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깊이를 느꼈다
시인의 깊이를 느꼈다
  • 김윤숙 기자
  • 승인 2013.10.08 16:23
  • 호수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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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4일 막을 내린 ‘세계작가페스티벌’은 2010년 이후 3년 만에 열린 우리 대학 최대의 문학 행사다. 국내외 저명한 작가들이 참여하는 행사에 그들 중 한명을 인터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다. 무척 기분 좋으면서 떨렸다. 그런데 외국작가들의 경우 본국의 명성과 달리 우리나라에 알려진 정보는 적어서 인터뷰를 하기 전 작가를 알아가는 데 고생했다. 대다수의 작가들이 우리나라에 출간한 책이 적거나 없었을 뿐더러 작가에 대한 정보도 세계작가페스티벌에서 알려준 내용이 전부인 경우도 있었다. 우리 대학 국제문예창작센터에선 원하는 작가는 누구든 인터뷰할 수 있다고 했지만 워낙 정보가 적으니 난감할 따름이었다. 작가들 소개에 가장 앞서는 미셸 드기를 생각했지만 시간 관계상 인터뷰가 힘들다는 답변에 인터뷰지를 모두 만들어 놓은 상태에서 새로운 작가를 알아봐야 했다.

 인터뷰에 응해 준 크리스토퍼 메릴 작가에게 죄송하지만 작가들이 우리나라에 출간한 책과 우리 대학의 소장도서를 확인하고 크리스토퍼 메릴 작가를 인터뷰하기로 했다. 그래도 변명하자면, 그가 쓴 책을 빌려 읽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그에 대해 검색하며 미국 문학계 권위자에게 어떤 질문을 하고 이야기를 들어야 할지 많은 고민을 했다. 그런데 인터뷰를 약속한 당일, 약속한 시간까지 국제문예창작센터 직원과 계속해서 연락이 되지 않아 아찔했다. 겨우겨우 연락이 닿아 나는 선물로 준비한 호두과자를 들고 시인들이 모여 있다는 곳으로 향했다.

 그가 미국에서 유명인이라는 것이 실감되지 않았지만 이야기를 나누면서 너무나 깊이 있는 사람이라고 느껴졌다. 그러면서 왜 그가 다른 사람들에게 인정받았는지 알 것 같았다. 영어에 능숙하지 않아 통역사가 전하는 말에 의존해야 했지만 말이다. 통역사들의 통역이 미숙해 전달하고자 하는 바를 제대로 전하지 못했다는 칼럼도 있었지만, 설사 그러했다하더라도 나에게는 큰 울림을 줬다. 그가 강조하는 ‘소통’은 여러 번 이미 들어본 소재였음에도 불구하고 진실되게 다가왔다. 그가 다름 아닌 시인이었기 때문일 수도 있겠다. 시를 다른 언어로 번역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를 이해하는 세상을 꿈꾼다니 너무 멋져보였다.      

 사실 같은 주에 만난 사람이 한 명 더 있는데, 국내 1호 김성미 쇼콜라티에다. 필자가 금사빠(금방 사랑에 빠지는 사람)인지 그녀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초코할매’가 되고 싶다는 그녀의 꿈에 반해버렸다. 그녀는 초콜릿이 예술이 되고 문화가 되어 우리나라의 문화도 발전하길 바라고 있었고, 쇼콜라티에가 초콜릿에 무지한 우리나라에서 살아남았듯이 언젠가 보다 성숙한 문화를 가지게 될 것이란 확신이 있었다. 초콜릿에서 문화의 교류를 생각하는 나이어린 필자보다 열린 사고를 가진 그녀에게 놀랐다. 덧붙여 선물로 달콤한 초콜릿을 안겨준 것에 대해 다시한번 감사를 표하고 싶다.  

김윤숙 기자  flyingnabi@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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