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상막하27. 한국 야구계의 DTD와 UTU
막상막하27. 한국 야구계의 DTD와 UTU
  • 최형균
  • 승인 2013.09.11 20:34
  • 호수 13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올해들어 팀 체질이 강화된 LG와 후반기 들어 무서운 상승세 중인 SK.

LG와 SK 두 팀의 뜨거운 가을야구

‘DTD’가 올해 야구판에서 다시 한 번 벌어지고 있다. ‘DTD’는 ‘Down Team is Down’의 준말로 현대 유니콘스의 김재박 전 감독이 2005년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언급한 발언이 변형된 약자다. “5월이 되면 내려가는 팀이 나온다”는 발언은 당시 전반기와 달리 후반기에 부진한 성적을 가져간 롯데로 증명됐다.) 롯데는 2001년부터 2004년까지 꼴찌를 도맡아 했었기에 김재박의 ‘명언’은 더욱 빛을 발했다. 이후 김재박 감독이 LG 트윈스(이하 엘지)로 옮긴 뒤 ‘DTD’는 엘지에게 이식된다. 김재박 감독이 부임한 뒤 매년 후반기에 하위권으로 추락한 엘지를 보면서 사람들은 ‘DTD는 과학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평을 내리기까지 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현재 엘지는 다행히도 전반기의 상승세를 후반기에도 유지하고 있다. 10년만에 포스트시즌(상위 4개팀이 1위를 가리기 위해 별도로 치르는 경기) 진출을 눈앞에 둔 상태에서 DTD는 더 이상 엘지에게 유효하지 않은 듯하다.
DTD의 반대말로는 ‘올라갈 팀은 올라간다’는 뜻의 ‘UTU(Up Team is Up)’이 있다. 초반에 부진한 팀이라도 후반기에 추진동력을 획득한다는 의미다. 대표적인 팀으로 ‘SK 와이번스(이하 SK)’를 들 수 있다.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최후의 1, 2위 팀이 우승구단을 가리기 위해 경쟁하는 리그)에 진출한 바 있다. 그러나 올 시즌 전반기 7위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겪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승률 1위를 유지하며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재 SK는 5위에 안착했고, 팬들은 ‘SK의 가을DNA가 발동했다’고 평한다. 이러한 결과는 투수와 타자들이 후반기에 접어들며 성적이 좋아진 것에서 비롯됐다. SK의 주전선수인 박정권, 김강민, 정근우 등의 선수는 전반기 극심한 타격슬럼프에 시달렸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맹타를 날리며 SK의 승리행진에 보탬이 되고 있다.
프로야구 관중 700만 시대. ‘2008 베이징 올림픽’ 우승과 해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의 약진으로 한국야구는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야구팬들이 급속히 늘면서 상대팀에 대한 비방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타 팀을 깎아내리며 ‘DTD’를 외치기보다는, 야구 경기 그 자체를 하나의 문화로 즐길 수 있는 성숙한 자세가 자리잡길 희망한다.

최형균 기자 capcomx6@dankook.ac.kr
최형균
최형균 다른기사 보기

 capcomx6@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