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주의에 오염된 대학스포츠
자본주의에 오염된 대학스포츠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3.04.09 17:12
  • 호수 134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마추어리즘이 죽었다

 

 

지난 해 12월 국가대표 감독 자리까지 지냈던 대학 야구 감독들이 배임수재 혐의로 무더기 적발된 ‘대학 야구부 입시비리 사건’이 터지면서 아마추어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에 대해 자성의 목소리가 높았다. 그 이후에도 몇 차례 사건이 터졌고, 아마추어 스포츠를 육성한 우리 대학에서도 대학 야구부 입시비리 사건이 터졌다. 전직 야구부 강 모 감독이 구속 기소됐다. 강 전 감독 역시 학부모에게 입시 청탁과 관련해 금전적인 대가를 받은 혐의다.

이 사건과 관련해 김경호 야구부 현 감독은 “우선 전직 감독과 관련된 불미스러운 일과 관련하여 송구스러울 따름”이라며 “두번 다시는 이러한 일이 없도록 할 것을 약속 드린다”며 강 전 감독을 대신하여 사과했다. 이어 김 감독은 대학 스포츠 비리 문제에 대해 “지도자의 도덕성 결여와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소위 ‘끼워 넣기’ 관행이 문제”라고 말했다. ‘끼워 넣기’란 실력이 좋은 선수를 영입하기 위해 기량이 부족한 선수를 같이 데려가는 조건으로 계약하는 것을 말한다. 실력이 부족한 선수도 잘하는 선수와 함께 스카웃 될 수 있기 때문에 자녀를 좋은 대학에 입학시키고자하는 학부모와 감독 간에 부정청탁이 오가게 된다.
 
대학 스포츠의 구조적 문제는 이뿐만이 아니었다. 사전 스카웃제도가 체육특기생 선발을 무용지물로 만들고 있다. 사전 스카웃제도를 통해 감독이 체육특기자전형 수시모집 전형 전에 미리 점찍어놓은 선수에게 감독이 미리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총장협의회 집행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신욱(국제스포츠) 교수는 “사전 스카우트제도가 이토록 성행을 하는 데엔 ‘지원서제도’도 일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원서를 미리 대학 감독에게 전달하여 무조건 해당 대학에 입학하겠다고 계약서를 쓰는 것이다. 그로인해 A대학에 지원서를 내지 못한 학생들은 애초 A대학의 수시모집에 지원을 하지 않기 때문에, 실질경쟁률이 1:1과 같이 턱없이 낮은 경쟁률로 무난히 입학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아마추어 스포츠가 부정 청탁으로 오염이 되고 있는 와중에 우리 대학은 어떤 대책을 세우고 있을까. 우리 대학은 2014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 수시모집전형이 변화한다. 최재석 체육부장은 “이전의 제도가 경기실적 50%+면접50%로 진행됐다면, 올해부터는 경기실적 90%와 학생부성적10%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화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관적인 기준이 반영되는 면접을 배제함으로써, 혹시라도 있을 부정청탁을 미연에 방지하고자 대학에서 내린 방침이다. 또 최 부장은 “지원하는 학생들에게 체육특기생 전형이 공개선발을 통해 투명하고 공정하게 선발한다는 것을 알릴 수 있는 대학별 입시설명회와 같은 기회가 있으면 좋을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성균관대는 완전공정경쟁 체제를 도입한 바 있다. 또한 그는 “우리 대학 감독들은 모두 정규직이다. 안정된 환경에서 학생들을 지도하고 금전적인 유혹에 흔들리지 않도록 복리후생에도 신경쓰는 편”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입시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연루된 지도자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것도 중요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실제로 우리 대학에서 98년도에 있었던 조정부 감독의 비리 혐의로 인해 조정부가 해체되고 지도자가 즉결 파면된 사례가 있다. 장봉군 체육부 팀장은 “다른 것도 아니고 학생들에게 불신을 갖게하고 학교의 명예를 추락시키는 비리에 연루된 지도자는 5년에서 10년의 중징계가 아니라 동종업계에서 영구제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수정 기자 freihe@dankook.ac.kr

민수정 기자
민수정 기자

 freihe@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