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700만 관중, 그 후
프로야구 700만 관중, 그 후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3.03.27 12:18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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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띤 팬들의 응원, 1000만 관중이 기대되는 이유

지난 1982년 출범한 후 꾸준한 상승 곡선을 그리던 프로야구 관중 수가 작년에 드디어 700만을 돌파했다. 2011년에 600만 관중이 돌파한지 1년만의 일이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일찍 700만을 돌파했고 NC 다이노스가 합류해 9구단 체제가 됐다는 점으로 미루어보아 올해 더 많은 관객을 몰고 올 것이라 예상된다. 프로야구 700만 관중시대 그 이후, 새로이 시작될 2013 프로야구의 개막이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지난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마지막 시범경기를 찾았다.  <편집자 주>


시범경기임에도
입추의 여지없이
꽉 들어찬 야구장
놀라울 뿐이었다

9구단 NC의 가세로 올해는
750만을 넘어 8백만까지 기대

오전 10시. 지난달 있던 WBC 참패로 인해 올해는 프로야구 흥행이 저조할 것이라는 염려기사를 비웃기라도 하듯 23일 잠실구장에만 2만5천명의 관중이 몰렸다는 기사가 올라왔다. 반년만의 야구장 나들이라 마음이 설레였지만 기자가 응원하는 팀의 경기가 아니었기 때문일까, 따뜻한 날씨 때문일까. 여유롭게 준비하던 기자는 문뜩 선착순이란 단어가 떠오르며 마음이 급해졌다.
오전 11시. 야구장에 도착해보니 이미 테이블석과 빨간색 파란색 좌석은 꽉 차고 노란색 좌석과 외야석만 비어있었다. 재빨리 자리를 잡고 야구장의 상징이라고 할 수 있는 긴 응원풍선과 주전부리를 챙겼다. 잠실구장은 내부 공사 때문에 어제부터 본격적인 시범경기를 시작한 탓에 유독 관중이 많이 왔다고 한다. 야구장 출입문 바로 앞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진혜(42)씨는 행복한 표정으로 “두 번밖에 없는 시범경기 중 마지막 날이라 정신없이 바쁘다”며 “관중 수는 매출과 바로 연관되기 때문에 작년만큼 올해도 많은 관중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힘찬 응원가가 울리기엔 아직도 두 시간이나 남았지만 수많은 관중들은 벌써부터 곧 시작될 경기를 기대하며 만발한 웃음을 띄고 있었다. 야구장이 설레는 건 결과보다도 활기찬 관중들의 모습과 절로 즐거워지는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오전 12시. 잠실구장엔 유독 가족단위의 관중이 많았다. 프로야구 관중이 많아지고 대중화되면서 야구장은 숨죽여 경기를 보는 진지한 곳이 아니라 가족들과 손잡고 나들이 올 수 있는 편안한 공간이 됐다. 더구나 오늘은 무료입장이기 때문에 평소보다 더 많은 가족단위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았다. 그 중 경기장 출입구 측에서 아이들과 캐치볼 놀이를 하고 있는 김범상(47)씨에게 인사를 건넸다. 아들과 조카들을 데리고 경기장을 찾았다는 김씨는 “시범경기는 무료이기 때문에 부담 없이 와서 즐길 수 있다”며 “야구장을 자주 찾는데, 올 때마다 아이들이 너무 즐거워해서 나도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김씨의 조카 김현재(11)군도 “시즌이 시작돼서 이제 자주 야구장에 놀러올 수 있다는 게 신난다”며 김씨의 말을 입증했다.
오후 1시. 드디어 두산과 LG의 선수들이 입장하고 경기가 시작됐다. 양 팀 모두 잠실이 홈구장이라 오랜만에 홈구장에서 펼쳐지는 경기를 보기 위해 달려온 팬들로 경기장은 외야석까지 가득 찼다. 2만 7천명을 수용할 수 있는 잠실구장은 눈대중으로만 봐도 2만5천명은 족히 넘어 보였다. LG의 팬이라는 이주은(24)씨는 “잠실구장에서 경기가 열리길 기다렸다”며 “오랜만에 오는 야구장인 만큼 LG가 진정한 서울의 주인이 되는 걸 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올 시즌엔 750만 관중을 기대한다는 전문가의 상기된 목소리가 허풍은 아니었나 보다. 예쁜 치어리더들도 없이 목이 터져라 혼자서 응원을 주도하는 응원단장의 마이크 소리가 온 경기장에 울려 퍼졌다. 드디어 경기가 시작됐다. 두산의 첫 공격으로 시작된 경기는 4회 초까지 단 1점도 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가를 부르는 팬들의 소리는 점점 커져만 갔다. 그리고 4회 말, 드디어 LG에서 먼저 터졌다. 비시즌기간동안 이만큼 훈련했다고 보여주기라도 하듯 멋진 팀워크로 단번에 3점을 뽑아냈다. 하지만 그 이후로 두 회 동안은 또 침묵, 7회와 9회에 두산이 각각 1점씩 얻어내며 전날(23일)과 승자와 패자만 다르게 같은 스코어(3-2)를 만들어냈다. 이주은씨의 남자친구인 박성찬(24)씨는 “마지막 시범경기에서 승리해서 기쁘고 의미있다”며 “잠실구장의 흙을 바꾸는 등 대대적인 개선을 한 만큼 많은 야구팀들이 앞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그리고 오후 4시. 경기가 끝났다. ‘프로야구 700만 관중 시대’ 그 후에 있을 첫 시즌을 여는 시범경기는 LG의 한 점차 승리로 막을 내렸다. 시범경기에도 경기장을 꽉꽉 채우는 열정 넘치는 프로야구 팬들은 시범경기 그 후에 있을 이번 시즌 개막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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