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왜 그러셨어요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 왜 그러셨어요
  • 민수정 기자
  • 승인 2013.04.18 13:22
  • 호수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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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인터넷을 뜨겁게 달궜던 ‘모 대학 강강술래’사건에 대해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는 모 대학 경영학과 학생들이 벌인 해프닝으로, 학생들이 교차로에서 차들을 막고 강강술래를 벌인 사건이었다. 사건 당시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의 비난이 폭주했다. 댓글에는 ‘요즘 무개념 대학생들’로 시작한 입에 담지 못할 욕들이 태반이었지만, 그 속에서 고개를 끄덕일만한 말이 있었다. ‘대학생씩이나 돼서 왜 그랬대?’ 그러게나 말이다. 기자도 궁금하다. 대학생‘씩’이나 돼서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서글픈 것은 우리 대학에서도 종종 상식 밖의 행동을 하는 학생들이 보인다는 것이다.
기자가 속한 학과의 전공 수업 시간이었다. 교수가 중요 개념에 대해 반복해서 설명했다. 주교재가 있었지만 주로 수업은 PPT 화면을 통해 진행되는 것이라 학생들은 다들 화면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 때, 맨 앞자리에 앉은 여학생이 핸드폰을 꺼내 스크린을 찍기 시작했다. 필기하기에는 분량이 많았던 터라 그러려니 했다. 그리고 그 때부터 일제히 “찰칵” 카메라 셔터음이 들리기 시작했다. 황당한 상황에 교수는 할 말을 잃은 건지 아무런 제지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몇몇 학생들은 그것을 ‘허락’으로 받아들였는지, 너도 나도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사진촬영으로 인해 수업은 당연 중단됐다. ‘학구열이 높으신’ 학생들을 위한 교수의 배려였다. 
또 며칠 전이었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려고 할 때였다. 어디선가 훅하고 담배냄새가 났다. 남학우들이 건물 입구에 모여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시계를 보니 수업시간이 5분도 채 남지 않았다. 그 때 한명이 수업 가야한다고 말하자, 다들 바닥에 꽁초를 휙 던지고는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퉤”, 바닥에 침 한번 뱉는 것도 잊지 않았다. 넓은 공터 다 놔두고 굳이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입구에서 담배를 피우는 그 ‘의지’에 감동했다.
그 외에도 기자가 목격한 사례들은 많다. 수업시간에 빠져나갔다가 출석부를 때 들어오기, 새치기하기, 시험기간에 학생증으로 자리 잔뜩 맡아놓기 등등. 하지만 이런 얘기를 더 해서 무엇하나 싶다. 학생들 스스로가 반성하지 않는 이상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데 말이다. ‘나 하나쯤이야 괜찮겠지’, ‘다들 그러는데 뭐 어때’라는 안일한 생각들이 대학생들에게 ‘무개념’이라는 수식어를 달리게끔 만들었다.
인간에겐 옳고 그름을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이성이라는 것이 있다. 그러니 철부지 대학생들은 이제 그만 이성을 찾고, 자성하자. ‘술김이라 그랬어요’, ‘제가 어려서 잘 몰랐어요’ 라는 변명 뒤에 숨는 것은 비겁하다. 우린 이미 자신의 행동에 법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성인이다. 또 범법행위가 아닐지라도 적어도 우리 단국인 만큼은, 서로 얼굴 붉힐 몰상식한 행동은 하지말자. 배울 만큼 배운 사람들이니 그러지 말자.


민수정 기자 freihe@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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