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탐구생활 ㉙브루마스터 (주)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 김지환 부장
직업탐구생활 ㉙브루마스터 (주)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 김지환 부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2.11.28 05:59
  • 호수 133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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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의 신세계를 보고 싶다면 도전하라”

흔하디흔한 캔 맥주가 아닌 진짜 맥주를 ‘맛’보고 싶을 때 찾는 하우스 맥주집. 그 곳에는 맥주를 직접 제조하는 브루마스터가 있다. 국내에 30여명 밖에 없다는 브루마스터는 희소가치가 있는 직업인만큼 아직 알려지지 않은 점도 많다. 지난 21일 오후 강남 한국마이크로브루어리협회에서 브루마스터 김지환씨를 만났다.  <편집자 주>

 

(주)장앤크래프트브루어리 김지환(47) 부장의 하루는 맥주 한 모금으로 시작해 맥주 한 모금으로 끝난다. 김씨의 직업은 브루마스터(Brew Master)다. 맥주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는데, 맥주의 주재료를 고르는 일부터 맥주를 만드는 일까지 모든 맥주 제조공정은 물론 완성된 맥주 품질도 관리한다.

김씨와 맥주의 본격적인 인연은  독일 대학에서 부전공으로 맥주관련 학과를 선택하면서부터 시작됐다. “맥주를 섞는 과정에서 밸브 압력을 잘못 맞춰서 맥주를 온 몸에 덮어쓴 적이 있어요. 혼날까봐 겁이 났었는데, 조교가 오더니 “진정한 브루마스터가 됐다”며 오히려 축하해주더라고요. 이런 실수가 관례였나봐요. 그때 내가 진짜 브루마스터가 됐구나 싶었어요.”

그는 브루마스터의 매력으로 ‘맥주의 혁신’을 이끌 수 있다는 점을 꼽았다. 김씨는 “전통적인 맥주 스타일을 개성 있게 재해석해서 새로운 스타일의 맥주를 개발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라고 말했다. 대형 맥주회사들은 모든 맥주를 같은 제조법으로 만들지만 브루마스터가 만드는 하우스 맥주는 만드는 사람에 따라 맛이 각양각색이다.

사실 브루마스터는 국내에서는 아직 크게 발전한 직업이 아니다. 김씨는 “브루마스터가 국내에 들어 온 것은 2002년도”라며 “초기에는 정말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었고 인건비가 비싸다는 인식이 만연했다”며 “브루마스터에 대한 인식자체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 주류시장에서 대형 맥주회사들의 점유율은 94.7%, 수입 맥주가 5.0%, 하우스(Craft) 맥주가 0.3%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은 국내법의 제한으로 대형 맥주회사들이 독과점 해왔기 때문에 브루마스터가 직접 만드는 하우스 맥주가 발전하기 힘든 환경이었다.

하지만 김씨는 브루마스터의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본다. 그는 “국내에서는 정착해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세계적인 추세로 볼 때 전망 있는 직업”이라고 말했다. 김씨에 따르면 현재 거의 모든 선진국에서 하우스(Craft) 맥주가 총 매출 중 15%~20%를 차지하고 있다. 또한 소득수준이 향상됨에 따라 더욱 더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특히 브루마스터는 국내에 아직 30여명밖에 없기 때문에 희소가치가 크다.

브루마스터의 입사 초기 연봉은 크지 않다. 맥주와 맥주 제조에 관한 기본지식을 쌓고 배우는 과정이기 때문에 경험과 기술습득에 의의를 둬야한다. 하지만 자리 잡힌 브루마스터의 평균 연봉은 3천만 원에서 4천만 원 정도로 대기업에 버금간다.

그는 브루마스터가 되기 위해서는 ‘인내심’과 ‘기술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맥주를 제조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또한 기술력이 맥주 맛을 좌우하기 때문에 기술을 제대로 배워야만 브루마스터로서 성공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한 무엇보다도 술을 좋아해야한다. 하루를 맥주와 함께 시작해야하는 직업인만큼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면 버티기 힘들다. 김씨는 “애주가인 나에게는 굉장히 행복한 직업”이라며 “맥주의 신세계를 보고 싶다면 이 직업에 도전해보기 바란다”고 말했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브루마스터가 되려면?

현재 한국에는 브루마스터가 30여명 있다. 외국에서 공부를 마치고 귀국한 브루마스터는 10여명, 국내에서 외국 브루마스터로부터 도제형식으로 전문 지식을 습득해 독립한 사람이 20여명이다. 국내에는 아직 맥주전문가양성기관이 없는 실정이다. 때문에 브루마스터가 되기 위해 외국에 나가서 직접 브루마스터 과정을 배우는 것이 일반적이다. 독일의 뮌헨공대, 베를린 공대, 되멘스 전문 맥주 양성 학교 또는 미국의 맥주 대학에서 공부해 브루마스터 자격증을 받는다. 국내의 하우스 맥주회사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는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브루마스터 직업에 입문할 수 있기는 하다. 

조수진 기자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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