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문화 터치 90. 화장품 성분 뻥튀기
대중문화 터치 90. 화장품 성분 뻥튀기
  • 이다혜 수습기자
  • 승인 2013.11.01 23:12
  • 호수 13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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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 광고와 소비자의 무지에 가려진 화장품의 실체

작년 겨울, ‘기적의 크림으로 인기를 끌었던 수입 화장품 마리오바데스쿠 힐링크림이 부작용 문제를 일으켜 작년 세간의 입에 올랐다. 홈쇼핑계에서 신뢰 받던 정윤정 쇼핑호스트가 소개한 이 크림이 스테로이드 부작용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판매금지 조치를 당한 것이다.

명품 화장품 중 30g12만 원을 호가하는 비싼 캐비어가 들어가 피부를 탱탱하고 하얗게 해준다는 크림이 있다. 50만원에 달하는 캐비어 크림은 적은 용량에 비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인데 크림에 들어가는 실제 캐비어양은 0.0006%를 웃돈다. 양과 가격을 따지면 캐비어값은 겨우 0.72원으로 환산되는 것이다. 과연 1원에도 못 미치는 캐비어로 드라마틱한 피부개선을 이뤄낼 수 있을까? 소비자들은 화장품에 표기된 캐비어 함유량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광고 속 가득담긴 성능 좋은 캐비어만 믿고 지갑을 열게 된다.

캐비어뿐만이 아니다. 가장 비싼 보석 중 하나인 다이아몬드를 이용한 화장품도 있다. 다이아몬드 가루가 들어가 빛과 광채를 부여하고 빛나는 피부로 가꿔준다는 광고는 여자를 혹하게 만든다. 다이아몬드는 반짝임이 영롱한 멋진 보석이지만 화장품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가루가 되면 그렇지 않다. 정제된 다이아몬드 가루는 빛을 반사하지 못해 검은색 혹은 회백색 가루가 되어버린다. 화장품에서 빛나는 효과를 준다며 소개하는 성분은 티타니움 디옥사이드로 다이아몬드의 최하급, 버려지는 연필심보다도 못한 가루다. 이마저도 라벨에 표시되어 있지만 소비자는 어려운 성분이름에 관심 갖지 않고 과장된 광고만 믿으며 구매한다.

피부에 악영향을 끼치는 성분, 광고로 뻥튀기된 성분의 양과 종류는 전부 화장품에 명시돼있다. 그래서 화장품에 성분과 그 양을 정확히 표기하게 된 이래로 화장품 회사가 아무리 부풀린 홍보로 고객을 끌어 모아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 화려한 광고와 어려운 성분이름으로 소비자를 착각하게 하지만, 분명 거짓말은 아니기 때문이다. 따라서 명시된 성분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구매한 후 뒤늦게 항의하는 것은 무의미해져버렸다.

국내 화장품사를 점유한 화장품 제조업체는 단 두 곳뿐이다. 그래서 아무리 화장품 종류가 다양하고 가격이 천차만별이어도 그 속에 들어가는 성분과 효능의 차이는 크지 않다. 수많은 화장품이 비슷비슷하기 때문에 그 가격은 미묘한 성분의 차이와 뻥튀기 된 마케팅에 의해 결정된다.

소비자가 조금만 주의를 기울이면 몸에 나쁜 성분이 함유된 화장품은 구매하지 않을 수 있으며 과장광고에 속지 않을 수 있다. 제품의 성분을 제공받는 것은 소비자의 권리지만 그 성분의 가격과 품질을 꼼꼼히 따져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은 소비자의 책임이다. 우리의 몸과 피부에 좋은 것을 쓰기 위해서 책임의식을 가지고 구매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이다혜 수습기자
이다혜 수습기자

 ekgp0598@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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