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국민배우 안성기 “한가지 일에 10년 20년 집중할 수 있어야”
한국의 국민배우 안성기 “한가지 일에 10년 20년 집중할 수 있어야”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3.03.27 11:45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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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친한 배우 박중훈씨는 안성기씨에게 “1980년대부터 40년 넘게 주연을 맡고 있는 유일무이한 배우”라고 말했다고 한다. 반세기 넘게 열정을 잃지 않고 늘 도전하며 더 잘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자타공인 대한민국의 국민배우, 안성기씨를 만났다.  <편집자 주>

▲환하게 웃고 있는 영화배우 안성기.(사진-조수진 기자)

 

 

 

 

 

 

 

 

 

 

 

 

 

 

 

 

 

 

 

 

 

▲ 우리 대학 영화콘텐츠전문대학원 김동호 원장과 함께 <주리>라는 단편영화를 찍었다. 직접 영화에 대한 소개를 한다면.
=아시아나국제단편영화제 10주년을 기념해 개막작을 찍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뜻 깊기도 하고 김동호 위원장님과 친분도 있었기에 재미있게 찍었다. 예술적인 내용을 많이 다루는 일반적인 단편영화와 달리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영화다.

▲ 2009년부터 5년째 박중훈씨와 함께 굿다운로더 캠페인을 하고 있다. 그간 굿다운로드 문화가 많이 형성되고 전보다 개선된 것을 느끼나?
=효과가 많이 있었다고 생각한다. 현재 굿다운로드의 인지도는 80%가 넘고, 60만 명이 굿다운로더가 되겠다고 서약 했다. 이는 단일항목 최고기록이다. 가장 큰 효과는 불법 다운로드 횟수가 줄면서 영화계에 부가판권을 다루는 2차 시장이 형성되어 건전한 문화를 이룰 수 있다는 것과, 극장 외에서 안정적인 수익 창출로 영화인의 힘이 커지기 때문에 더 좋은 작품을 많이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영화뿐 아니라 저작권을 가진 모든 창작물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좋은 습관이 형성되면 우리나라 대중문화계가 많이 발전할 것이다.

▲ 그런가하면 유니세프에서도 친선대사로 활동하고 있다. 연기 이외에 이러한 사회봉사 활동을 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유니세프는 우리나라가 어려웠을 때에도 제일 먼저 찾아와 도움을 주었던 국제단체다. 나는 실질적으로 유니세프의 도움을 받은 세대이기에 도움을 되돌려주고 싶었다. 그래서 지속적으로 유니세프 친선대사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 모 커피 광고에서 수년간 부드러운 이미지를 보여줬다. 실제 가정에서도 같은 모습인가?
=아들만 둘이라 조금 삭막한 게 없지 않아 있다. 지금은 큰 아들이 막 제대하고 작은 아들은 군대에 있다. 네 명이 완전히 모이는 때가 자주 없어 아쉽다. 하지만 가족은 늘 내게 행복을 주는 존재다. 누구에게나 가정은 힘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가정이 평화로워야 바깥일도 더 잘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유독 힘들었던 역할이 있나?
=다면적인 영화 속 캐릭터를 소화하려면 시나리오를 읽는 순간부터 상상력을 발휘해 연기에 몰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서 상상력을 일으키는 역할이 연기하기 편하다. 그런데 작년에 개봉한 영화 <페이스 메이커>(2011)에서 맡은 역할(냉철한 국가대표팀 감독 ‘성일’)은 다양한 모습을 가진 캐릭터가 아니라 상상하기가 힘들었다. 양복만 입고 지내는 캐릭터라 ‘나도 잘 뛰는데, 체육복 입고 뛰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있다.(웃음)

▲ 영화를 하며 가장 힘들었던 때가 언제인가?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1981)이라는 작품을 찍은 적이 있다. 원작도 워낙 유명하고 노동자라는 소재 자체가 그 때 당시에는 파격적이었기 때문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런데 편집 과정에서 검열 때문에 80씬 넘게 수정 및 삭제가 되었다. 결국 본의도와 다르게 그려졌고 많은 비난을 받았다. 하고 싶은 말을 모두 할 수 없어서 그 때가 가장 힘들었다.

▲ 요즘 정치계로 나가는 연예인들이 많다. 이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치계로 나간 연예인이 꾸준히 한 곳에서 열심히만 한다면 대중문화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가 생각보다 상대의 선택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부족한 측면도 있어 정치계에서 잠시 일하다가 다시 연예계로 온 연예인은 대중의 비난을 받기 십상이다. 정치가 꼭 하고 싶은 분들만 정치를 했으면 좋겠다.

▲ 연기를 전공하는 학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은?
=선배 연기자의 조언이 무책임하게 들릴 수 있을 것 같아 조심스럽다. 젊음과 열기, 그리고 초조함과 막연함이 공존하며 마음을 지배하겠지만, 한 가지 일에 열심히 노력하라고 격려하고 싶다. 열심히 한다는 건 어찌 보면 너무나 뻔하지만 가장 중요한 ‘자세’다. 한 가지 일에 10년 이상 집중하면 인정을 받을 수 있고, 20년 이상 노력하면 빛을 볼 수 있는 법이다. ‘이 일이 내 일’이라는 생각으로 길게 보는 시각이 필요하다. 뭐든 맡은 일을 열심히 해야 주변 사람들이 ‘같이 일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 그러다보면 기회도 절로 찾아온다. 모두 열심히 해서 영화계에서 만나길 바란다.

인터뷰 -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사진 -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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