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식의 新현실 ①선출되지 않은 권력 ‘학교폭력
신현식의 新현실 ①선출되지 않은 권력 ‘학교폭력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3.03.19 09:37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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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출하지 말았어야 할 ‘학교폭력’, 4대악 선포한 박근혜 정부가 해결해줄까?

현재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한국사회에서 모순이다. 과거 한때 대한민국은 모순된 길을 걸어왔다. 1987년 6월 민주항쟁 이후 우리의 힘으로 모순을 깨뜨렸다. 현재 우리는 대통령은 기본이고 국회의원, 광역 시장 등 권력을 선출한다. 하지만 우리는 선출된 권력을 추구해왔으나 내부 깊숙이에서 은신중인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세력이 나날이 강해졌다. 제2의 야당이 되어야 할 언론이 그러했고, 신자유주의라는 날개를 단 초대기업은 상상 이상의 권력을 쥐고 있다. 그러나 요즈음 사회에서 선출되지 않은 권력을 말할 때 언론과 초대기업은 식상한 감이 있다.

새롭게 봐야할 선출되지 않은 권력은 학교폭력 가해자들이다. ‘일진’이라고 불리는 그들이다. 모두 잊고 있었던, 잊고 싶은 권력이다. 학창시절 개인 나름의 경험과 이문열의 「일그러진 영웅」으로 학교폭력 실태에 대해 모두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다. 지난 11일 경북 경산에서 또 한명의 소중한 생명이 목숨을 끊었다. 잊을만하면 매스컴에 등장하는 학교폭력은 어느 누구도 선출하지 않았다. 누가 극악무도한 학교폭력을 선출했나? 폭력이 멋이 되어버린 사회, 집안 평화의 파괴, 비리와 부패가 판치는 세상에서 학교폭력은 계속 커져만 갔다.

선출되지 않은 권력 학교폭력은 근절할 수 없다. 이상적이고 안정적인 가정교육 환경이 충분하지 않은 현실이다. 이런 환경이 충족해도 교육 환경, 학업 스트레스 등으로 학교폭력은 없어지지 않는다. 이제 우리가 기대 할 수 있는 것은 아쉽지만 학교폭력 완화일 것이다.

완화의 방안으로 먼저 부모의 반성과 소통이 필요하다. SBS 다큐멘터리 <학교의 눈물>시리즈를 보면 학교폭력을 가해하는 학생들의 추이를 보면 경제적 상태, 성적 관리가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한다. 그들의 폭력의 중심에는 부모가 있다. 무조건적인 학업 강요와 무관심 그리고 이혼 등은 이들을 병들게 하고 있다. 모든 것이 자식을 위해서였다는 그들, 자신들에게는 문제가 없었다고 생각하는 부모들, 한번 가슴에 손은 얹고 생각해야 한다.

또 가해자와 피해자의 구별이 없어져야 한다. 가·피해자 처벌 수준의 차이를 없애자는 뜻이 아니다. 가·피해자 모두 사회가 만들어낸 피해자들이다. 사후 관리에 있어 차이를 없애야 한다. 가·피해자의 재활 방안, 교육 방향 모두 일률적이어야 한다. 가해자의 가해 이유를 이해하고, 피해자의 아픔을 이해할 수 있는 공유의 장이 필요하다. 이들을 또 구분하는 일은 또 다른 권력을 양산하는 또 다른 병폐가 될 것이다.

며칠 전 박근혜 정부가 4대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정부만 전쟁을 선포하면 뭐하나. 전쟁에 필요한 야전 장군들이 ‘나 몰라라’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학교장과 교사들은 방관적인 태도를 취하면서 뒷짐만 쥐고 있는 것 같다. 어느 누구도 학교폭력이라는 덫에 벗어 날 수 없다. 학교폭력 가해 현장을 목격하고 피해자들을 무시했거나, 피해자들의 도움을 외면했더라면 그들도 가해자다. 솔직히 대학생인 우리가 고등학교 학교 폭력에 크게 관심을 가질 사안도 아니다. 자격증 따랴, 학점 관리하랴, 취직하랴. 이런 문제에 관심 쓸 여유가 없는 상황이 아쉬울 뿐이다. 학교폭력 완화를 넘어 근절에 가까워지기 위해서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 우리 모두 미래의 학부모이지 않은가. 뭐 몇몇은 아닐 수도 있고.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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