現代車, 미국에서 손짓한다
現代車, 미국에서 손짓한다
  • 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 승인 2013.08.26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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現代車, 미국에서 손짓한다

 

 

 

권 용 우

<명예교수 ‧ 법학>

 

 

 

 

 

    현대 ‧ 기아자동차의 해외 생산량이 2005년 이후 지난해까지 4 ‧ 5배 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문화일보 2013. 8. 19). 현대 ‧ 기아자동차의 해외 생산량이 크게 늘어난 것은 그 원인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노조(勞組)의 잇단 파업으로 인하여 회사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비롯된으로 보인다.

    현대 ‧ 기아자동차 생산 비중의 변화를 보면, 2005년에 국내 80. 8%에 해외 19.2%였던 것이 2010년에는 국내 54.8%에 해외 45.2%로 그 격차를 줄이더니, 2012년에는 국내 49%에 해외 51%로 해외 생산량이 국내 생산량을 앞질렀다(중앙일보 2013. 8. 24). 그런데, 2013년 상반기에는 해외의 생산량이 54.3%로 국내의 생산량 45.7%를 훨씬 앞서가고 있다(위의 중앙일보).

 

    한국공장 罷業으로 힘들텐데 ‧ ‧ ‧

 

    현대 ‧ 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이 미국 ‧ 중국을 웃게 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중국 제3공장 증설이 금년말까지 마무리되고, 기아자동차 중국 제3공장이 내년 상반기에 완공되면 해외의 생산규모는 414만 대에 달해 국내 생산규모 350만 대를 크게 앞지르게 될 것이라고 한다(문화일보 2013. 8. 19).

 

    재계의 한 소식통에 의하면, 지난 21일 네이선 딜 미국 조지아 주지사가 비밀리에 정몽구(鄭夢九)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을 만나 미국 제3공장 유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문회일보 2013. 8. 22).

    딜 지사가 “국내 공장 노조 파업으로 어려움이 크겠다”며, “미국 제3공장을 조지아주에 짓는다면 행정 ‧ 경제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했다니, 우리가 느끼는 바가 참으로 크다.

    딜 지사는 “추가 공장 건설 시 부지 및 인프라 무상 제공, 고용창출 지원금 제공, 각종 세금감면 혜택 등을 제공하겠다”며, 현대 ‧ 기아자동차 공장의 미국 공장 증설을 희망했다고 한다. 이러한 딜 지사의 행보가 현대 ‧ 기아자동차 노조가 부분 파업에 들어간 가운데 있었던 것이어서 더욱 염려스럽다.

    이 번에 현대 ‧ 기아차그룹이 노조에 대한 ‘경고적’ 차원에서 미국 제3공장의 건설이 속도를 내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중앙일보 2013. 8. 24). 이 뿐이 아니다. 현대 ‧ 기아자동차 공장이 가동 중인 미국의 여러 주에서도 “우리 근로자들의 효율성이 더 높으니 파업을 일삼는 한국을 떠나 우리 지역에 공장을 지어달라”라며, 현대 ‧ 기아자동차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중앙일보 2013. 8. 26).

 

이에 앞서 현대 ‧ 기아자동차그룹의 부품 계열사인 현대다이모스가 미국 조지아주에 3,500만 달러(약 390억원)를 투입해 2015년까지 자동차시트 등을 생산하는 부품공장을 짓기로 했다고 한다(문화일보 2013. 8. 23). 현대다이모스가 조지아 주정부와 현지 인력 350명을 채용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勞組의 싸움 相對는 이제 會社가 아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이 노조와 힘겨운 싸움을 피해 해외로 눈을 돌리게 되면 노조도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어디 노조뿐인가. 우리나라 근로자의 일자리가 그 만큼 줄어들게 되어 실업자를 양산하고, 경기의 둔화를 초래하게 된다.

    이제 노조의 싸움 상대는 더 이상 회사가 아니다. 국가의 경제를 위축하게 되고, 이로써 노조의 설 자리가 없어지고 만다. 회사가 망하고 나면, 노조가 아무리 떼를 쓰더라도 줄 것이 없다. 서로가 한 발씩 양보하고, 원-윈하는 자세로 상대방을 바라보았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현대 ‧ 기아자동차 노조의 파업을 지켜보면서, 미국의 철학자 에리히 프롬(Erich Fromm : 1900~1980)이 남긴 명언, "인간의 탐욕은 바닥 없는 항아리와 같다”를 떠올리게 된다.

현대 ‧ 기아자동차 직원의 급여수준은 국내 기업의 최고라고 한다. 그러나, 생산성 순위는 지금까지 공시된 365개 기업 중 177위와 179위라고 하니(문화일보 2013. 8. 22), 할 말을 잃는다.

 

    최근 보도에 의하면, 올해 현대자동차 노조 파업으로 인한 생산 차질액이 2조원을 넘어섰으며, 1987년 노조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파업으로 인한 누적 손실액이 총 13조3,730억원에 달한다고 한다(중앙일보 2013. 8. 26).

    현대자동차 노조는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체제가 도입되기 시작한 금년 3월부터 주말 특근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며 12주간 특근 거부로 발생한 생산 차질로 인하여 8만3,000여대를 생산하지 못해 1조7,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을 보았다고 한다(조선일보 2013. 8. 26).

    더구나, 노조는 26일에도 주간 1,2조가 4시간씩 총 8시간의 파업을 벌일 것으로 계획하고 있어서 약 800억원의 추가 손실이 예상된다고 한다(동아일보 2013. 8. 26). 자칫 너무 많은 것을 얻으려다가 모든 것을 잃지 않을까 참으로 염려스럽다.

 

    현대자동차 노조는 1987년에 설립된 이후 2009~2011년 3년을 뺀 22년간 파업을 연례행사처럼 이어왔다. 이러다가. 현대자동차 공장이 모두 미국 ‧ 중국으로 옮기고 나면, 이제 누구를 상대로 파업을 이어갈까?

노사(勞使)는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서로가 서 있는 입장이 다를 뿐 회사의 발전을 위해서 협력해야 할 두 개의 축이다. 말하자면, 수레의 두 바뀌와 같은 존재이다.

    부디 노사가 마주 앉아 타협점을 찾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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