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예능의 힘은 어디서 올까?
5. 예능의 힘은 어디서 올까?
  • 신현식 기자
  • 승인 2013.05.15 14:56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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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중문화를 지배하는 예능

흔히 ‘경험’에 관련된 한자성어로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 백견불여일행(百見不如一行)’이라는 말을 한다. 이를 패러디한 말이 있다. 새누리당 한선교 의원이 아나운서 시절 ‘백라가 불여일교 백교가 불여일예’라는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뜻은 ‘100개의 라디오 프로그램이 한 개의 교양 프로그램에 못 미치고, 100개의 교양프로그램이 하나의 예능프로그램에 못 미친다’는 뜻이다. 예능의 영향력이 많다는 것이다. 예부터 예능·개그 프로그램들은 항상 사람들에게 많은 영향력을 주는 이슈 메이커였다. 예능은 왜 이렇게 영향력이 클까?  


무엇보다 예능이 한국사회에서 대중문화를 움켜쥐고 있는 이유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힘들고 지친 사회에서 대중들이 원하는 것은 소소하지만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재미다. 그 재미를 주는 부분이 각 프로그램마다 다른 요즘은 포맷의 다양성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에 등장한 다크호스 ‘SNL’의 인기가 상당하다. 한 주간 한국사회의 정치·사회적 사건을 패러디 하면서 대중들의 가려운 부분을 긁어준다. 최근에 가장 ‘핫’한 예능 프로다. 다음은 한국 예능의 한 획을 긋고 있는 ‘무한도전’이다. 자칫 40대 언저리의 중년 남성들 같지 않은 ‘멍청함’과 ‘부족함’이 반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2005년 4월 23일 ‘무모한도전’을 시작으로 9년이 넘는 내공은 그들 자신을 ‘캐릭터화’, ‘프레이밍(framing)’ 지음으로써 간단한 내용으로 웃음을 선사한다. 무너져 가는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진짜 사나이’와 tvN ‘푸른거탑’은 여자들이 싫어하는 군대얘기를 가지고도 예능에서 성공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예능이 오래 살아남기 위해서는 재미는 기본이고 감동이미덕이 되어가고 있다. 본래 재미를 위해 태어난 예능은 ‘쌀집 아저씨’로 유명한 김영희 PD를 만나 감동이란 날개를 달았다. 최근에는 재미만 주는 예능은 도태되기 쉽다. 감동이 있어야 한다. ‘일밤-이경규가 간다’에서 양심 냉장고와 ‘무한도전’의 봅슬레이 편 등은 재미와 감동을 둘 다 잡으면서 시청자들의 관심을 폭발적으로 받았었다.


정교한 기획과 척박한 환경을 극복하는 서사 구조는 몰입을 이끌어내는 성취감을 준다. ‘무한도전’의 댄스스포츠 편, 레슬링 편이 충분한 예가 된다. 과정을 살펴보면, 기획에 대한 무지-척박한 환경과 고된 훈련-실제 촬영에서의 극도의 긴장감과 진지함-임무 완수에 따른 감동과 형제애 발휘의 서사 구조는 시청자들을 매료시킨다. 


친근한 공간 형성 후, 출연자와의 대화를 이끌어내는 진지함 속의 감동은 최근 예능이 끊임없이 발전을 하고 진화함으로써 대중문화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방증이다. 특히 ‘택시’의 택시안의 공간 , ‘놀러와’의 골방 등은 한정됐지만 출연자의 속마음을 끄집어 낼 수 있는 공간이다. ‘힐링캠프’는 출연자와 관련해서 최적화된 장소를 마련해줌으로써 그 사람의 희노애락을 보여준다.  


무리한 연출과 기획으로 위험수위를 높이는 경우도 있다. 얼마 전 ‘비틀즈 코드 시즌 2’는 ‘왕따설’에 휩싸인 티아라를 출연시킴으로써 억지 눈물이라는 비판을 받으며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또 ‘힐링캠프’에 출연한 영화배우 설경구는 각종 루머로 출연 전부터 많은 대중들에게 질타 섞인 관심을 받았다.
이것 또한 PD들의 노림수 일지 모른다. 대중들의 관심을 받기 위한, 대중들을 매료시킬 무엇이라면 그들은 시도할 것이다. 최근에 사회를 이해하기 위해 드라마를 보고, 대중문화를 이해하기 위해 예능을 본다. 이제는 대중문화의 하나의 중심으로써 재미, 감동, 시사점, 교훈을 주는 ‘무한도전 급’ 예능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신현식 기자 shsnice1000@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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