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회>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 - 한 장의 종이에 집결된 상상력
<전시회>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 - 한 장의 종이에 집결된 상상력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3.07.11 16:08
  • 호수 13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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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人문화in 78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은 애니메이션 영화 <모노노케 히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 <하울의 움직이는 성>…. 모두 스튜디오 지브리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마음을 뒤흔드는 감동과 메시지를 전한 영화들을 좀 더 깊이 있게 살펴볼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에서 레이아웃 판화 1300여점이 공개됐다. 스튜디오 지브리의 실체나 다름없는 타카하타 이사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지브리를 설립하기 이전에 연출한 <미래소년 코난>, <엄마 찾아 삼만리>, <다운타운 스토리> 등 애니메이션의 역사를 이끌어간 작품도 포함돼 있다.

 

 전시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채 되지도 않았지만 안내직원에 따르면 평일에는 2천명, 주말에는 3천명의 관람객이 찾을 정도로 뜨거운 인기몰이 중이다. 영화와 달리 정적인 그림들로만 전시가 구성돼 있기 때문에 들뜬 마음으로 전시장을 찾았지만 지루해 하거나 실망해서 돌아가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둘러보고 있자니 지루한 감도 있었지만 오디오 안내 덕분에 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레이아웃을 그림콘티와 비슷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림콘티는 영화 전반의 설계도이고 레아아웃은 각각의 장면에 대한 세부 설계도와 같다. 그림콘티가 좀 더 세세한 내용으로 채워지면 레이아웃이 된다. 그래서 레이아웃에는 배경, 인문의 동선, 카메라워크의 유무와 속도, 촬영처리 등 컷에 필요한 모든 내용이 담겨있다.

 애니메이션에서 레이아웃이 적용된 것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알프스 소녀 하이디>부터다. 그래서인지 다른 작품들과 달리 <알프스 소녀 하이디>의 레이아웃은 연필선을 여러 번 그은 흔적이 눈에 띄었고 보다 거친 느낌이었다. 레이아웃은 감독에서 작화감독, 미술감독을 거치기 때문에 두 감독이 다른 감독들에게 남기는 메모도 확인할 수 있다.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이 미술감독에게 새롭게 배경을 그려달라고 남긴 메모에서 그가 직접 글을 쓰는 모습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레이아웃이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작품에서 시작했다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사오 감독의 꼼꼼한 성격이 레이아웃에서도 드러난다. 현실과 같은 제품이나 장소는 그의 철저한 조사가 반영된 듯 무척 세밀하게 묘사돼 있었다.

 전시장을 나오기 전 아무런 설명이 없는 커다란 포스터 두 장이 붙여 있어서 무엇인가 했더니 올해 일본에서 공개될 스튜디오 지브리 최신작의 포스터들이었다. 오른쪽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 <바람 불다>, 왼쪽은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의 신작 <카구야 공주 이야기>의 포스터로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신작에 오랜 파트너인 히사이시 조가 또다시 음악감독을 맡았다고 한다. 또한 다카하타 이사오 감독은 <이웃집 야마다군> 이후 14년만의 신작으로 2005년부터 영화를 준비했다고 하니 가만히 앉아서 기다릴 수 없는 팬들은 ‘스튜디오 지브리 레이아웃전’을 방문해 보길 바란다. 

 전시는 예술의전당 한가람디자인미술관에서 9월 22일까지 계속된다. 입장료는 1만5천원이며 하루에 세 번 전시설명이 진행된다. 운이 좋으면 전시장 입구를 배회하는 ‘가오나시’와도 기념사진을 찍을 수 있다.

김윤숙 기자 flyignab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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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lyingnab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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