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철도 전문가 신민호(토목공학·84졸) 동문
우연찮게 일본에서 시작한 철도 관련 프로젝트에 참여해, 현재 한국 철도를 이끌고 있는 그는 철도에 대한 애정이 많아도 너무 많다. 한국 철도를 위해 철도기술연구원장을 맡아 한국 철도를 이끌고 싶어 하는 2012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 한국 철도 전문가 ‘철도왕’ 신민호(토목공학·84졸)동문을 만났다. <편집자 주>
한국 철도만을 생각하는 ‘철도왕’
2012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
한·중·일 국제 기술 교류회 MOU 주도
세계 4위 철도 강국을 향한 노력
▲2012 올해의 닮고 싶은 인물상을 수상했다. 어떤 상인가?
전국 NGO단체연대가 국가관이 투철하고 지역간, 세대간, 계층간의 화합과 소통을 통한 국민통합과 사회발전에 공헌하여 타의 귀감이 된 인물 및 기업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총 11명의 인물이 수상했는데, 나는 SOC(사회 간접 자본) 부문으로 수상했다. 국내 최초 ‘철도방재시스템’의 개발 및 철도안전관리네트워크시스템 등을 개발해 한국철도기술발전에 기여한 부분이 수상할 수 있었던 배경인 것 같다.
▲수상했을 때 기분이 어땠나?
상을 받을 줄 몰랐다. 한 해의 닮고 싶은 사람으로 뽑힌다는 것이 얼마나 영광스러운 것인가. 정말 기분 좋다. 상을 받은 분들의 면면을 보니 국회의원으로 새누리당 서상기(대구 북구을·67)의원, 민주당 추미애(서울 광진구을·55)의원, 아름다운동행 설립자 김태수(47)씨 등 명망 높은 분들이었다. 이분들과 같이 수상을 했다는 게 영광스럽다. 이제부터는 진짜 ‘닮고 싶은 인물’이 되기 위해 더 노력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한국 철도 발전에 대해 간략한 설명 부탁한다.
우리나라가 1899년 일본인에 의해 경인선으로 철도가 처음 탄생했다. 이후 철도 발전이 부진했으나 2004년 KTX 경부고속철도를 중심으로 고속으로 철도기술이 발전하고 있다. 그러나 아쉽게도 경부고속철도는 프랑스 테제베(TGV)의 기술을 등에 업고 발전했다.
2004년에 운행된 KTX는 동력차 2칸, 동력 객차 2칸, 객차 16칸으로 총 20칸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손님이 없어도 어디 한 칸을 빼고 운행할 수 없어 에너지 소비가 심했다. 그래서 테제베의 단점을 보완하는 한국형 고속철도인 KTX-산천을 개발 한 것이다. 쉽게 말해 테제베가 ‘아날로그’라면 2010년부터 개통한 KTX-산천은 ‘디지털’이다. 칸 수도 승객 수에 따라 조절할 수 있고 전 좌석을 360도 회전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제작했다.
우리나라가 역사가 짧은 것에 비해 발전 속도는 굉장히 빠르다. 현재 세계에서 일본, 프랑스, 독일이 철도 선진국인데 우리나라도 뒤처지지 않는 철도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철도 세계 위상은 어느 정도인가?
KTX-산천이 350km정도 속도를 낸다. 현재 세계에서 5위 정도의 기술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또 한국은 틸팅(tilting)열차를 개발 했다. 틸팅 열차는 곡선 선로를 지날 때 차체를 회전방향 안쪽으로 기울여 원심력을 줄임으로써, 열차가 속도를 크게 줄이지 않은 상태에서도 탈선하지 않고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차량이다.
그리고 현재 HEMU-430X라는 고속철도차량을 시운전하고 있다. 현재 시속 420km를 돌파했다. 상용화 된다면 시속 430km의 속도도 가능할 것이다. HEMU-430X의 기술력은 세계에서 4위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브라질, 터키, 말레이시아, 미국 등에 철도 기술력을 수출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철도의 세계화를 위해서 하고 있는 노력은?
내가 만든 교류회가 있다. 아시아에서 한·중, 한·일, 중·일 간의 철도 기술력 교류는 계속 있었다. 하지만 한·중·일 공동 협력 교류는 없었다. 국내외 대외협력업무로써 한·중·일 국제 기술 교류회 MOU체결을 추진함으로써 아시아의 철도 개발이 공론화되도록 했다.
또 WCRR(World Congress Railway Research)세계철도학술대회를 2008년(제 8회)에 처음으로 한국에서 개최했다. WCRR은 2년마다 열리는 학술대회로, 각 국의 철도 기술력과 논문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큰 철도 관련 모임이다.
▲자기부상철도 실용화 기술개발 사업 기획을 추진 중인데 자기부상철도는 무엇인가?
현재 영종도 신공항에 있는 것으로, 자기력(magnetic force)을 이용한 철도다. 예를 들면 자석의 N극과 N극을 부딪치면 밀려나는 것을 이용한 것이다.
열차를 부상하기만 하고 속도를 내어 앞으로 달리기 위해서 바닥과 측벽에 선형 리니어 모터를 깔아 놓고 N극과 S극을 엄청난 빠른 속도로 바꿔 주면서 밀고 당기는 속도를 빠르게 하는 것이다. 상전도와 초전도를 이용해 속도를 내고 있는데 경제성과 유지관리비에 따라 상전도를 선택하거나 초전도를 선택하는데 더 빠른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초전도를 이용해야 한다.
▲그린 오션 철도를 주창하고 있는데 그린 오션 철도는 무엇인가?
역사학자 윌리엄 버스타인은 그의 저서 『부의 탄생(The birth of plenty)』에서 시장경제 활성화, 과학적 합리주의와 빠르고 효율적인 통신 및 수송체계 등을 선진국으로 가는 조건으로 제시했다.
그가 한 말 중 “빠르고 경쟁력 있는 교통수단은 국가 경제력을 좌우하는 전제조건”이라고 주장했다. 교통수단 중 특히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줄이는 교통수단으로 최선의 대안은 철도다. 철도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하고 있다. 철도는 녹색 성장 동력이 될 수 있고, 국가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최고의 교통수단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린 오션인 철도의 발전을 꿈꾸고 있다.
▲철도 관련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는.
철도 일을 해야겠다고 해서 시작한 것은 아니다. 1990년에 교토대학 박사학위를 받기 위해 일본 유학을 갔다. 논문을 쓰다, 일본 동경의 다구찌 연구소의 철도 프로젝트에 우연히 참여하게 됐다.
고속철도 관련된 프로젝트는 평소에 전문적으로 공부한 분야가 아니었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다. 하지만 6개월간 일본어 공부도 할 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는데 이 선택이 나의 밥벌이가 됐다(웃음).
▲철도에 관련된 직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철도 관련 직종을 원하는 학생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철도 관련 직종을 선택하려는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은 우선, 철도 관련 기관 홈페이지를 수시로 들어가는 것이 가장 좋다. 코레일, 철도시설공단, 철도기술연구원, 철도 대학, 서울 메트로 등 철도 관련 홈페이지를 가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다음은, 철도공학개론을 읽어라. 철도에 관련된 홈페이지를 방문해도 생소한 용어들이 많을 것이다. 철도공학개론을 읽으면, 철도에 대한 폭 넓은 정보를 받아들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철도와 친해져라. 철도여행도 가보고, 철도 관련 잡지도 구독한다면 철도에 관련된 직종에 자신도 모르게 다가갈 것이다.
▲앞으로의 계획은.
철도기술연구원장 재도전이다. 현재 2번 낙마를 했다. ‘삼세번’의 마음으로 재도전 할 것이다. 철도기술연구원장에 당선이 되어 한국 철도의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싶다.
▲우리 대학 후배들에게 한마디.
각 과마다 전공 분야가 다양하다. 하지만 학생들이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토목, 건축, 경제, 경영 등 자신이 전공하는 분야만 공부해서는 최고가 될 수 없다. 만약에 자신이 전공하고 있는 것이 건축일지라도 사회과학계열, 인문계열, 등 끊임없는 자기계발을 해야 하는 사회다. 지금 당장은 전공 분야 외의 공부가 도움이 안 될 것 같지만 언젠가는 자신에게 되돌아오는 빛이 될 것이다.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