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들해진 중앙동아리
시들해진 중앙동아리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3.03.28 05:48
  • 호수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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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에 쫓기고, 강요에 밀려 대학의 토착 문화 위태

우리 대학 중앙동아리가 죽어가고 있다. 학기 초에는 한창 신입부원들이 늘어날 때인데도 각 동아리 사정은 신통치 않다. 많은 학생들이 취업에 쫓겨 동아리를 멀리하거나 혹은 ‘누군가의 강요’로 인해 학생들이 중앙동아리 가입을 기피하기 때문이다.
“신입부원 한명 모으는 게 하늘에 별 따기다.” 죽전캠퍼스 중앙동아리 ‘기우회’ 회장 윤지한(응용통계·3)씨의 첫마디다. 윤씨는 “학생들의 동아리에 대한 관심이 예전 같지 않다. 학생들이 취직 준비로 인해 학점·스펙 같은 것을 신경 쓰느라 동아리를 들 만한 여유가 없어진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실제 동아리에 들지 않은 이가을(무역·3)씨는 “동아리를 한번 들어보고 싶었지만 학업에 매진하느라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답했다. 또 이지현(분자생물·2)씨도 “학과공부를 하면서 아르바이트까지 병행하니 정말이지 매일 시간에 쫓겼던 것 같다. 도저히 동아리에 들을 시간이 나질 않았다”고 말했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죽전 총동아리연합회장 장혁준(정치외교·3)씨는 “동아리는 수업시간 외에 즐거움을 추구하며 기초적 소양을 쌓을 수 있는 곳”이라며 “여러 경험을 통해 사회인이 되기 전 배움의 통로와도 같은 것인데, 학생들이 학과공부와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여  멀리한다면 대학은 점점 삭막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천안의 중앙동아리는 조금 다른 양상으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선배들의 강요로 인해 학생들이 중앙동아리 가입을 꺼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인문대 J양의 제보에 따르면, “중앙동아리를 가입하고 싶었는데 선배가 과동아리와 중앙동아리를 함께 하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며 “혹시라도 과동아리에 가입하지 않으면 과 점퍼도 입을 생각하지 말라며 눈치를 주었다”고 말했다. 또 윤수정(간호·4)씨는 “중앙동아리를 들걸 그랬다는 생각이 든다. 새내기일 때 선배들의 끈질긴 추천으로 과동아리를 들었던 경험이 있다. 고학년이 되니 중앙동아리를 들고 싶어도 시간이 없었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이러한 세태에 대해  검도 동아리 회장 박재민(녹지조경·2)씨는 “과동아리에서는 신입생들이 중앙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들었다. 특히 예체능학과에서는 거의 못 들게 한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실제로 이 동아리의 신입부원 중 다수가 신설학과 학생들이다. 선배들로부터 압력을 받을 일 없는 신설학과 학생들이 쉬이 중앙동아리에 가입하는 것이 이를 방증하는 셈이다.
이런 반응에 고고학 과동아리 회장 고성욱(역사학과·4)씨는 “모든 과동아리가 가입을 강요 한다는 것은 오해다. 가령 우리 고고학동아리는 소수정예로 움직이는 것이 더 편한 이유로 부원수를 늘리기 위해 신입생들에게 강요한 적도, 그럴 이유도 없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freih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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