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12. 물은 왜 마셔야 할까?
과학시간12. 물은 왜 마셔야 할까?
  • 이철태(화학공) 교수
  • 승인 2013.03.19 11:43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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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을 지켜야 사람이 산다
 매년 3월 22일은 ‘세계 물의 날(World Day for Water)’이다. 물 자원의 부족과 오염 등 물에 대한 심각성을 되새기고, 물과 관련한 불평등과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세계적인 연례행사이다. 2012년 OECD에서 발표한 ‘2050년 환경전망’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는 강수량이 세계 평균치의 1.4배가 됨에도 불구하고 1인당 연강수량이 부족하여, 물 부족 현상이 가장 심각한 30여 개국의 하나로 분류되고 있어 놀라움을 준다.

 물을 마시지 못하면 어떤 일이 생길까? 건강한 성인은 몸 체중의 60~70%는 물로 이루어져 있다. 갓난아기일 때는 몸의 85% 이상이 물로 구성되어 있다. 사람의 몸이 주머니라면 이 주머니의 절반 이상이 물로 채워져 있는 커다란 물주머니와 같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물 중에서 1~2%만 손실돼도 우리 몸은 심한 갈증과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5%를 잃으면 반 혼수상태에 빠지게 되고 12%를 잃으면 생명을 잃게 된다. 보통 단식을 하면 4주에서 6주 정도는 버틸 수 있지만 물을 먹지 않으면 1주일을 버티지 못하고 사망하고 만다.
 
 물은 두 개의 수소원자와 한 개의 산소원자가 결합하여 이루어진 분자 화합물이다. 물 분자는 물분자사이의 정전기적 인력에 의한 ‘수소결합(Hydrogen bonding)’으로 여러 개의 물 분자가 서로 뭉쳐져 있다. 그러므로 우리는 물 분자 덩어리를 마시는 셈이다. 우리는 마실 수 있는 순수한 물에 대해 생각할 때 오염되지 않은 맑은 하늘에서 떨어지는 신선한 빗물이나, 깊은 산속의 샘물 등을 생각할지 모른다. 지구상에서 가장 순수한 물은 이들 중 어느 것도 아니다. 순수한 물은 화학실험실에서 만들어 진다. 이것은 수소와 산소의 폭발적 화학반응에 의해 합성하거나, 또는 물속에 있는 모든 불순물을 제거하기위한 반복적인 증류조작에 의해 만들어 진다. 그러므로 우리가 마시는 물은 물외에 다른 불순물이 이미 녹아 있는 용액이다. 용액은 용매(녹이는 물질)와 용질(녹는 물질)로 되어 있다. 즉, 우리가 마시는 오염되지 않은 순순한 물이라는 것은 이 용매인 물에 인체에 해롭지 않은 용질이 녹아 있는 용액인 셈이다.

 물은 존재하는 환경에 따라 다양한 이름을 갖는다. 물은 바닷물(海水)로부터 증발하게 된다. 증발된 물은 비가 되어 땅위로 내리는 강하수(降下水)가 된다. 강하수는 땅에 내리게 되어 강, 호수 등으로 흘러내리는 지표수(地表水)가 된다. 그리고 지표수는 지하로 흘러들어가서 지하수(地下水)가 되고 그리고 이것이 암반으로 흘러들어가서 암반수(巖盤水)가 된다. 암반수가 되어 지표바깥으로 흘러나오게 되는 것이 약수(藥水)이다. ‘세계 물의 날’이 강조하는 것은 담수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담수의 량은 전체 물의 3%에 불과하고 나머지 97%는 해수이다. 이 담수의 3%만이 지표에 있고 97%는 지하에 있다. 그러니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은 거의 전부가 지하에 있다는 뜻이다. 지하수의 오염은 바로 우리 생명의 오염이 될 수 있다. 바닷물에서 강하수로, 지하수로 다시 표면수로 이어지는 이러한 물의 순환을 연구하는 학문을 수문학(水文學, hydrology) 즉, 물의 문학, 이라고 한다. 참 아름다운 이름이다. 아름다움은 지켜낼 때 아름다움이 지속된다.

이철태(화학공) 교수
이철태(화학공) 교수
이철태(화학공)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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