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22 김응용 vs 박지성
막상막하.22 김응용 vs 박지성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3.04.16 11:46
  • 호수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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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더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나

서로를 바라보면 동병상련의 마음이 아닐까?
동병상련의 뜻을 보면, 같은 병자끼리 가엾게 여긴다는 뜻으로,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끼리 서로 불쌍히 여겨 동정하고 서로 도운다’는 의미다.
한화 이글스 김응용 감독의 처지와 퀸즈파크 레인저스(QPR) 미드필더 박지성의 처지를 보면 생각나는 한자성어다. 그들 간의 연관관계가 있을지 없을지 알 수 없지만, 각기 야구계와 축구계에서 정상을 달렸던 사람들이다. 서로의 존재와 현재 처지를 알 것이다. 그렇다, 아마도 그들은 서로 동병상련의 마음일 것이다.
이번 주 막상막하의 주인공은 최정상만을 달리다, 현재 추락의 길을 걷고 있는 김응용 감독과 박지성 선수다. 연패의 늪에 빠진 한화 이글스의 수장으로 고혈압이 우려되는 김응용 감독. 영국프리미어리그 강등권의 늪에 빠져 헤어날 기미를 보여주지 못하는 QPR의 박지성. 누가 더 우울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까.
김응용 감독은 프로야구 팬이라면 모르는 게 ‘간첩이 아닌가’ 의심이 될 정도로 유명하다. 특히 김응용 감독의 별명 ‘코끼리’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다. 73세의 나이에도 건장한 몸매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별명이 ‘코끼리’라고 생각하는 팬들이 많지만 실제로는 아니다. 현역 시절 1루수를 맡은 김응용 감독이 어떠한 악송구도 긴팔로 코끼리처럼 잘 받아낸다 해서 붙여진 별명이다.
그는 기록 야구가 현재처럼 체계화 되지 않아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60~70년대 최고의 타자였다고 한다. 부산상고 시절 타격상을 탔었고, 1965년과 67년에는 실업 야구 홈럼왕으로 뽑혔다. 그런 선수시절의 배경 때문이었을까? 그가 타이거즈의 감독으로 역임하는 동안 해태는 시원시원한 홈런으로 유명한 팀이었다. ‘오리 궁뎅이’ 김성한, ‘해결사’ 한대화, ‘바람의 아들’ 이종범까지 홈런과 장타로 유명했던 타자들을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그 감독에 그 팀이었던 것이다.
그 후 삼성 라이온즈 감독으로 맡아, 한 번의 우승을 자신의 경력에 추가했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한 감독이 우승을 열 번 하는 다시는 나오지 않을 기록을 만든 것이다. 그는 프로야구계의 살아있는 레전드이다.
그런 그가 8년 만에 현장으로 복귀했다. 2013시즌 전 한화 이글스라는 척박한 땅에 착륙한 ‘코끼리 호’에 대한 성공의 의구심은 명백히 갈렸었다. ‘우승 청부사’라는 별명에 맡게 꼴등 팀 한화 이글스를 2~3년 안에 우승권으로 진입하게 할 것이라는 의견과 한화라는 팀으로는 김응용 감독도 어쩔 수 없을 것이라는 의견으로 나뉘었다.
뚜껑을 열어본 지금, 김응용 감독일지라도 한화는 안 되는 팀이라는 것을 한화 선수들은 몸소 실천하고 있다. 경기 도중 한 번씩 더그아웃을 나가는 모습을 보면, 그의 안착을 지지했던 팬들의 마음에 사금파리 한 조각이 박히는 것 같다.
또 한화 선수들의 수비 실책을 보고 지그시 감는 김응용 감독의 모습을 보면 타 팀의 팬일지라도 연민의 감정이 느껴진다. 해태와 삼성시절 지는 버릇보다 이기는 버릇이 더 들었을 그에게 현재의 처지는 과연 어떨까.
연민의 감정을 느끼게 하는 또 다른 유명 스포츠 스타가 바로 박지성이다. 박지성이 누군가. 대한민국 축구도 이 정도로 성장 할 수 있고, 이런 스타도 나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선수다. 위기 때마다 한국 축구의 희망이 되었다. 소속팀이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트에서도 헌신적인 플레이로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됐던 선수였다. 하지만 현재의 그의 처지는 쓸쓸하다.
박지성은 교토상가 FC, PSV 에인트 호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등 각 리그의 정상을 달린 팀에 뛰었었다. 김응용 감독처럼 지는 것보다 이기는 것이 몸에 밴 선수다. QPR의 비전이 뭐였는지, 또 그게 왜 매력적이었을지 모르겠지만 그의 선택은 그의 처지를 난감하게 하고 있다.
최근 기사에서는  맨유 시절 그에게 항상 따라 붙던 이적설이 돌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러 미러’는 QPR의 강등 여부와 관계없이 팀을 떠나보낼 것이라는 내용을 보도 했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선수단 연봉을 줄일 계획일 것이라는 것 때문이다.
차기 행선지로는 북미프로축구리그(MSL)로 이적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은퇴를 준비하는 그에게 QPR의 강등은 초라한 은퇴식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이다.
또 박지성에게 더욱 연민의 감정이 느끼는 것은 아직 혼사를 치르지 않았다는 것이다. 박지성 정도의 수준의 인성과 스타성이라면 결혼을 서두르는 게 오히려 ‘해’가 될 수 도 있다는 팬들의 의견도 있다. 33세의 나이에 그의 외로움을 달래줄 연인이 있었다면 조금이라도 덜 안타까울 것이다.
누가 더 암울한가? 두 사람 모두 ‘경력절벽’에 서있다. 현재의 소속팀의 성적으로 인해 자신이 세운 찬란한 경력이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응용 감독은 최근 한화 팬들이 염원하는 ‘탈꼴찌’를 이뤄낼 수 있을까? 박지성 선수는 초기적으로 QPR을 잔류시키는 영웅이 될 것인가? 힘들다는 것은 모두 다 아는 사실이다. 그냥 한번 그들을 지켜보자.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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