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묵처방] 소통과 신뢰 회복이 열쇠
[백묵처방] 소통과 신뢰 회복이 열쇠
  • 윤승준(교육대학원·교육학과)교수
  • 승인 2013.03.26 12:16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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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통해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가겠다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이 지났다. 75.8%의 투표율을 기록했던 제18대 대통령 선거에서 과반이 넘는 지지를 얻은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는 각별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거기에는 한강의 기적을 이룩해낸 박정희 대통령 시절에 대한 향수와 육영수 여사를 대신하여 퍼스트레이디 역할을 하던 영애 박근혜 양에 대한 기억이 일정 부분 중첩되어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식 연설에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언급한 것도 실은 그같은 국민들의 향수와 기억을 다시 일깨워 국민대통합과 경제부흥을 이룩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호소하고자 한 것이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취임 한 달이 지난 현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40% 안팎으로 떨어졌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분석할 수 있지만, 정부조직법 개편 및 고위 공직자 인선과 관련하여 정부와 여당이 국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것이 주요 원인으로 보인다. 방송의 공정성이나 민주적 절차를 존중하기보다 정부 위주의 권위주의적 태도를 관철하려고 든 것처럼 비쳐진 것은 집권 여당이 야당과의 협상 과정에서 미숙함을 드러낸 결과였다고 할 수 있다. 장관 및 차관 인사에서 드러난 인사검증시스템의 문제 또한 국민들에게 적지 않은 실망을 안겨 주었다. 박근혜 정부는 이 두 가지 문제만으로도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인수위 활동 과정에서 불거져 나왔던 대선공약 이행에 대한 논란 역시 신뢰를 강조해 온 박근혜 정부에 커다란 상처를 남겼다. 국민들과의 약속을 소중하게 여기고 실천하려는 태도를 가져야 국정도 신중하게 처리할 것임은 자명한 사실이다. 만일 그것이 지킬 수 없는 약속이었다고 한다면, 왜 그것을 지킬 수 없는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상세히 설명하고, 그러한 문제를 공약으로 내세운 사실에 대한 대국민 사과가 우선되었어야 한다. 그러한 과정을 생략한 채 국민들과의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하는 것은 국정을 담당하는 사람의 태도라고 할 수 없다.

출범 한 달이 지나도록 정부조직조차 제대로 갖추지 못한 것은 박근혜 정부의 불행이며 우리 모두의 불운이다. 하루 속히 박근혜 정부가 제 모습을 갖추길 바란다. 그리고 각 부처마다 국민행복 시대를 열기 위한 구체적인 정책들을 마련하고 추진해 가기를 바란다. 정보통신기술(ICT)을 산업 전반에 적용하여 새로운 시장과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정부의 구상은 시의적절한 것으로 국민들이 지대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그러나 융합이 핵심이라는 말만으로는 융합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경제민주화라는 구호만으로는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지지 않는다. 구상을 현실화하기 위한 합리적인 판단과 효율적인 전략, 치밀한 계획과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지금부터라도 박근혜 정부는 국민들의 요구에 귀 기울이고 시대적 요청에 응답할 수 있도록 좀 더 낮은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다. 정책 구상을 구체적으로 실현해 보임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할 것이다. 소통과 신뢰 회복을 통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의 새 시대를 열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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