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 황민아(특수교육·교수) 언어치료사
34. 황민아(특수교육·교수) 언어치료사
  • 박혜림 기자
  • 승인 2013.05.15 18:39
  • 호수 13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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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통해 닫힌 입과 마음을 열어주다

 

그룹 형태의 응원문화, 노래방 문화, 노인인구 증가는 음성장애 환자의 증가를 불러 일으켰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의 6%가 목소리 질환을 앓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목소리 질환뿐만 아니라 저마다의 이유로 마음과 입을 굳게 닫은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 바로 언어치료사다. 지난 8일 우리 대학 장애인전용구강진료센터 언어치료실에서 언어치료사 황민아(46)씨를 만나봤다.  <편집자 주>

 

치료 통해 닫힌 입과 마음을 열어주다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언어의 중요성은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신의 생각이나 주장을 제 때 정확하게 전달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모두가 자신의 주장을 최대한 피력하려고 하는 이 때, 마음의 문을 닫으면서 입까지 굳게 닫은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닫힌 입과 마음을 열어주는 것이 언어치료사의 역할이다.


언어치료사는 발달장애나 정신지체로 인한 언어장애뿐만 아니라 발음상의 문제, 선천적인 신체기관의 문제를 치료한다. 현재 재활병원에서 뇌손상 환자를 대상으로 직접 언어치료를  하면서 우리 대학 특수교육과 교수를 맡고 있는 황민아(46) 언어치료사를 만나봤다.


그녀는 언어 때문에 꿈을 펼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자 언어치료사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됐다. 그녀는 “심한 발달장애 아동이 오랜 언어치료 끝에 처음으로 “엄마”라는 단어를 말할 때 가족들이 느끼는 기쁨을 언어치료사도 똑같이 느낀다”며 언어치료사로 일할 때의 보람을 말했다.


이어서 그녀는 미국에서의 한 일화를 소개했다. “뇌종양으로 임종이 머지않은 상태에서도 자식들에게 수화로 ‘사랑한다’는 말을 전하기 위해 언어평가를 요청한 중년환자분이 계셨다”며 “그때 사람에게 의사소통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그리고 그 의사소통을 도와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보람된 일인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기쁨을 항상 느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쁨보다 안타까움을 느끼는 일도 많다. 그녀는 “뇌신경계에 손상을 입은 환자는 완치될 확률이 거의 없다”며  “매우 안타깝다. 환자 개인이 가진 능력치를 최대한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려 한다”고 답했다.


또 우리나라에서는 언어치료사가 사람들에게 조금 생소한 직업이기 때문에 고충을 겪을 때도 많다. 그녀가 한국에서 언어치료사 일을 처음 시작한 20년 전만 해도 국내에 활동하는 언어치료사가 5명밖에 되지 않았다. 최근 정부의 지원이 늘어나면서 언어치료사의 입지가 점점 커지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언어치료사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 그녀는 “언어의 보편성만 보고 언어치료사를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며 고충을 토로했다.


그녀는 언어치료사가 갖추어야 할 소양으로 ‘전문성’을 꼽았다. 희생과 봉사는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덕목이고 가장 중요한 능력은 언어장애의 원인과 특성, 또한 평가와 치료방법에 대한 전문지식을 갖추는 것이다. 같은 유형의 장애라고 해도 환자마다 그 정도와 양상이 다르고, 심지어 처한 상황도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그녀가 바라보는 언어치료사의 전망은 어떨까. 그녀는 “최근 노인인구와 다문화가정이 늘어나면서 언어치료사의 역할이 대폭 확대됐다”며 언어치료사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어 그녀는 미래의 언어치료사들에게 언어치료에 많은 도움이 되는 심리학 공부를 게을리 하지 말라고 당부하며 “유능한 인재들이 언어치료 전문가로 활동하면서 언어치료의 발전에 기여했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박혜림 기자 qgf70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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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gf7027@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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