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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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연 기자
  • 승인 2013.11.12 18:52
  • 호수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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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가 있는 청춘’ 우대 받아야

사  설

‘스토리가 있는 청춘’ 우대 받아야

 

한창 취업 시즌이다. 강의실에는 4학년들의 빈자리도 많이 보인다. 인턴으로 일하고 있는 학생, 취업을 위해 면접을 보러 간 학생 등 거의 모든 학생들이 취업을 위해 불철주야 뛰고 있다.
혹자들은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라며 비판하기도 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가 대학을 취업사관학교로 만들고 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날이 갈수록 취업문은 좁아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한국경영자총협회는 325개 기업을 대상으로 ‘2013년 신입사원 채용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졸 신입사원의 취업 경쟁률은 평균 28.6대 1로, 불과 5년 전인 2008년의 수치보다 8.7%나 증가했다 한다. 합격자도 많지 않다.
같은 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졸 신입사원 지원자 100명 중 서류 및 필기전형에 합격해 면접에 응시하는 인원은 11.5명이고, 이들 중 최종적으로 신입사원이 된 인원은 3.5명이다. 이 수치 역시 5년 전(면접 응시 인원 12.3명, 최종 합격 인원 3.8명)보다 감소한 결과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경영자총협회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부분은 서류 전형의 비중이 줄어들고 면접 비중이 올랐다는 ‘스펙 파괴’현상이다. 서류전형은 최소한의 자격요건 혹은 지원 적격 여부를 판단하는 수단으로 보고, 면접을 2회 이상 시행하는 기업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스펙의 비중이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과연 취업준비생들에게 얼마나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지는 잘 모르겠다. 몇 년 전부터 취업시장에서 유행하고 있는 말이 있다. “스펙보다 스토리가 중요하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렇게 말하곤 하지만, 사실 스토리 역시도 스펙의 한 부분일 뿐이다. 스펙 대신 스토리를 본다는 것은 장기적으로는 좋은 계획이 분명하다.
그러나 당장 눈앞에 닥친 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많은 취업준비생들은 자기소개서 학원에 다니고 면접 과외를 받는다. 이런데도 스토리와 스펙을 다른 개념으로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외람된 말이지만 입학사정관 전형이 존폐위기에 있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가 아닐까.
기업들의 목적이 스펙의 파괴라면 진짜 스토리에 주목하길 바란다. 만들어진 스토리가 스펙과 다를 바가 무엇인가. 해야 하는 일을 통해서 만들어지는 스토리보다 하고 싶은 일을 통해 경험한 진정성 있는 스토리가 더 의미 있기도 하다. 만들어진 스토리는 스펙의 일부다. 청춘이 ‘하고 싶은 일’을 할 수 있는 스펙 파괴가 이뤄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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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story3253@dankook.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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