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제> 타이포잔치 2013 - 세계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축제> 타이포잔치 2013 - 세계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3.10.01 12:42
  • 호수 135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문화人문화in 82

  타이포그래피는 일상생활에 깊이 관여된 예술 중 하나다. 활자의 서체나 글자 배치를 구성하고 표현하는 활동을 타이포그래피라 정의 내릴 수 있는데, 문자 자체의 뜻뿐만이 아니라 개인의 생각은 물론 언어의 감성까지 담아낸다. 세계에서 유일한 타이포그래피 비엔날레 ‘타이포잔치’에서 이를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슈퍼텍스트(Supertext)’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지난 2011년의 행사보다 규모와 기간이 확대되고, 국내외 유망작가들의 신작 위촉을 통해 내실을 다졌다.

 지난 전시에서는 동아시아 문화권의 한중일 문자문화만을 다뤘지만, 이번에는 아시아에서 나아가 유럽과 미국의 대표 작가들도 참여해 보다 다양한 작품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대카드 전용폰트로 유명한 닥터폰트 대표 이호, ‘안삼열체’를 발표한 한글 서체 디자이너 안삼열, ‘붕가붕가 레코드’ 수석디자이너로 활동한 인디록 디자이너 김기조, 더 북 소사이어티가 참여했다. 외국 디자이너로는 카를 나브로(프랑스), 마크 오언스(미국), 폴 엘리먼, 존 모건(영국), 모니커(네덜란드), 판친, 샤오마거와 청츠(중국), 하마다 다케시, 오하라 다이지로(일본) 등 각국의 작가들이 작품을 선보였다.

 들어가자마자 작품이 전시돼 있는데, 처음에는 구조물이 놓여 있는 줄 알았다. 안내판을 읽고 나니 ‘내 고향 칠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계절’이라는 글자가 눈에 들어왔다.

 전시에 들어가기 전 책, 포스터, 스크린 등 3차원적인 문자만을 접할 수 있겠다 생각했는데, 파이프를 소재로 한 작품을 접하니 타이포그래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수 있었다. 작가가 실시간으로 작품을 만들어 내는 과정을 지켜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돼 있다. 김기조 작가가 현장에서 느낀 감정이나 소리 등을 글로 표현해 내고 있었다.

 종이 위의 글자들로 이뤄진 작품도 있는데, 기존의 작품에서 인물마다 다른 글자체로 인물의 성격을 표현해 낸 작품도 있었다. 2개의 책에서 4개의 면으로 하나의 페이지를 완성하는 책도 독특했다. 다만 한글 이외에 알파벳, 한자 등의 문자를 쉽게 읽을 수 없어 아쉬웠다.   

 문화역서울284 맞은편에 있는 서울스퀘어 미디어 캔버스에서는 전시기간 동안 간헐적으로 ‘무중력 글쓰기’가 상영된다. 젊은 한국 디자이너 7인과 시인 7인이 짝을 지어 도시 공간에 동적으로 표출되는 영상 시를 선보이는 프로젝트다. 오는 5일부터 11일까지 한글날을 맞아 집중적으로 작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전시가 열리는 문화역서울284(구 서울역)을 살펴보는 것도 추천한다. 외관부터 옛 건축물들에서 흔히 느낄 수 없는 분위기를 풍기는데, 눈에 띄는 볼거리는 없지만 이곳을 왕래했던 옛 사람들의 생활을 상상해보는 것도 색다른 재미이다.

 전시는 오는 11일까지 계속된다. 오는 8일에는 문화역서울248 RTO 공연장에서 오후 7시부터 한글날 전야제가 열린다.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김윤숙 기자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