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만사 ① 취업성형
세상만사 ① 취업성형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3.03.28 16:54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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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부터 견적 내봐야 마음만 쓰리다

 

▲출처-NAVER 웹툰 <삼봉이발소>

 우리나라는 명실상부 성형공화국으로 세계에 이름을 떨치고 있다. 특히 대학생들 사이에서는 취업성형이 인기 아닌 인기를 끌고 있다. 고등학교 친구들과 모이면 꼭 한명씩 생전처음 보는 얼굴이 앉아있다. 이 때 “누구세요?”라고 묻는 건 실례라는 걸 이제는 안다. 아마 취업을 위해 의사의 손을 통해 다시 태어난 내 친구이리라.

 요즘 대학생들은 자신의 콤플렉스를 없애기 위해서가 아닌 취업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성형을 선택한다. 취업포털 커리어가 대학생 320명을 대상으로 성형수술을 원하는 이유에 대해 설문조사 한 결과 ‘취업을 위해 성형을 고려한다 혹은 했다’가 39.8%나 됐다. 또한 취업성형 현상에 대해 ‘취업난과 외모지상주의 등의 이유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항목이 1위를 차지했다.

 혹시 하일권의 <삼봉이발소>(2008)란 웹툰을 아는가. 한국에 성형외과의사가 있다면 이 웹툰에는 사람만한 가위로 사람의 내면을 치료하는 이발사 삼봉이가 있다. 외모콤플렉스가 극대화돼 ‘외모 바이러스’에 걸린 사람들을 삼봉이가 치료한다는 훈훈한 내용이다.

 여기서 필자는 ‘내면이 중요하다’ 따위의 구닥다리 교훈 따위를 얘기하고 싶은 게 아니다. 우리가 이 웹툰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8화와 9화에 걸쳐 나오는 면접에서 떨어져 ‘외모 바이러스’에 걸린 한 여자다. 그 여자는 모 기업의 최종면접에서 같은 대학, 같은 스펙, 다른 외모(예쁜 외모)를 가진 여자와 붙게 된다. 그러나 그 자리에서 자기가 떨어졌다는 통보를 받고 ‘자신이 못생겨서 떨어졌다’는 열등감에 사로잡혀 외모바이러스에 걸리게 된다.

 삼봉이가 외모바이러스에 걸린 여자에게 말한다. “공평, 불공평을 따지기 전에 네 자신을 위해 뭔가 조금이라도 해봤어? 그냥 ‘이건 처음부터 안돼’라고 너 혼자 결정짓고 계속 불평만 늘어놓고 있는 거 아니야?” 원치 않는데 취업성형을 생각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당신은 면접에서 보여 질 이미지를 위해 매일 거울을 보며 웃는 연습을 해본 적 있는가? 혹은 예뻐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하거나 화장을 배워보려 노력한 적이 있는가? 노력한 후에도 ‘이 얼굴로는 도저히 취업이 힘들다’는 판단이 선다면 그 때 성형외과로 달려가자. 미리부터 견적 내봐야 날아 온 청구서에 마음만 쓰리다.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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