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 탐구생활 39. 국내 1호 쇼콜라티에 빠드두 김성미 대표
직업 탐구생활 39. 국내 1호 쇼콜라티에 빠드두 김성미 대표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3.10.08 16:15
  • 호수 13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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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콜릿, 간식을 넘어 예술의 일부로

 쇼콜라티에보다 더 달콤한 직업이 있을까. 초콜릿을 만들어 사람들에게 기쁨을 전하는 일이다. 우리나라에 쇼콜라티에가 처음 등장한 것은 김성미 쇼콜라티에가 초콜릿으로 만든 작품을 선보였을 때로 13년 전이다. 초콜릿을 다루는 일이 직업으로 자리 잡으며 초콜릿에 관심 많은 사람들에게 쇼콜라티에가 주목받고 있다. 지난 5일 김성미 쇼콜라티에가 운영하는 카페 겸 교육기관 빠드두에서 그녀를 만났다.  <편집자 주>

 김성미 대표는 국내에서 ‘쇼콜라티에’가 뭔지도 모르는 때, 영국으로 쇼콜라티에가 되기 위한 공부를 하러 떠났다. 김 대표는 본래 요리를 즐기지 않을 뿐더러 사회학을 전공했다. “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일본에 유학을 떠났을 때 당시 우리나라보다 수준 높은 디저트 문화에 빠져들었다. 그 중 디저트 문화가 가장 눈에 들어왔다”고 전했다. “단순히 디저트를 먹는 것보다 시간을 갖고 이를 즐기는 문화 자체가 끌렸다”고 설명했다. 그러다가 디저트들 중 초콜릿에 대한 관심이 나날이 깊어져 또다시 유학을 떠나게 된 것이다. 

 공부를 마치고 돌아왔지만 김 대표는 한국에서 다시 초콜릿을 만드는 법을 연구해야 했다. “똑같은 방법으로 초콜릿을 만들어도 물부터 시작해 재료와 환경이 달라지니 맛이 달라졌다. 그리고 내가 배운 초콜릿은 그 나라 사람들의 입맛에 맞는 것이라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맛이 없었다.” 김 대표는 초콜릿을 현지화시켜 한국식 초콜릿을 만들기로 결심, 고민 끝에 인삼·매실·생강 등을 넣은 초콜릿과 인절미를 연상시키는 초코절미 등을 개발하게 됐다. 김 대표는 “내가 직접 보고 먹고 자란 우리나라 식재료를 초콜릿에 버무려 다른 나라에선 접할 수 없으면서 맛있는 초콜릿을 만들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가 자신과 초콜릿을 알릴 수 있었던 것은 사람들이 김 대표의 초콜릿을 맛 봤기 때문이 아니라 초콜릿을 예술로 승화한 전시 때문이다. “백화점 전시에 초콜릿으로 만든 예술작품을 선보였다. 얼마나 신기했겠나. 그렇게 주목받기 시작해 내 초콜릿을 알릴 수 있었다.”

 ‘국내 1호 쇼콜라티에’로 힘든 일도 많았고 기쁜 순간도 많았다. “처음에는 사람들이 ‘쇼콜라티에’를 제대로 발음도 못했다. 이제는 제자이자 동료들이 늘어나고 잘 해가니 ‘쇼콜라티에가 인정받을 수 있다’는 내 생각이 맞았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어린 친구들이 찾아올 때 내가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존재가 된 것 같아 뿌듯하다”고 보람을 느끼는 순간을 설명했다.

 김 대표는 “사랑을 전하는 음식이 초콜릿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살아있는 한 쇼콜라티에의 전망은 밝을 것”이라며 쇼콜라티에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헌신’을 강조했다. “자신의 모든 것을 투자하고 노력하면 어느 날 자신의 분야에서 빛이 되어 있을 것이다. 태양같은 빛이 되길 기대하지 말고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고 전했다. “내가 좋아서 시작하겠지만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살피면서 소통하는 자세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궁극적인 목표는 뭘까. 김 대표는 “전세계 사람들이 찾아서 한국의 초콜릿을 맛보는 동시에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초콜릿 박물관에 ‘초코할매’로 기억되는 것”이라며 웃어보였다. “초콜릿이 다양한 분야와 교류하며 발전하도록 기여하고 그 역사 속에 산증인으로 남고 싶다”고 설명했다. 오는 11월에는 일본에서 쇼콜라티에 수업을 듣기 위해 요리와 제과제빵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찾아온다. “일본에서 쇼콜라티에를 꿈꿨는데, 한국으로 배우러 오니 그동안 내가 노력한 것이 인정받아 기분이 좋은 한편 세계에 알리고자하는 꿈이 작게나마 실현됐다.”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 쇼콜라티에가 되려면?

쇼콜라티에 자격증 과정을 통해 배울 수 있는데 국가자격증은 없고 민간자격증만 있다. 국내에  자격증을 발급하는 곳은 많지만 쇼콜라티에만 전문적으로 교육시키는 기관은 김성미 대표가 있는 ‘쇼콜라티에코리아’가 유일하다. 나이제한이 없으므로 열정이 있다면 누구나 교육을 받고 쇼콜라티에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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