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 이철태(화학공·교수) 초대 회장
■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 이철태(화학공·교수) 초대 회장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3.10.30 22:30
  • 호수 13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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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재산권은 향후 전 세계인이 먹고 살 수 있는 '먹거리'

■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 이철태(화학공·교수) 초대 회장
“지식재산권은 향후 전 세계인이
  먹고 살 수 있는 ‘먹거리’”

 

     반짝이는 천재성을 붙잡아라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자신의 지식재산
     제대로 관리할 줄 알아야

 

 

내년부터 우리 대학에는 지식재산 연계전공이 신설된다. 이를 추진한 사람은 이철태(화학공) 교수. 공과대학 교수와 지식재산은 어울리지 않는 듯 하지만 이 교수는 “지식재산교육을 받은 과학기술자가 최고의 인재”라고 말한다.  <편집자 주>

▲ 지식재산권이란 무엇인가.
Intellectual Property Right, 인간의 지적 활동의 산물에 권리를 부여한 것이다. 크게 특허, 실용실안, 상표, 디자인 등을 포괄하는 산업재산권과 저작권, 그리고 두 범주에 포함되지 않는 반도체 설계 등의 신지식재산권으로 나뉜다. 지식재산권은 개인의 영리를 위함이 아니라, 인류의 발전을 위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홍익인간과도 접목되는 개념으로, 나보다 남을 위해 갖는 권리이다. 자신이 발명한 것을 등록함으로써 기술을 공유·연계·발전시킬 수 있다.
▲ 창조경제와 함께 지식재산이 부상하고 있다.
지식재산은 창조경제의 핵심이다. 지식재산이 새로운 기술을 발전시켜 직업을 창출하고 많은 국민에게 부를 누릴 수 있게 해줄 것이다. 창의활동으로 지식재산을 만들고 심사를 통해 권리가 부여되면, 다양한 방면으로 연계가 가능하다. 결론적으로 모두에게 이로울 수 있다. 현재 지식재산은 ‘전세계인이 먹고 살 수 있는 먹거리’로 주목받고 있다. 실제로 작년과 올해 미국에서는 심사관 3천명을 채용하고, 특허청 관련 사안은 의회의 승인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했다. 인기 캐릭터 미키마우스는 그 어떤 환경오염과 사회문제도 일으키지 않고 연간 60억불을 벌어들인다. 이렇게 가만히 앉아 많은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 지식재산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 지식재산권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공과대학 교수이다보니 많은 발명을 했다. 교내 벤처기업을 운영하기도 했는데, 이 과정에서 나의 지식재산을 지키기 위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http://kosiper.kr)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지식재산기본법 제정 이후 그 대중화를 위해 대학 교수를 대상으로 특허청이 주관하고 한국발명진흥회가 진행하는‘T3(Teaching the teacher) 지식재산교육’은 올해로 6년째다. 지난 5년간 1천70명의 교수자를 배출했고, 이 교수들이 모여 제대로 된 지식재산 교육을 위해 일종의 ‘토론의 장’ 개념으로 학회를 만든 것이다.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에서는 봄가을에 전기학술발표대회를, 여름겨울에는 심포지엄을 열고, 관련 학술대회에서 지식재산 컨설팅을 하기도 한다. 물론 회원 개개인이 진행하는 사업들도 있다. 추후에도 계속 지식재산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다.
▲ 지식재산능력시험이라는 자격증은 엄청난 취업률로도 관심을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지식재산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기업에서도 지식재산 관련 사원을 필요로 한다. 대기업 S사는 최근 변리사를 다수 스카웃하기도 했다. 그리고 지식재산권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선 자신의 연구 분야를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지식재산교육을 받은 과학기술자가 최고의 인재가 될 수 있다.
▲ 내년 우리 대학에 1, 2학년(2014학년도 기준)의 지식재산 관련 연계전공이 시행되고, 추후엔 지식재산대학원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 대학엔 △창의적 공학설계 △지식재산과 특허전략 △전공별 지식재산 강좌 △지식재산 기반 창업 등의 과목이 있다. 이 연계과목 36학점을 채워들으면 연계전공의 자격이 인정될 수 있도록 했다. 학부과정에 지식재산 연계전공을 인정하는 건 우리 대학이 최초다. 또한 지식재산대학원이 만들어진다면 많은 변호사 원생의 유치도 기대된다. ‘지식재산 특화’ 변호사를 원하는 이가 많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취업률과 대학원 진학률도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 우리 대학은 지식재산교육선도대학이기도 하다.
지식재산이 ‘반드시 해야 하는 과제’로 평가받으며, 특허청에서 지식재산 교육을 제대로 할 대학을 선정한 것이다. 작년에 2차로 선정되며 5년간 일정 연구비를 지원받게 됐다. 당시 우리 대학의 사업계획서는 월등하다고 평가받았다. 특허청은 우리 대학을 우선적으로 작성한 보도 자료를 배부했고, 우리 대학 측에 사업계획서 공유를 요청했다.
▲ 사업계획서는 어떤 내용인가.
글로벌 인재 양성과 지식재산 특성화 교육 시스템, 지식재산 대중화 지역 거점을 바탕으로 홍익인간을 실현하자는 시스템이다. △융합(IP기반 타전공 결합) △연계(연계전공 실시) △확산(1년 6회 전국 교수자 대상 지식재산 교육포럼) 프로그램 등을 포함하고 있다.
▲ 지식재산의 필요성을 절감한 일화가 있다면.
외국 기업과 우리 기업이 지식재산권 관련 송사를 한 적 있다. 우리나라 기업이 1조 500억(수익의 400배 가량)을 배상하고 미국에서의 사업을 철수하라는 판결을 받았는데, 먼저 특허를 냈으면 충분히 역전 가능한 상황이었다. 이처럼 지식재산 관련 지식이 부족한 기업이 많다. 그래서 한국지식재산교육연구학회에서 경기정보산업협회와 MOU를 맺고 5~60개의 기업에 학회 교수를 파견할 예정이다. 우리 대학도 경기 지역에서 유일한 지식재산선도대학인만큼 관련 교육을 펼칠 생각이다.
▲ 저작권법에 대한 인식이 아직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저작권법을 지키기 위한 기본적인 상식을 알려달라.
먼저 지식재산에 관한 것은 기본적으로 ‘선행 기술 조사’가 있어야 한다. 내가 하려는 것이 기존에 있는 것은 아닌지 찾아봐야 한다. 하지만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긴 현실적으로 어렵다. 그래서 선행된 것을 우회해서 내 것으로 만들 수 있는 센스가 필요하다.
▲ 중국은 이른바 ‘짝퉁’으로 유명한데, 특허출원의 건수는 1위다. 모방이 창조의 어머니가 될 수 있나.
모든 발명의 시작은 모방이다. 하지만 모방엔 권리가 부여되지 않는다. 모방에서 진보해야 한다. 특허의 중요한 요건은 신규성과 진보성이다. 이를테면 영화 <Flash of genius>에서는 각각 있는 기술·장비를 조합해서 만든 새로운 상품을 특허내기도 한다. 단어가 모여 문장과 소설이라는 창작물을 만들듯, 각각의 아이템을 끌어모아서 훌륭한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어야 한다.
▲ 윤리적인 측면에서 지식재산을 바라본다면.
표절과 같은 행위는 신규성도, 진보성도 없는 도둑질이다. 그래서 제대로 된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특허를 내면 금전적인 문제 때문에 상품을 꼭 필요로 하는 사람이 사용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윤리적으로 혼란스럽다. 분명한 것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방법에는 특허를 주면 안 된다는 것이다. 다만 기계에는 특허를 줄 수 있다.
▲ 표절, 이미테이션 등에 대한 정책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지적재산권은 법에 의해 보호받는다. 허락을 받고 돈을 지불하고 사용해야 한다. 미국은 표절에 대한 처벌이 엄격해 손해비용과 함께 범칙금으로 3~4배를 더 보상해야 한다. 중국이 특허 강국으로 부상한 이유 중에는 ‘3배 패널티’도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비교적 규제가 약해 알면서 저작권을 침해하는 경우도 많다. 경제규모가 적을 때,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진 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은 외국이 우리 권리를 침해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처벌 수위를 높일 필요가 있다.
▲ 처벌 수위를 높이는 것 말고 정책적으로 바라는 점이 있다면.
심사관이라는 전문 인력의 수를 늘릴 필요가 있다. 지식재산을 공부하려는 학생도 더 많아질 것이다.
▲ 지식재산에 관심을 갖는 우리 대학 학생들에게.
지식재산이 미래를 창조할 것이라는 건 전세계적인 트렌드다. 지식을 기반으로 발전하고 있는 현대 사회에서 가능성이 높은 지식재산을 잘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대학생은 지식을 창조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재산을 관리할 줄 아는 기본 상식을 갖추어야 한다.
영화 제목대로 ‘반짝이는 천재성을 붙잡아라!’ 생활 속에서 반짝이는 천재성을 붙잡고 관리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 어쩌면 인생이 달라질 기회가 될 수도 있다. 대학원생들에게 늘 ‘획기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를 통해 특별한 인생을 살라’고 말한다. 창조경제의 핵심도 이것이다. 발명은 생활 속에 가까이 있다.
이호연 기자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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