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요하는 세태, 등 돌리는 학생들
강요하는 세태, 등 돌리는 학생들
  • 이영은·김윤숙 기자
  • 승인 2013.03.19 11:50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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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로운 대학생활? 자유 뺏긴지 오래

 매년 신입생이 들어오는 3월초만 되면 ‘강요’라는 문제가 수면위로 떠오른다. 한동안 인터넷 상에는 ‘다나까’의 군대식 예절말투와 술로 인해 사망한 신입생의 뉴스가 떠돌기도 했다. 자유가 보장되어야 할 대학생활에서 자유를 뺏긴지 오래다. 우리 대학 역시 마찬가지다.

 학과의 강요하는 세태가 팽배하다. 모 학과에는 학과행사 출석부가 따로 있는 경우도 있다. 개강총회에 미 참석한 학생들은 과사무실을 방문해 전공실기신청서 작성해야 했고, 학과행사에 불참 시 행사불참사유서를 작성해 과사무실로 방문해 제출해야 한다. 또 무엇보다 ‘돈’을 내라고 강요한다. 모학과 A씨는 선택사항인 학회비를 내야한다고 강요받았다. “계속되는 강요로 학회비 30여만원 냈다. 하지만 그 이후의 학과행사마다 따로 돈을 더 내야했다”고 말했다. 개강파티 불참비도 내야했다. 모학과 H씨는 “상식적으로 안 가는 사람도 돈을 내라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돈은 모든 사람이 다 내고, 가는 사람들끼리 먹고 놀겠다는 거 아닌가”라며 “불만을 표하면 학교생활이 괴로워질 게 뻔하니 말도 못하고 그대로 당한다”고 말했다.

 ‘예체능 계열의, 복장 규정’에 대한 논란도 일었다. 체대에 다니다 ‘ㅎ’과로 전과한 한 학생은 “1학년은 명찰을 달거나 가방에 노란손수건을 메서 구분한다. 그리고는 말투는 ‘다나까’ 형식에, 만나는 교수와 선배에게 90도 인사를 해야 했다”며 “복장 규정도 엄격하다. 구두를 신거나 치마를 입는 것, 화장, 염색 모두 금지고 가방은 백팩만 가능했다”고 말했다. 박현경(컴퓨터공·4)씨는 “모두 똑같은 의상에 머리도 꽉 묶고 다니는 신입생들이 안타깝다. 그들의 문화라고는 하지만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학과의 강요의 원인 중 하나는 학과행사에 참여율이 저조한 것도 있다. 학회비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는 공연영화학부 양진규(공연영화학부·3) 학회장은 “학생들은 학과행사에 참여하여 학과에서 자신이 쓴 돈으로 무엇을 하는지 감시하고 견제하는 권리를 행사할 의무가 있다”며 “하지만 참여를 안 하니까 강요하는 학과가 생기게 되고 둘의 역할이 전도되는 것 같다”며 낮은 학과참여율에 대해 어려움을 토로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과행사보다는 다른 활동을 하는 데에 바쁘고, 학과행사에 참여를 안 하니 학회비는 안내도 되는 사항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박혜진(원예·3)씨는 “동아리 활동과 복수전공으로 바쁘다보니 과 활동에 참여하지 못했다. 대자보를 통해 어떤 과행사가 있는지만 보고 지나가는 편이다”고 말했고, 김수연(행정·1)씨는 “선배가 학회비는 내지 않아도 된다고 해서 내지 않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영은·김윤숙 기자 dkdds@dankook.ac.kr

이영은·김윤숙 기자
이영은·김윤숙 기자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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