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그 후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그 후
  • 이영은 기자
  • 승인 2013.04.09 16:05
  • 호수 13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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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질녘까지 자전거 대여점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 북한강변을 달리는 한 자전거 동호회.

북한강 자전거길 개통, 그 후

해 질녘까지 자전거 대여점은 손님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북한강을 따라 자전거로 달리다 보면 호반의 도시 춘천이 눈앞에 펼쳐진다. 작년 11월 5일 개통한 4대강 사업 중 하나인 북한강 자전거도로다. 북한강 자전거도로는 춘천시 의암호와 강촌, 화천군 화천읍 일대 3개 코스로 나눠 모두 75km에 조성돼있다. 기자는 지난달 24일 춘천역에서 신매대교까지, 31일 양수역에서 대성리역까지 춘천의 절경 속에서 자전거와 함께 하고 왔다. <편집자 주>

▲ 소양강을 배경삼아 자전거로 달리는 모습.

지난달 24일, 춘천행 전철에 몸을 실었다. 춘천행 전철이 뚫리면서 춘천을 향하는 발걸음이 끊이질 않는다. 춘천행에 몸을 실으니 등산복을 입은 승객들이 가득하다. 춘천역에 가까워질수록 역마다 내리는 사람들의 행렬이 끊이질 않는다. 춘천역에서부터 자전거 도로를 탈 생각으로 춘천역 앞에 자전거를 빌려주는 곳이 있다기에 무작정 찾아갔다. 하지만 자전거 도로로 진입하는 소양 2교 앞에 가서야 자전거 대여소가 있었다. 춘천역에서 소양 2교는 차로 7분, 자전거로는 30분 정도 걸린다. 스마트 폰으로 지도를 켜서 목적지와 현재 위치를 확인할 수 있고, 가다보면 길이 연결되니 길을 잃어버릴 일도 없다. 소양 2교 앞에 도착하니 바람에 저고리를 흩날리듯 서있는 소양강 처녀 동상이 먼저 반겨줬다.

 

북한강 종주구간 약 8시간 소요
잘 가꾸어 진 자전거길에 강변 운치


아직 날씨가 덜 풀려서 그런지 신매대교로 향하는 자전거 도로에는 멀리서 온 사람들보다는 지역주민이 더 많았다. 옷차림으로 멀리서 왔는지 지역주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오늘 자전거 타러 날 잡았구나’하는 사람들은 등산복 차림에 전용 헬멧까지 갖춰 입고 일자로 줄맞춰 행진한다. 자전거 도로에 들어서자 소양강 풍경이 주변 아파트단지와 조화를 이룬다. 대부분 구간이 경사가 없는 완만한 지형인 탓에 30분 만에 8km구간에 도달할 수 있었다. 페달을 힘차게 밟자 강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와 상쾌했다. 하지만 그 상쾌함도 잠시, 황사바람이라 먼지가 많고 강이라 그런지 벌레가 많이 꼬였다. 꽤 많은 사람들이 선글라스와 마스크를 쓰고 달렸다.


3월의 마지막 날에는 죽전역에서 출발했다. 양수역까지 2시간정도, 양수역은 북한강과 남한강이 만나는 길목으로 북한강과 남한강 자전거 종주구간을 골라 갈 수 있다. 양수역 1번 출구로 나가면 바로 앞에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하루 15,000원으로 자전거를 대여할 수 있다.(빌리는 시간마다 가격이 다르다) 북한강 자전거 도로로 이어지는 길목을 따라 달렸다. 북한강철교 - 팔당대교 -종주구간 인증센터 -유기농테마파크 - 북한강 - 물 마음 길을 지나 대성리역 방향으로 이어진다. 이 구간은 계속해서 강을 따라 달릴 수 있고, 중간 중간 쉴 수 있는 쉼터가 많아 인기 있는 구간이다. 짧은 거리마다 화장실이 배치돼 있고, 먹거리도 있다.


북한강 종주구간 인증센터에서 인증 도장을 찍고 있는 부산 웅생 자전거 동호회를 만났다. 섬진강, 제주도 종주구간 빼고 전국의 종주구간을 다 돌았다는 김상배(52)씨는 “북한강 종주구간은 처음 오는 사람들에게는 불친절하다. 자전거 도로는 잘 돼있는데 이정표가 부족하다”며 “부산은 인증센터나 유명명소가 얼마나 남았는지 밑에 친절히 써져있는데 여기는 없다”고 말했다. 웅생 동호회는 인증 부스 앞에서 인증 샷을 남기고 달려 갔다.


자전거 길이 ‘잘 돼있다, 잘돼있다’ 들었지만 모두 콘크리트나 아스팔트로 된 자전거 전용도로로 돼있어 놀랐다. 가끔씩 차도를 통해 지나가야 하는 길도 있지만 자전거 도로가 따로 그려져 있다. 오래 달리다보면 끝없이 펼쳐진 강의 모습에 조금은 지루하다. 지루함을 없애기 위해서일까 여기저기서 ‘쿵짝 쿵짝’ 라디오나 노래 소리가 들린다.

▲ 손명수(48)씨가 펑크난 자전거 바퀴를 고치고 있다.

다시 양수역 방향으로 돌아오는 길에 매점에서 자전거 바퀴에 펑크 난 것을 수리하고 있는 손명수(48)씨를 만났다. 펑크난 곳에 전문 장비를 붙이고 있다. 손씨는 “강변에서 출발해서 1시간 반만 탔다. 비탈길에 몸무게에 눌려 펑크가 났나 보다. 나이도 있으니 오래는 못 타고 체력에 맞게 조금씩만 탄다”며 “도로로 이어진 부분은 조금 위험하다. 교통 하도부분 구간이 지금 살짝 손상된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해가 질 무렵까지 양수역 앞에서 자전거를 빌리는 사람들이 끊이질 않는다. 가족과 친구, 연인들이 보인다. 우리 대학에서 서울 가는 데도 두 시간, 춘천 가는 데에도 두 시간. 바쁜 학기, 숨 트이는 춘천에 들려 자전거 여행이라는 여유를 즐겨보는 건 어떨까.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

이영은 기자
이영은 기자

 lye010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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