 됐다. 다음날 친기업적인 MB정부의 화룡점정을 찍은 사건으로 의회에서 ‘금산분리 완화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대선 주자들의 경제민주화 정책 중 하나인 금산분리법은 산업자본(대기업)과 금융자본(은행)을 분리를 시키는 법으로 대기업의 금융장악을 막기 위함이다. 이 사실 역시 서태지·이지아의 인기와 대중성 때문에 적은 비중으로 보도됐다. 일련의 사건들로 누리꾼들은 서태지·이지아 이혼 보도는 두 사건을 가리기 위한 일명 ‘쓰리 쿠션 음모론’이라 의심했다. 그리고 이지아 변호인단이 이명박 대통령의 측근 법무법인 ‘바른’이었다는 것은 음모론에 더욱 탄력을 줬다. 앞선 내용의 음모론은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 없지만 사건들 간에 긴밀한 관계가 있다는 점에서 의혹을 갖게 한다.
대선이 다가왔다. 문-박-안 후보를 둘러싸고 SNS와 미디어에서 각종 음모론이 나돌고 있다. 사실 관계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어느 정도 근거와 가능성을 바탕으로 하는 ‘음모론’과 일단 찔러놓고 보는 ‘카더라’ 기사들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대선에 관련된 음모론을 보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한다는 발언을 했다는 ‘NLL 녹취록’ 의혹, 박정희 전 대통령과 정치적 라이벌이었던 장준하 타살 의혹, 문재인 후보 아들 준용씨의 채용과정 의혹 등 묻혀있었거나 ‘묻어뒀던’ 사건들이 대선에 맞춰 제기 되고 있다. 상대 후보와의 지지율 싸움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어느 누군가 혹은 어느 단체들이 음모론을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음모론을 대하는 시민들의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은 모습이다.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의 음모론은 절대 부정하고, 상대 후보의 음모론을 ‘이슈화’ 하려는 행태는 SNS라는 무기로 더욱 확산 되고 있다. 음모론은 사건과 인물들의 중요성 때문에 파장이 크다. 특히 대선이 임박함에 따라 상상도 못한 음모론들이 활개 칠 것이다. 우리는 음모론의 유혹에 흔들리지 말고, 소신 있는 결정으로 대선에 임해야 할 것이다.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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