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touch 76. 1인자는 괴롭다
대중문화 touch 76. 1인자는 괴롭다
  • 김예은 기자
  • 승인 2013.03.26 12:14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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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당한 흠집내기
▲ 논란이 된 무한도전 ‘멋진하루’ 편의 한 장면.

지난 19일 여러 매체에서는 스타강사 김미경이 지난 1월 18일 tvN ‘김미경쇼’에서 인문학 서적을 읽고 자기계발서는 읽지 않는다는 사람에게 “시건방 떤다”고 발언해 네티즌의 공분을 사고 있다고 보도했다. ‘막말 논란’, ‘인문학 비하’라는 표현을 쓰기도 했다.

그는 과연 인문학을 비하한 것일까. 그의 발언 전체를 놓고 보면 그 어디에서도 “인문학 서적을 읽는 사람에게 시건방을 떤다”고 한 것이 아니란 것을 알 수 있다. 인문학만 읽는다는 사람에게 “지혜는 그 어디에서도 얻을 수 있다. 어떤 책을 읽던 지혜를 깨닫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물론 ‘시건방’이라는 단어만 놓고 본다면 거북할 수 있다. 그러나 발언의 전후맥락을 살펴보면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들으라는 내용을 강조하다 다소 격한 표현을 사용한 것으로, 막말 수준은 아닐 것이다. 결국 ‘김미경 시건방 발언 논란’은 앞뒤를 다 자르고 특정 단어에만 몰입, 일부러 흠집을 내려한 것이라고 볼 수밖에는 없다.

소위 말하는 ‘잘 나가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흠집내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국민MC 유재석 또한 ‘유재석 태도논란’으로 실시간검색어를 뜨겁게 달궜다. 지난 9일 방송된 무한도전의 ‘멋진하루’편 때문이었다. 이날 방송에서 무한도전 멤버들은 일일 택시기사로 변신해 서울 시내를 누볐다. 점심식사를 위해 찾은 기사식당에서 실제 택시 기사들을 만난 멤버들은 “오전 내내 돌아다녔는데 2만원도 못 벌었다”, “너무 힘들다” 등 하소연을 하는 한편, 조언을 구했다.

방송이 전파를 탔을 때만 하더라도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여졌던 이 장면은 거의 일주일이 지나서 ‘유재석 태도논란’이라는 황당한 이름으로 퍼졌다. 유재석이 주머니에 손을 넣은 채 어른과 대화를 나눴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유머식으로 시작된 이 논란을 꽤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도 있었고, 곧 기사가 뜨며 네티즌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전후 사정없이 퍼진 캡쳐 사진만 본다면 유재석이 건방져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이 방송을 제대로 봤던 사람이라면 이 논란이 얼마나 황당한 것인지 알 수 있다. 비록 방송은 3월에 방영됐지만, 실제 녹화는 한파가 몰아치던 때 이뤄졌다. 때문에 이날 무한도전 멤버들은 유독 시린 손을 주머니에 꽂고 몸을 떠는 모습을 많이 보였다. 또한 햇볕 잘 드는 곳에 모여 주머니에 손을 꽂고 이야기를 나누는 택시 기사들의 모습과 같은 유재석의 모습은 오히려 그의 역할을 실감나게 하는 요소였다.

평소 유재석은 어른들에게 친절하고 예의바른 모습을 자주 보여준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길에서 할머니에게 대추를 구입하다가 “잔돈이 부족하다”는 말에 “남은 돈은 가지세요”가 아니라 “그럼 대추 만 원어치 주세요”라고 말하는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기도 했다. 그를 향한 흠집내기가 안타까운 이유다.

김예은 기자 eskyen@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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