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간송 전형필』- 일생을 바쳐 한국의 얼을 지키다
책『간송 전형필』- 일생을 바쳐 한국의 얼을 지키다
  • 장동혁
  • 승인 2013.04.04 16:53
  • 호수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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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68


대영박물관이나 루브르박물관에 가보면 많은 나라의 국기가 한 데 걸려있는 만국기같이 다양한 나라의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 유물들의 국적을 구분하기 위해 인도전시관, 중국전시관, 이집트전시관 등 나라별로 세워진 전시관이 줄지어 서있다.
그러나 이 수많은 전시관에 전시된 유물들은 대다수 다른 나라에서 약탈해 온 것이다. 우리나라 또한 돌려받은 유물의 수가 손에 꼽힌다. 문화재청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그 수는 14만 9천여 점에 달한다고 한다. 수장고에 보관돼 있는 유물들까지 합하면 어마어마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일 조선왕조 마지막 황제인 고종의 손녀 이해경 여사가 조선왕실의 투구와 갑옷(현재 일본 국립박물관 소장)을 돌려달라고 요구하는 편지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보냈다. 그렇지만 현재 일본 국립박물관 측에서는 반환의지를 내비치지 않고 있다. 약탈된 우리 문화재를 되찾아오기 위한 노력은 과거에도 있었다. 특히 우리나라 문화재 수집가로 잘 알려진 간송 전형필 선생의 일대기를 소설 형식으로 그린『간송 전형필』(2010, 김영사)에 잘 나타나 있다.
우리가 교과서나 미술책을 통해서 잘 알고 있는 혜원 신윤복의 ‘월하정인’과 ‘미인도’, 훈민정음 원본, 추사의 글씨, 백자, 청자 불상 등은 모두 간송 전형필 선생이 사비를 털어 모은 수집품이다. 이 유물들은 국보, 또는 보물이거나, 그에 준하는 가치를 지니고 있는 유물들이다. 간송 선생이 인생을 바쳐 모은 한국의 얼이다. 간송 선생은 유물을 수집할 때 한 점당 현재 시세로 몇 십 억 정도를 지불했다.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미술품 또한 수집했다. 대다수가 상상조차 못할 일이다. 그가 그 가격을 지불하는 데 고민을 하지 않았다면 거짓말일 것이다. 그렇지만 다른 나라에 우리 서화와 전적들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그는 인생과 모든 것을 바쳤다.
역사엔 가정이 없지만 ‘간송 선생이 미술품들을 다 팔아버렸다면’ 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간송 선생이 사익을 추구해 자신이 보유한 미술품들을 외국인들에게 팔았다면 우리 청자의 은은한 아름다움과 혜원 신윤복의 익살맞은 그림들을 실제로 볼 수 없었을 것이다. 문화와 전통은 그 민족의 혼과 얼이다. 우리의 유산을 우리의 힘으로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청자를 보고 있자면 빛깔이 참 좋다. 그리고 그 빛들을 보고 있노라면 한 없이 좋아진다. 5월 중순이 되면 간송미술관이 개장한다고 한다. 1년에 단 2번 개장한다. 『간송 전형필』(2010, 김영사)을 통해 간송 선생의 삶을 배우고, 간송미술관에 방문해 간송 선생의 얼을 직접 느껴보는 것은 어떨까? 
 장동혁 수습기자 jdhyeok@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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