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原電事故, 남의 일 아니다
후쿠시마 原電事故, 남의 일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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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8.30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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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용우<명예교수 ‧ 법학>

 

 

 

 

 

후쿠시마 原電事故, 남의 일 아니다

 

 

 

권 용 우

<명예교수 ‧ 법학>

 

 

 

 

일본 후쿠시마(福島) 원전사고(原電事故)가 발생한 것이 2011년 3월 11일이었다. 지금으로부터 2년5개월 전의 일이다. 그런데, 아직도 후쿠시마 원전에서 유출되는 방사능(放射能) 오염수때문에 일본은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이 공포에 떨고 있다.

최근의 한 보도에 의하면, 우리 정부가 일본 정부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자료를 요청한지 열흘이 지났지만, “한국 정부가 요청한 자료가 기술적이고 전문적이어서 답변을 준비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서 답변을 미루어오다가, 지난 28일에 비로소 오염수 관련 자료를 한국 대사관에 전달해왔다(조선일보 2013. 8. 28. 및 8. 29).

 

아직 ‘체르노빌’도 신음하고 있다

 

원전사고는 재앙(災殃) 그 자체이다. 1986년 우크라이나(구소련) 체르노빌(Tschernobyl) 원전사고 지역은 27년이 지났지만, 사람이 살 수 없는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아직까지 검출되고 있다고 한다. 우크라이나 국립암연구소 소아과병동에는 그 때의 원전사고로 피폭 당한 부모로부터 유전되어 암(癌)에 걸린 어린이 환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다(NAVER 2013. 7. 9). 어린 나이에 피폭 당한 환자들은 좌우뇌(左右腦)의 부조화로 말미암아 감정조절이 취약하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이 아니다. 지금도 방사능으로 인한 돌연변이(突然變異)의 동식물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는 연구보고도 있다(조선일보 2013. 8. 27). 특히, 방사능 후유증을 앓고 있는 동물은 새(鳥類)라고 한다.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학의 연구팀이 최근 체르노빌 원전사고 지역의 동식물에 대한 연구결과, “2010~2012년 8곳에서 포획한 새 1,669마리 가운데 111마리에서 깃털이 부분적으로 하얗게 변한 백색증(白色症)이 확인되었으며, 25마리는 암에 걸려 있었다”고 한다(위의 조선일보).

같은 연구팀은 12곳에서 105그루의 소나무를 잘라 나이테를 분석한 결과, 사고 전 나이테와 사고 후 나이테의 색깔이 확연하게 달랐다고도 한다. “방사능으로 소나무가 뒤틀렸을 뿐 아니라 지금까지도 가뭄 같은 환경 스트레스에 취약한 상태로 있었다”고 보고하였다(위의 조선일보).

 

후쿠시마, ‘放射能 恐怖’ 확산

 

지난 28일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보내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관련 자료에 의하면, “원전 저장탱크 오염수 유출사고가 국제 원전사고 평가척도(INES : International Nuclear Event Scale) 3등급으로 공식 결정하였다”(조선일보 2013. 8. 29). 국제 원전사고 평가척도는 0~7등급으로 구분되는데, 3등급은 ‘중대한 이상현상(異常現象)’을 의미한다.

 

이번에 보내온 원전 오염수 관련 자료에 의하면, 방사능 냉각수가 하루에 300톤씩 인근 해역(海域)으로 흘러간 것이 확인된 데 이어 지상 저장탱크에서도 300톤 가량의 고농도 오염수가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던 것(세계일보 2013. 8. 27, 「사설」)이 확인된 셈이다. 그리고, 유출 사실이 확인된 저장탱크에서 나온 오염수 300톤이 빗물 배수구를 통해 바다로 흘러나갔다고 하는데(조선일보 2013. 8. 23), 이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에 커다란 위협이 되고 있다.

 

원전 오염수의 유출 사실이 밝혀지자 일본 정부는 도쿄전력에 오염수 문제를 전담하는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탱크 점검인원을 대폭 늘리는 조치를 취했다(문화일보 2013. 8. 27). 뿐만 아니라, 탱크의 내구성(耐久性)을 높이는 한편, 오염수 유출시 즉각 확인이 가능한 수위계(水位計)의 설치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외국의 경우와 같은 대형 원전사고가 발생하지는 않았으나, 1984년 월성(月城) 원전 3호기에서 발생한 냉각수상실사고(冷却水喪失事故)의 한 유형인 중수누출사고(重水漏出事故)로 말미암아 원전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국민들이 큰 충격을 받았던 바 있었다. 또, 2007년 고리(古里) 원전 1호기 보조건물에서 액체폐기물 증발기용 재순환펌프의 분해정비작업도중 펌프 및 배관에 남아 있던 방사능에 오염된 고온(高溫)의 물이 흘러나와 작업자 2명이 화상을 입는 사고도 있었다.

 

그런데, 원자력은 인류에게 무공해(無公害) 에너지의 공급이라는 희망을 주고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반면에 원자력산업은 그 자체가 높은 잠재적 위험성을 안고 있기도 하다.

그리고, 원전사고가 발생하게 되면 그 피해는 대단히 넓은 범위에 미칠 뿐만 아니라, 나아가 국경을 넘어서까지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체르노빌과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어디 그 뿐인가. 원전사고의 피해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참으로 공포스럽지 않을 수 없다. 체르노빌 원전사고는 27년이란 세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사람이 살 수 없는 높은 수치의 방사능이 검출되고 있으니 말이다. 후쿠시마도 마찬가지이다. 원전사고 발생일로부터 2년5개월, 주민이 떠난 경계지역은 방사능으로 오염된 죽음의 땅으로 변해버렸다고 한다.

 

원전사고! 참으로 끔찍한 재앙이 아닐 수 없다. 불과 2년5개월 전 이웃 일본에서 발생한 원전사고로 온 국민이 공포에 떨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은 어떠한가.

원전에 사용되는 부품의 납품과정에서 품질증빙서류를 위조한 불량부품을 주고받으면서 뇌물이 오고갔다니(조선일보 2013. 6. 1. 및 7. 9), 할말을 잃는다. 오즉하면, 이를 지켜본 정홍원 국무총리가 “천인공로(天人共怒)할 범죄”라고 했겠는가.

지난 3개월 동안 검찰의 원전비리(原電非理) 수사로 구속된 사람이 30명에 이르고, 뇌물을 받은 수법도 가지각색이라고 한다. 뇌물을 전달하는데 5만원권을 넣은 와인 ‧ 생수 ‧ 사과상자가 이용되기도 하였고, 용역대금을 가장해 달러로 입금하는 방법도 동원되었다고 한다(문화일보 2013. 8. 28).

그리고, 최근의 한 보도에 의하면 원전설비 공급과 관련하여 거액의 대가를 받은 혐의로 MB정권의 실세였던 고위공직자가 검찰에 소환, 조사를 받고 있다니(조선일보 2013. 8. 23), 참으로 어이가 없다.

원전비리의 핵심 증인인 이규철 한국정수공업 회장은 시사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회사는 MB 권력의 먹잇감이었다”고 술회했다(시사저널 2013. 8. 20, 24~26면). 현재 검찰의 수사가 진행 중에 있으니 좀 더 지켜볼 일이지만, 이들 고위공직자는 그 끔찍한 후쿠시마의 ‘방사능 공포’를 잊고 있었단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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