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대학 장충식 이사장
■ 우리 대학 장충식 이사장
  • 조수진 기자
  • 승인 2013.06.08 03:21
  • 호수 13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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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을 귀중히 여기는 대학만이 미래있다

동네 할아버지처럼 푸근한 인상, 학생들에게 “할아버지”라 불리길 바라는 그는 학생들의 목소리에 가장 귀 기울이는 대학 인사 중 한명이다. 하지만 여생을 우리 대학의 발전에 쏟아붓겠다는 의지는 단호하고 강렬했다. 지난 3월 22일 제25대 이사장 취임식을 가진 장충식 이사장을 지난 10일 이사장실에서 d-voice팀과 함께 만났다.  <편집자 주>

 

     
   

▲취임사에서 우리 대학의 현황과 미래에 대해 얘기했다. 현재 우리 대학이 갖고 있는 문제점과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 이제 우리 대학은 빚 없는 대학이 됐다. 빚이 없으니 이제 돈을 벌어야 한다. 현재 우리 대학이 돈을 벌 수 있는 루트가 없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3~4년 안에 여러 계획들을 실행 할 예정이다. 먼저 우리 대학 병원에 규모와 질적인 면에서 중부권 최고의 암센터를 만들 계획이다. 지방에 제대로 된 병원이 없어 서울 큰 병원으로 가는 암환자들이 많다. 그 곳에서 많은 비용을 들이고도 진찰을 한 번 받으려면 며칠씩 기다려야 하는 실정이다. 이런 환자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암센터를 짓고 싶다. 국민들의 신뢰를 받을 수 있는 병원(암 센터)이 되는 게 가장 1차적 목표다.

 

▲취임사에서 언급한 청양농장과 죽전캠퍼스 정문 옆의 부지 개발도 같은 일환인가.
=청양농장의 개발을 통해 수익 창출을 할 수 있다고 본다. 청양에 40년 전 확보해 놓은 땅이 있다. 그 땅에 생명과학 쪽 학생들이 직접 생산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 주고 싶다. 특히 농대, 치대, 약대 등 생명과학이 중심인 천안캠퍼스 학생들이 많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청양 땅에 직접 유기농 식품을 기르고, 발효 식품을 만들어 전국으로 팔고 싶다. 또한 만들어진 식품을 경영학과 학생들이 판매하는 등 점차적으로 다른 단과대와도 유기적으로 연계해 운영할 계획이다. 뿐만 아니라 실버타운, 캠핑장, 공연장도 지을 계획이다.

▲실버타운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한 계기가 있는가.
=도시를 ‘노인들의 감옥’이라 부르지 않는가. 혼잡한 도시에서 벗어나 노인들이 편히 쉴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다. 실버타운은 우리나라 전통 가옥 양식으로 만들고 싶다. 만들어진 실버타운에 사회복지과 학생들이 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실버타운 앞에는 캠핑장과 공연장을 만들어 우리 대학 학생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원예학과 교수진을 활용해 꽃을 개발해 수출하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 약초 개발도 마찬가지다. 

▲청양개발이 청사진처럼 된다면 가장 기대하는 효과는 어떤 것인가.
=학생들이 교육을 받는 것에서부터 실습, 취업까지 유기적으로 연계될 수 있다는 점이다. 대학에서 전공 교육을 받고 농지, 실버타운에서 실습 후 취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축되는 것이다. 요즘 중요한 문제로 대두되는 취업까지 해결 될 수 있는 방안이다.

▲죽전캠퍼스 정문 옆의 부지 개발은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가.
=현재 우리 대학에 실험실이 매우 부족하다. 또한 학생식당의 규모도 사용하는 학생에 비해 작다고 생각한다. 이를 개선하고자 정문 앞 부지에 실험실과 대형 식당을 지을 예정이다. 또한 복지시설 특히 보육시설을 마련해 우리 대학 또는 대학원에 다니고 있는 엄마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싶다.

▲기본적으로 학생들을 위한 계획이 많은 것 같다.
= 계획도 있지만 실제로 학생들의 얘기를 들어보려 노력한다. 얼마 전 음악대학에서 ‘인생과 음악’을 주제로 특강을 했다. 난생 처음 학생들 앞에서 바이올린, 플루트 등 악기도 직접 연주했다. 이를 인연으로 2주에 한 번씩 몇몇 학생들과 저녁을 먹는다. 그 학생들에게 나를 “할아버지”라고 부르게 한다.(웃음) 세대 차이를 마냥 모른 척하고 지나치는 것 보다는 직접 소통해서 어려움을 듣고 함께 해결해가려 한다.  

▲총장으로 있을 때, 타 사립대학이 등록금을 10%를 올릴 때, 우리 대학은 5~6%를 올리는 등 상대적으로 낮은 등록금 인상률을 보였다.
=등록금 정책에 대해서는 아버지의 교육이 컸다. 대학생 때, 집이 가난하지 않았음에도 아버지가 나를 자동차 조수를 시켰다. 그 때 정말 힘들었다. 아버지는 이를 통해 노동의 어려움과 돈의 가치를 깨닫길 바라셨던 것 같다. 이 때 자동차 조수를 하면서 사회의 빈부격차를 모두 봤다. 이를 보며 약자의 편에 서야겠다고 다짐했다. 

▲학생들의 목소리를 중시여기는 측면에서 이번 CS경영(고객만족)센터 설립도 일맥상통한다고 보는데.
=CS경영센터를 통해 학생들의 생각을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지휘를 할 때도 음악에 올라타야 흐름에 맞춰나갈 수 있듯이 대학도 학생들의 정서, 생각을 파악하고 있어야 흘러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소통을 위해서는 예술 분야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만드는 영화에 직접 투자 할 생각이다. 시나리오 작성부터 촬영까지 학생들과 함께 만들고 싶다.

▲‘소통’을 중점으로 한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 이는 부처, 학과 안에서의 변화가 가장 큰 과제다. 그러나 이기주의가 팽배해 변화가 쉽지만은 않은 상황인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윗사람들의 편의를 위한 개혁은 지양해야한다. 그러나 구성원들의 불만, 불편에 대해서는 변화해야한다. 단대신문 등 여러 소식통을 통해 불만에 대해 듣고 고치려 하고 있다. 이는 한 사람이 해서 되는 일이 아니라 모두가 바뀌어야 한다. 예를 들어 사무직 직원들도 학생들이 여러 번 묻는다고 해서 짜증을 낼 것이 아니라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있는 계획이 있는가.
=말만 번지르르하고 실천하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속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론조사를 통해 학생들의 불만을 듣고 이를 부서에서 개선하도록 해야 한다. 부서에서 개선하고 있는 상황을 지속적으로 결과 발표를 하게 해서 실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1학기 때 불만사항을 접했다면 2학기 때 개선상황에 대해 발표하는 것이다. 또한 친절하고 학생을 위하는 교직원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학생들에게 반말을 하지 못하도록 할 것이다.

▲우리 대학에 전해지는 ‘단국의 정신’ 또는 ‘단국의 문화’는 어떤 것인가.
=단국의 정신과 문화는 예술적인 측면이 강하고 또 중요하다. 뮤지컬, 연극, 영화 등 청년 문화 육성에 집중해야한다. 또한 우리 대학 사람들이 심미 사상을 느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죽전캠퍼스를 둘러보면 꽃이 없다. 평소 환경에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도록 온실을 만들고 싶다. 정원 같은 대학을 만드는 것이 목표다.

▲학생들에게 조언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독서를 많이 했으면 좋겠다. 독서를 통해 다양한 간접적 경험을 할 수 있다. 학생들의 다독을 위해 독서 운동이 펼쳐졌으면 좋겠다. 상금을 걸어 1등에서 10등까지를 뽑아 장학금을 주는 등 독서 운동을 통해 독서가 장려됐으면 좋겠다. 또한 영어의 중요성을 피력하고 싶다. 어디를 가든 영어를 잘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영어공부는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

▲교직원들에게 바라는 점이 있는가.
=교직원의 봉급은 학부모가 준다. 학부모가 준 돈은 정말 귀중한 것이다. 대학에서도 받은만큼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 봉급을 받을 만큼의 능력, 책임감을 갖길 바란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단대신문에 내 유언을 남기고 싶다. 우선, 절대로 학교 장을 치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조촐하게 지인만 모인 장례식을 원한다. 죽었는지도 모르게 조용하게 가고 싶다. 신문에 광고를 내는 일도 사양한다. 또한 조의금도 절대 받지 않고, 생화를 놓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 하나 죽는데, 수백 송이의 생화를 꺾어 여러 생명을 죽이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그래서 장례비용 3천만원은 늘 준비해서 갖고 있다. 그 돈은 안 쓴다.(웃음) 
 
조수진 기자 ejaqh2@dankook.ac.kr

조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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