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시간 14. 초콜릿의 화학
과학시간 14. 초콜릿의 화학
  • 이철태(화학공) 교수
  • 승인 2013.04.07 23:38
  • 호수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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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코코아, 초콜릿?

 

 1502년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향한 그의 4번째 항해 도중, 약탈한 마야인의 배에서 ‘카카오 빈’을 발견한 뒤로 ‘초콜릿’은 2살부터 80세 노인까지 좋아하는 달콤한 기호 식품이 되었다. ‘초콜릿’은 ‘카카오’ 나무의 열매인 ‘카카오 빈’으로 만들어 진다. ‘카카오 빈’은 ‘카카오’ 나무에서 나는 기다란 멜론형태의 씨앗 깍지 안에서 자라는 25~40개의 희거나 옅은 보라 빛 열매로서 그 크기는 커피콩보다 약간 더 크다. 이 콩들이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미생물과 효소의 작용으로 발효되며, 그 발효과정에서 콩의 병원균이 살균되고 부착되어있던 과육 등이 제거됨으로서 풍미와 갈색을 지니게 된다. 이 갈색의 ‘카카오 빈’을 갈아서 열을 가하면 전체가 죽 상태로 되고 이 죽을 거푸집에서 응고시켜 쓴맛의 ‘베이킹 초콜릿’을 만든 뒤, 이것을 압축하여 액체상태의 ‘초콜릿’인 식물성 지방 ‘코코아 버터’를 만든다. 그리고 압축된 나머지를 부수어 만든 분말이 ‘코코아’ 즉 ‘초콜릿’ 가루이다. 그러므로 ‘코코아’와 ‘초콜릿’은 ‘카카오’라는 한 지붕아래 두 가족인 셈이다. ‘코코아 버터’와 ‘코코아’ 가루를 기본 구성성분으로 설탕, 우유, 다양한 향료, 등의 첨가물을 첨가하는 다양한 기법으로 이 세상의 모든 ‘초콜릿’이 제조되고 있다. ‘초콜릿’ 제조는 아직 비밀스런 예술이다. ‘초콜릿’이라는 이름도 화학공정과 연관되어 나온 것 같다. ‘초콜릿(Chocoate)’이란 이름은 멕시코의 언어로 ‘Chocolatl’ 에 해당되지만 그들에겐 문자가 없어서 그 음에 알파벳을 적용 했던 것으로 되어있으나, 영국인 ‘게지 토마스 (Gage Thomas)’의 책 "A New Survey of the West Indies" 에 의하면 ‘카카오 빈’ 죽이 더운 물에서 용해되는 모양을 나타낸 말인 ‘Choco - Chcod’ 로부터 왔다고 한다.

 

 ‘초콜릿’엔 다양한 화학성분이 포함되어 있다. 가장 알려진 성분인 ‘카페인’을 비롯하여,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 반짝 기분을 좋게 만드는 항우울제인 ‘트립토판’, 근육을 이완시켜 긴장을 풀게 만들고 기분 및 욕구상승 작용을 하는 ‘테오브로민’, 과유불급이지만 우수한 항산화 영양소이자 혈압을 내리게 하고, 혈소판 응집을 막아줘 심혈관계를 보호하는 ‘플라브노이드’ 등이다. 또한 ‘초콜릿’에는 긴장을 완화시키는 각성제의 성분으로 ‘아난다마이드’ 가 함유되어있다. 이 물질은 마약을 복용할 때처럼 긴장을 완화시키는 역할을 한다. 술을 마실 때 ‘초콜릿’을 함께 먹으면 ‘초콜릿’의 ‘타우린’ 성분이 알코올 분해를 돕기도 한다. 음주 전후에 섭취하는 당분은 숙취를 줄여줄 뿐 아니라 몸속에서 포도당으로 변해 알코올 해독을 도울 수 있으므로 도움이 된다. 이와 같은 많은 성분과 함께 비밀스러운 성분의 하나는 ‘페닐에틸라민(PEA)’이다. 지구상에 ‘초콜릿’만큼 ‘페닐에틸아민’ 성분이 많은 음식은 없다고 한다. 이 성분은 성적으로 흥분하면 뇌에서 분비되는 것으로, 연애 감정의 기복에 깊이 관여하는 물질이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초콜릿’을 선물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어찌 보면 실연의  아픔을 느끼는 사람에게 ‘초콜릿’이 효과적일 수 도 있다. 이런 ‘초콜릿’의 화학작용 때문에 상술이긴 하지만, 발렌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아닐까? 내년 발렌타인데이 땐 남자친구용 ‘초콜릿’을 준비하면서, 아빠를 위한 달콤 쌉싸름한 ‘다크 초콜릿’도 챙기는 딸이 되면 어떨까?

이철태(화학공) 교수

 

이철태(화학공) 교수
이철태(화학공) 교수

 dkdds@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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