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터치 80. 음악의 세대통합
대중문화터치 80. 음악의 세대통합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3.05.08 12:37
  • 호수 13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세대 넘어선 전설과 슈퍼스타
전설의 오빠와 상큼한 슈퍼스타가 새 노래에 봄을 싣고 찾아왔다. 그런데 이들의 팬들은 번지수를 제대로 확인해야 될 것 같다. 전설의 오빠 조용필은 심장이 bounce bounce하는 ‘bounce’란 트렌디한 곡을 들고 컴백했고, 상큼한 슈퍼스타 로이킴은 아날로그 느낌이 물씬 풍기는 봄노래, ‘봄봄봄’을 들고 데뷔했다. 우리가 익히 알던 그들의 목소리가 아니었다면 곡분위기만으로는 누구의 노래인지 분명 구분이 힘들었을 것이다. 이들이 출사표를 던진 지 보름이 지난 아직까지도 어머니의 ‘오빠’는 세련된 분위기의 영어로 된 제목의 노래를, 나보다 어린 오디션 스타는 아날로그적 감성이 묻어나는 휘파람과 기타 선율을 가진 노래를 들고 나왔다는 사실이 소름 돋고 놀랍다. 심지어 지난 금요일 ‘뮤직뱅크’에선 두 사람의 노래가 나란히 1, 2위에 오르기도 하는 등 대중들의 큰 사랑까지 받고 있다. 4월의 최고 히트작인 이 두 곡은 가요계에도 큰 의미가 있다. 50년생 조용필과 93년생 로이킴이 서로의 세대를 넘나드는 노래를 선보였다는 점이다. 이들의 ‘세대통합’은 음악의 소비층이 절대 한정적이지 않다는 것을 보여줬다. 조용필의 19집 앨범은 10년 만에 돌아온 ‘가왕의 신보’라는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발매 당일 음반매장 앞에는 조용필의 친필 사인 앨범을 사기 위해 20대부터 50대까지 수많은 오빠부대가 몰렸다는 후문이 있다. 그런가하면 로이킴 역시 반듯한 이미지와 어딘가 김광석의 분위기를 연상시키는 자작곡으로 다양한 연령층의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세대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끈 배경에는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나아간 ‘도전정신’에 있다. 조용필은 가왕의 타이틀과 싱어송라이터의 이름을 잠시 내려놓고 외국 작곡가와 함께 2013년 트렌드에 발맞춘 노래를 발표해 63세란 나이를 무색하게 했다. 위에서 아래로의 세대통합을 이룬 것은 물론 데뷔 후 처음으로 음원도 출시했다. 무엇보다 조용필은 폭넓은 아티스트로, 항상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을 만들었다. 이번 앨범에서도 한 번도 시도한 적 없던 락앤롤과 일렉트로닉 등 다양한 장르의 노래를 통해 젊은 세대를 사로잡았다. 최고령 음악프로그램 1위 가수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로이킴의 아날로그적 감성도 아래에서 위로의 세대통합을 이뤄냈다. 로이킴은 집안, 학벌, 외모까지 완벽한 오디션 프로그램의 우승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 장르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자신의 데뷔곡을 과감히 자작곡으로 선택하고 휘파람과 통기타, 그리고 ‘그대여 나와 함께 해주오’ 등의 예스러운 가사까지 사용했다. 또래 아이돌의 어줍잖은 발라드를 부끄럽게 하는 행보다. 세상에 좋은 노래는 많다. 하지만 우리 세대와 부모님 세대가 함께 공감할 수 있는 노래는 드물다. 우연찮게 같은 시기에 만난 조용필과 로이킴의 도전은 시너지를 냈다. 2030과 4060을 함께 TV 앞에 앉혔다는 것, 이것만으로도 이들의 노래가 가지는 의미는 충분하다.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이호연 기자
이호연 기자 다른기사 보기

 hostory3253@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