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탐구생활 30. ‘수지킴의 도시락 아트’ 김수지 대표
직업 탐구생활 30. ‘수지킴의 도시락 아트’ 김수지 대표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3.03.19 11:51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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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도시락 만들고 싶어요.”

 

팬은 스타의 기호에 맞는 음식들로 도시락을 주문하고, 스타는 SNS에 인증 사진을 남긴다.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팬들의 ‘조공’에는 도시락이 빠지지 않는다. 소녀시대, 원빈, 2NE1, 2PM, 장근석, 이승기, 강호동, 샤이니, 유노윤호 등 그의 도시락을 맛본 연예인만도 여럿. ‘수지킴 도시락 아트’의 김수지 대표에게는 남들과 다른 특별함이 있었다.  <편집자 주>  

스타를 향한 팬들의 적극적인 애정 표현이 일상화되면서 특별 수제 도시락 시장도 덩달아 호황을 맞고 있다. 최근 연예인에게 거액의 도시락을 선물하는 게 유행처럼 번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곳은 단연 ‘수지킴 도시락 아트’다. 

업계 1인자로 인정받는 ‘수지킴 도시락 아트’는 지난 2010년 미국에 사는 친구에게 받은 전화 한 통으로 시작됐다. 강호동의 생일을 맞이해 제작진을 포함한 130인분의 도시락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을 받은 김 대표는 온 시장을 돌아다니며 도시락 통을 구했다. 더 예쁘고 정성스러운 도시락을 만들기 위해 도시락 통은 천으로 장식했고, 평소 취미로 만들어 뒀던 수저집도 활용했다.

김 대표는 평소 운영하던 블로그에 도시락 사진을 올렸다. 130인분의 도시락을 혼자 만드는 고된 작업이었지만 즐거웠던 기억을 기념하기 위해서였다. 며칠이 지나고, 어떻게 알았는지 하루 방문자 수가 2만 명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의 도시락을 만들어 달라는 댓글이 하나둘 달리기 시작했다. 그 뜨거운 반응은 자연스레 사업으로 이어졌다.

그에게 도시락 만드는 일은 ‘창작’이다. 특별한 도시락을 주문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사연을 묻는다. 주문이 들어오면 사연에 맞춰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한 땀 한 땀 수를 놓거나 사진을 오리고 붙여 특별한 도시락 통을 만든다. 시험을 앞둔 이들을 위한 도시락에는 합격 운을 부른다는 잉어가 그려진 천으로 장식을 하고, 남자 친구에게 보내는 도시락은 하트 모양으로 꾸미는 식이다. 그래서 수지킴 도시락은 예쁘기로 소문나 있다. 도도한 스타들이 도시락 빈 통을 간직하고, 나서서 김 대표와 인증사진을 찍을 정도다.

디자인은 물론, 맛도 놓치지 않는다. 유기농 재료를 쓰고 화학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맛있는 음식은 좋은 재료에서 나온다고 믿기 때문이다. ‘음식이 식어도 맛있어야 한다’는 원칙 때문에 도시락은 주로 한식으로 준비한다. 메뉴는 받는 사람의 기호와 건강을 고려해서 정한다. 연예인 도시락의 경우 팬들이 연예인의 식성을 고려해 메뉴를 정해 주기도 한다. 이런 도시락의 기본 재료는 바닷가재, 장어, 송이버섯, 굴비, 전복, 각종 생선회 등이다. 수십만 원짜리 위스키나 와인이 함께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김 대표는 도시락 아트의 가장 중요한 요소로 ‘정성’을 꼽는다. 음식 재료는 물론 꾸미기 재료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는다. 그러다 보면 사실 남는 것은 별로 없지만, 이런 정성 때문에 단골손님이 많다. 그는 “손님의 얼굴을 못 볼 때도 많지만 따뜻함과 정을 전하려고 노력한다”고 덧붙였다. 헤어진 남자친구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도시락을 주문한 손님을 위해 직접 남자친구에게 도시락을 배달한 적도 있다고.

김 대표는 인생 중에서 지금이 바쁘지만 가장 행복하다고 말한다. 어렵게 찾아온 기회인만큼 욕심 부리지 않고 조금씩 사업도 확장해 나갈 생각이다. 부산, 광주, 인천 등 지방 대도시를 중심으로 체인점을 낼 계획이다. 도시락 특성상 지방 주문은 받기 힘들어 주문을 못하는 손님이 많기 때문이다. 기업 등을 중심으로 한 출장요리 사업도 시작할 예정이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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