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청춘은 고민한다
[백묵처방] 청춘은 고민한다
  • 박정규(교양기초교육원)교수
  • 승인 2013.03.12 11:56
  • 호수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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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새 학기가 시작되었다. 이에 필자는, 이번에 우리 대학에 막 입학한 학생들의 글쓰기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하여 신입생들의 글쓰기 실력을 조금이나마 파악도 할 겸해서 그들의 고민거리가 과연 무엇인지를 두 번째 시간에 쓰도록 하였다.

역시나 요즘 학생들의 고민은 필자가 대학을 다녔던 시대와 상당히 달랐다. 필자의 경우 당시에는 철이 덜 든 탓이었는지 그네들의 주장에 그다지 공감하지는 않았지만, 80년대 초반에 대학 생활을 했던 대부분의 학생들의 주된 관심사가 소위 ‘민주화’에 관한 것이었다면, 요즘 학생들의 상당수는 앞으로의 진로 내지는 취업 문제에 대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개중에는 자신의 내성적 성격으로 인해 대학 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학생들도 어느 정도 있었고, 곧 닥쳐올 군 입대 문제를 걱정하는 학생들도 있긴 했지만.

그들의 고민을 살짝이나마 엿보고(?) 나니 한편으로는 걱정이 앞선다. 과연 이들이 졸업을 하게 될 5-6년 후의 세상이 지금보다 얼마나 좋아질지 거의 알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가 대학을 졸업하던 시절에는, 경제 규모가 지금보다 크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어디에 취업을 하느냐가 문제였지 취업 자체를 놓고 고민하던 동료들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필자만의 판단일지는 몰라도, 사실상 우리나라의 경제가 눈에 띄게 어렵게 된 것은, 김영삼 정부 시절 초래된 IMF사태부터인 것으로 생각되는데, 당시 필자는 우리나라가 그 위기만 잘 극복하면 사정이 눈에 띄게 호전될 것으로 생각했었다. 그러나 작금의 사정을 보면, 요즘의 경제 사정이 IMF 때보다 더 나쁘다는 것이 대체적인 중론이다. 사정이 이와 같으니, 어찌 대학 신입생들의 장래가 걱정되지 않겠는가?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보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이 호락호락했던 적이 언제 있었으며, 위기가 없던 적이 과연 있기나 했던가? 이러한 사실은 우리나라의 역사를 조금만 들여다보더라도 능히 알 수 있는 일이다. 조선 시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가 중국의 영향 하에서 벗어날 수 없었음은 주지의 사실이지만, 굳이 멀리 갈 것도 없이 작금의 사정만 해도 우리나라의 사정이 주변의 강대국에 둘러싸여 언제 하루라도 편한 날이 있었던가? 게다가 분단 이후에는 북한까지 우리의 사정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지금까지의 사정이 이와 같았다면, 앞으로의 국제적 상황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것임은 얼마든지 예견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앞으로의 시대적 상황을 어느 정도는 예측해서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 현명한 태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래서 신입생들에게 부탁하건대, 아무리 세상이 어렵더라도 지금보다는 더 적극적이고 매사에 진취적이었으면 한다. 단언하건대 대학에 재학 중인 20대 초·중반이 인생의 황금기다. 대학에 재학 중일 때, 대학생의 신분으로서 할 수 있는 일은 최대한 경험하도록 노력하기 바란다. 나중에 한다고 미루지 말고 여건이 허락되는 한 학업이 아닌 다른 분야, 예컨대 운동도 열심히 하고 필요하다면 알바도 해서 열심히 여행도 다니고 연애도 열심히 해서, 나중에 20대를 돌아보게 될 때 미련이 덜 남는 학창 시절을 보냈다고 자부할 수 있도록 열심히 대학 생활을 즐겼으면 한다. 대학 시절의 로망은 스스로 만들어 가기 나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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