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19 팀버튼전 VS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
막상막하.19 팀버튼전 VS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
  • 서동주
  • 승인 2013.04.01 19:11
  • 호수 13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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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본 것 같지만 친숙하진 않은 두 전시회가 한국에 처음으로 관객들을 만나러 왔다. <팀 버튼전>과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이다. 두 전시회 모두 작가의 이름을 건 첫 내한  전시회로 매니아층의 열광적인 호응을 받았다.
‘남들’만의 세계라고 생각했던 두 전시회에서 ‘그들’이 왜 빠져 들 수밖에 없었는지 두 전시회의 특색을 비교해보자.

작가를 알면 작품이 보인다.
두 작가 모두 작가 본인보다는 작품이 더 유명하다. 팀버튼이 <찰리와 초콜릿 공장>(2005), <다크 섀도우>(2012) 등의 영화감독으로 잘 알려져있는 대중적인 작가라면 마이클라우는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아직 익숙하지 않은 피규어 내지 아트토이라는 장르의 마니아층에게 알려진 작가다.
팀 버튼은 내성적이고 독특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그는 어린 시절 남다른 상상력을 가지고 작품을 창작했다. 그는 18세에 캘리포니아미술학교에 입학하고, 그 후 월트디즈니 영화사에서 일했다. 이때 어린아이 같은 감성을 바탕으로, 기괴하면서 동시에 유머 있는 팀 버튼만의 독창적인 스타일이 탄생됐다. 그의 전성기라고 볼 수 있는 1985년부터 현재까지 세계적인 영화감독으로 이름을 알리며, <가위손>(1990),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2010) 등 우리에게 잘 알려진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마이클라우는 디자인 대학교 졸업 후 광고업계에 취업할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쇼윈도 디스플레이 디자이너를 하며 자신이 일하던 작은 갤러리에 자신의 작품을 전시하게 됐다. 1997년 앨범 커버 디자이너로 취직하게 된 그는 1998년 한 잡지에 ‘가드너’란 제목의 만화 연재를 시작한다. 이 후 그는 가드너 캐릭터들을 피규어로 재탄생 시켰고 현재는 아트토이의 창시자로 명성을 날리고 있다.

전시회의 또 다른 주인공인 관람객.
두 전시회 모두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다. <팀 버튼전>은 아시아 최초이자 당분간 없을 팀버튼 전 월드투어의 마지막 전시다.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 역시 한국에서 최초로 열리는 전시회여서 숨어있던 아트토이 마니아들이 총출동한 듯 보였다.
<팀 버튼전>은 주말이나 관람객이 많을 때는 대기표를 뽑아가며 입장한다. 2천 번에서 4천 번까지의 대기번호는 각오해야 한다고. 전시회장 내부에는 작품을 보려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 있는 진풍경이 연출된다.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도 사람은 많았지만 <팀 버튼전>을 보고 온 후라 괜히 한산한 느낌마저 들었다. 아트토이전은 디지털 카메라 촬영은 불가능하지만 스마트폰으로는 일부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열심히 사진을 찍고 있던 관람객 박경훈씨는 “피규어를 좋아한다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나를 이상하게 생각한다”며 “그래도 이렇게 아트토이에 관심 있는 사람들도 많고 예술로 인정받는 것 같아 괜히 뿌듯하다”고 말했다.

관람포인트, 이것만은 꼭!
<팀 버튼전>은 지나가는 곳 모두가 전시회장이다. 미술관 입구 간판부터 화려하다. 복도의 벽은 그의 그림으로 가득하고 여기저기 설치된 포토존에서 전시장 내부에서는 사진을 찍을 수 없던 아쉬움을 달랜다.
특히 <팀버튼전>은 친절하게도 평일에 네번씩 도슨트(전시 설명)가 있다. 이해하기 쉽지 않은 팀버튼의 작품세계와 설명을 들으니 혼자 봤을 때보다 재미도 있고 이해하기도 쉽다.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 역시 입구부터 거대 아트토이와 그의 페인팅이 벽을 가득 채웠다. 또한 전시장 내부는 아트토이의 섬세한 디테일을 볼 수 있게 360도 전 방향에서 모든 아트토이를 볼 수 있게 돼있다. 얼굴 표정, 옷, 신발 하나하나 가까이 볼 수 있다.
또한 팀 버튼과의 콜라보레이션 작품들도 있어 <팀 버튼전>을 즐기고 온 사람이라면 괜스레 반갑게 여겨진다. 또한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작품들을 발견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꽤 오래 전 일이지만 가수 이승환씨가 한 예능 프로그램에 특이한 코스튬을 입고 나와 화제가 된 적 있었다. 그 옷이 바로 가드너 시리즈의 주인공 애완동물의 옷이다.
아직도 두 전시회가 매니아들만의 전시회라고 생각하는가? 두 전시회 모두 익숙하지 않을 뿐 모두의 문화다. 작년 12월에 시작한 <팀 버튼전>과 올 2월에 시작한 <마이클라우 아트토이전>은 어느덧 전시 막바지를 향해 가고 있음에도 그 열기는 식지 않았다. 인기 있는 한정판 기념품들은 품절된지 오래다. 두 전시 모두 다음달 14일에 종료되니, 두 거장에게 관심이 생긴 사람이라면 서두르는 게 좋을 것 같다.

서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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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jdj0614@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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