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최동호 씨 "시인이자 음반을 낸 낭만가"
경비원 최동호 씨 "시인이자 음반을 낸 낭만가"
  • 최형균
  • 승인 2013.09.11 19:53
  • 호수 135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단국인을 소개합니다

 

통합경비시스템으로 인원이 많이 줄었음에도 여전히 우리 대학에는 많은 경비원들이 있다. 이들은 학생들의 안전을 위해 24시간 밤낮없이 일한다. 그 중 죽전캠퍼스 도서관 3층 입구에서 출입증이 없는 학생들을 위해 문을 열어주고, 야간에는 순찰과 출입문 점검을 하고 있는 경비원 최동호 씨를 만났다. 최동호 씨는 3개월차 신참 경비원이다.


최씨는 “오전 7시부터 24시간동안 일하지만, 4시간의 취침시간이 보장되고 에어컨과 함께하니 그렇게 힘들진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경비원의 사회적 인식에 대해 물어보니 “주위에서 경비원일 한다고 얕보고 그럴 순 있겠지만, 일을 할 수 있고 근무 후엔 취미생활도 가능하다”고 한 뒤 “결국 중요한 건 마음가짐과 내면의 생각이다. 요즘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것 같다”며 미소를 보였다.


최씨는 우리대학 학생들에서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여기 온지 얼마 안됐을 때, 취침 후에 일어나니 누가 만원을 경비실에 놓고 갔더라. 쪽지로 ‘문 앞에서 주웠습니다. 주인이 오면 찾아주세요’라고 적혀 있었다”며 “큰 액수의 돈이면 슬쩍 가질 법도 한데 오히려 주인을 찾아주려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아파트에서 일하면 극성인 사람들이 있어서 힘들다는데 여긴 학생들도 예절이 발라서 일하는데 부담이 없다”라며 학생들을 칭찬하기도 했다.


과거 최씨는 시를 쓰기도 했다. “시집을 내긴 했는데 그냥 일 하면서 간간이 쓰는 수준”이라며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CD케이스를 내보이면서 자신이 쓴 시가 음악으로 구현되기도 했다는 얘기도 했다. 케이스에는 ‘아 우리 독도여 그 누가 알리오 소녀의 눈물을’라는 제목이 적혀있었다. 목차에는 독도와 위안부 문제 등 다양한 주제의 노래가 수록됐다. “독도랑 위안부 문제는 최근 피해자를 대하는 일본의 행태가 너무 말이 안돼서 짓게 됐다”라며 씁슬한 미소를 지었다. “스승님과 초기에 기획을 하고 음악가를 구하는 등 5개월 정도의 제작기간과 사비를 포함한 많은 제작비가 들었다”고 한 뒤 “그래도 잘못된 현실을 널리 알리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음악을 지인들에게 나눠준 뒤에 방송사, 나아가서 국회의원들에게 작품을 알리는 것이 최 씨의 목표다.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나누자는 의미”라며 “보다 많은 사람들이 독도와 위안부 문제에 공감을 했으면 한다”며 기대감을 표했다.


인터뷰 말미에 그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인내심’을 강조했다. “목표는 낮은 것에서부터 차근차근 쌓아가는 것이 좋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내심”이라며 “현재 맡고 있는 일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꾸준히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간에 포기하면 결국엔 0에서 다시 시작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끈기 있게 추진하는 거야 말로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인생선배의 조언을 전했다.

최형균 기자 capcomx6@dankook.ac.kr

최형균
최형균 다른기사 보기

 capcomx6@dankook.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